2015년 9월호

“내 몸 ‘디자인’ 하면서 날 더 사랑하게 됐어요”

대세 ‘근육미녀’ 유승옥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입력2015-08-24 0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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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가장 뜨거운 트렌드는 ‘근육미녀’다. 그 중심에 유승옥이 있다. 시선을 멈추게 하는 놀라운 몸매와 탄탄한 근육으로 ‘국민 몸짱 스타’로 떠오른 모델 겸 방송인 유승옥의 ‘내 인생을 바꾼’ 운동 예찬.
    “내 몸 ‘디자인’ 하면서 날 더 사랑하게 됐어요”
    근육은 남자의 자존심이었다. 여자는 요리 잘하는 게 미덕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정반대다. 요리 잘하는 남자, 근육질 몸매의 여자가 대세다. 미스코리아 출신 트레이너 정아름, 미식축구 국가대표 스트렝스 코치 예정화 등이 대표적인 여성 몸짱 스타. 그 중에서도 모델 겸 방송인 유승옥(25)은 단연 돋보이는 몸매를 자랑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세계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모델 커머셜 부문 TOP5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유승옥은 최여진, 레이디제인과 케이블채널 ‘더 바디 쇼’ 진행자로 활동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지금은 채널A ‘닥터지바고’를 진행하며 건강 전도사로 맹활약 중.

    유승옥이 직접 공개한 신체 사이즈는 키 172.6cm, 몸무게 58㎏, 35-23.5-38인치다. 한때 “너거 아부지 뭐하시노?”가 유행어였다면 요즘은 “어머님이 누구니?”다. 가수 박진영의 노래 제목으로, 허리 24인치, 힙 34인치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눈을 떼질 못하게 하는” 몸매를 가진 여성에게 박진영이 “널 어쩌면 좋니” 하고 탄식하며 “어머님이 누구시니, 도대체 어떻게 너를 이렇게 키우셨니” 하고 묻는 가사다.

    24인치-34인치 몸매가 그 정도니, 유승옥은 그야말로 초(超)우월적 몸매인 셈이다. 실제로 그를 대면한 순간, 숨이 턱 멎는 아찔함을 느꼈다. 더구나 가까이에서 보니, 그저 눈 호강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탄탄한 근육의 차진 몸매였다.

    脫아시아급 몸매



    ▼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

    “실감한다기보다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 프로필에 나온 신체 사이즈가 탈(脫)아시아급이다.

    “거기에서 몸무게가 500g쯤 늘었고, 엉덩이도 0.5인치 더 커졌다. 살이 찐 건 아니고 운동으로 근육량이 늘어난 거다. 내겐 체중보다 건강한 몸매 라인이 중요하다.”

    ▼ 가장 자신 있는 부위는.

    “애플히프? 엉덩이는 내 정체성이다(웃음). 허리에서 엉덩이로 떨어지는 라인이 자신 있다. 정면에서 봤을 때와 뒤태 다 마음에 든다.”

    ▼ 몸매는 타고난 건가.

    “아니다. 지금은 근육으로 다져졌지만 고등학교 때만 해도 살이 많았다. 뚱뚱하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때 육상을 해서인지 허벅지가 굵은 하체비만이었다. 허리 사이즈에 맞춰 옷을 사면 청바지는 허벅지가 안 들어가고, 치마는 찢어질 정도였다. 콤플렉스였다.”

    ▼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어려서부터 모델이 꿈이었다. 모델은 가느다란 허벅지가 필수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몸을 갖고 싶었다. 굶기도 해보고, 지방흡입 시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후유증으로 고생만 했다. 건강하게 살이 빠지지 않고 스트레스만 받았다. 그러다 고3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동영상 보며 독학했다.”

    ▼ 헬스장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지 그랬나.

    “그땐 헬스장에 트레이너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알았어도 고3이라 헬스장 갈 시간도, 돈도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운동은 계속했는데, 그때는 제대로 된 방법을 몰라 큰 변화는 못 느꼈다.”

    ▼ 운동에 대한 매력을 느낀 건?

    “지금 소속사 대표의 소개로 헬스 트레이너와 발레 강사를 만나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면서였다. 지방이 근육으로 바뀌면서 내 몸이 예쁘게 변하는 게 느껴졌다. 주위에서 건강미가 넘친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 운동에 빠지게 됐다. 전에는 무조건 말라야 예쁜 몸인 줄 알았는데, 운동을 하면서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 체육학과나 모델학과 같은 곳을 나온 줄 알았다.

    “모델이나 방송연예 관련 학과에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 생물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의류상품학을 부전공했다. 교직도 이수해 교사자격증이 두 개나 있다.”

    교사자격증 2개

    ▼ 학교 선생님이 더 안정된 직업 아닌가.

    “교사라는 직업도 매력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다 자기에게 맞는 직업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즐거운 일,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져야 한다. 내가 재미를 느끼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게 모델이다.”

    ▼ 운동은 얼마나 하나.

    “하루 2시간씩 꾸준히 한다.”

    ▼ 이젠 지겨울 법도 할 텐데.

    “힘들지만 아직은 즐겁다. 지겨운 건 모르겠다. 힘들다고 운동을 안 하면 옛날 몸으로 돌아가니까 알아서 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거울 보며 몸에 ‘불청객’은 없는지 확인한다(웃음).”

    ▼ 음식 조절은.

    “먹고 싶은 건 먹는다. 건강이 중요하니까.”

