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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철 밟으면 ‘옥상옥’ ‘유명무실’ 된다

싱가포르·홍콩·대만 사례가 공수처에 주는 시사점

  • 최창근|대만 전문 저술가, 한국외국어대 박사과정 caesare21@hanmail.net

대만 전철 밟으면 ‘옥상옥’ ‘유명무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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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범죄수익몰수법’도 제정

싱가포르 탐오조사국 청사.[구글]

싱가포르 탐오조사국 청사.[구글]

1952년 설립 당시 탐오조사국은 싱가포르 대법원 소속 일개 국(局)에 불과했다. 소속 직원은 13명으로 대법원 청사 귀퉁이를 빌려 사무실로 썼다. 반부패기구가 설치됐으나 실제 활동에는 법률적 제약이 따랐다. 실효성 있는 부패방지법이 미비(未備)했다. 영국 식민통치기인 1937년 제정된 ‘부패방지법’도 유명무실했다.

리콴유는 총리 당선 이듬해인 1960년 종전의 법을 대체한 ‘부패방지법’을 제정했다. 골자는 반탐오조사국에 강력한 사법권·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기구도 총리실 직속으로 해 수사 범위와 대상의 제한을 없앴다. 부패방지법도 개정을 거듭하면서 강력해졌다. 1989년에는 ‘부패범죄수익몰수법’이 제정돼 부패 연루 범죄자의 재산을 동결·몰수할 법률적 기반도 마련했다. 제도적 뒷받침 속에서 탐오조사국은 부패·독직에 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펼쳤다. 부패 연루 혐의를 받