    그는 자신을 스타로 만든 계기가 된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에 올 11월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머슬마니아 대회는 육체미대회와 달리 몸의 근육량과 크기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몸매 라인, 포즈와 표정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대회다.

    “명분 없는 노출 안 한다”

    ▼ 지난해보다 성적이 더 좋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그런 거 없다. 난 누구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누구에게 내 몸을 보여주기 위해, 나를 알아봐달라고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운동을 하는 거다. 마찬가지로 나를 보여주기 위해 무대에 서는 게 아니라 내가 즐기기 위해 무대에 서는 것이다.”

    얼마 전 ‘기승전유승옥’이란 말이 화제가 됐다. 한 인터넷 매체에서 미국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이 명왕성에 접근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유승옥의 반응을 덧붙인 데서 비롯했다. 이 매체가 전부터 태풍, 공무원시험, 엘리엇사태 등 이슈마다 유승옥의 반응을 넣은 기사를 양산해온 게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모든 기사는 유승옥으로 결말이 지어진다고 비꼬는 의미로 ‘기승전유승옥’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소속사 대표와 아는 기자가 쓴 기사다. 대표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 내 근황도 묻고, 이런 사회 이슈가 있는데 유승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다고 한다. 그럼 대표가 전화로 내게 물어보고, 내 생각을 대표에게 말하면 그게 기사로 나간 거다.”

    ▼ 결과적으로 자신이 희화화됐는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줬다면 잘못된 거지만, 내게만 피해가 가는 거라면 개의치 않는다.”

    이런 해프닝도 그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유승옥’을 치면 ‘움짤’ ‘비키니’ 등 민망한 단어들이 연관 검색어로 함께 뜬다. 특정 부위를 부각한 민망한 사진도 인터넷을 떠돈다.

    ▼ 성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더라.

    “처음엔 그런 시선이 놀랍고 힘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 나는 건강미를 보여준 건데 그걸 야하게 바라본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난 명분 없는 노출은 하지 않는다. 내 건강미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에서, 이유 있는 노출을 한 거다. 수영선수 박태환 씨가 수영복을 입었다고 야하다고 욕하지 않는다.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

    ▼ 부모님 반응은.

    “처음엔 인터넷을 보고 많이 놀랐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말씀하신다. 유명해진 만큼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이해하신다.”

    ▼ 그래도 속상하지 않나.

    “전에는 많이 속상했는데, 지금은 ‘대중적 관심을 받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라고 생각하고 넘긴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또 좋은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내 몸 ‘디자인’ 하면서 날 더 사랑하게 됐어요”
    “말라본 적이 없어서…”

    ▼ 자신에 대한 기사는 잘 챙겨 보나.

    “기사에 달린 덧글의 덧글까지 챙겨 본다. 악플(나쁘게 쓴 덧글)도 다 읽는다.”

    ▼ 제일 속상했던 악플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젠 괜찮다.”

    과거의 몸짱 기준이 군살 없이 여성적인 곡선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지금은 유승옥처럼 여성적 보디라인을 유지하면서도 탄탄한 근육을 드러내는 몸매로 바뀌었다. 특히 엉덩이가 볼록 솟구친 몸매를 ‘엉짱’이라 부르며 열광한다.

    ▼ 사회적으로 ‘몸짱’의 기준이 달라진 것 같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게 다르지 않을까. 여리여리한 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근육질 몸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몸짱이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나는 그런 여리여리한 몸매를 가질 수 있는 체형이 아니어서 건강한 몸을 만든 것이다. 내 노력으로 최대한 내 몸을 디자인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만족한다.”

    ▼ 본인은 어떤 몸매를 좋아하나.

    “나는 말라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말랐지만 살짝 근육이 있는 몸이 가장 부럽다. 사람의 체형은 다양하다. 뚱뚱하거나 통통하거나 마를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어떻게 탄탄한 몸매로 보완하느냐다. 각자 가진 체형에서 탄탄한 근육을 만드는 것.”

    유승옥의 발레이션

    ▼ 과거엔 남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린 스타일, 수동적 여성상이 인기였다. 그에 비해 근육미녀는 남성의 보호를 필요로 하지 않는, 주체적 여성성을 상징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좋게 평가해주면 감사하다.”

    ▼ 자립심이 강한 편인가.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벌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슬러시가게에서 일한 적도 있고,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빨리 결혼해서 건강한 아이 낳아 잘 키우는 현모양처가 꿈이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의지해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벌어도 같이 벌자는 게 내 주의다.”

    그는 지난 6월 자신의 운동법을 담은 ‘유승옥의 발레이션’을 펴내기도 했다. 발레(Ballet)의 이완동작과 헬스 PT동작(motion)의 수축운동을 결합한 발레이션은 특별한 기구 없이,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운동법이라고 한다. 몸치도 할 수 있을 만큼 쉽다고 자신했다. 발레 코치, 트레이너와 함께 3년 동안 직접 개발했다고 한다.

    “지금까진 외적으로 보이는 건강미를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내적인 건강에 관심을 갖고 싶다. 내적으로 건강해야 진짜 건강한 거고, 그래야 외적으로도 진짜 건강하게 보인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뱃살 두둑한 기자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누구나 좋은 몸을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자기 몸을 사랑하고, 자기 몸을 더 좋게 디자인하고 싶다고 스스로 느껴야 한다. 노력하는 만큼 결과는 나오게 되어 있다. 운동을 시작하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즐겨야 한다. 자신이 디자인한 자신의 몸을 상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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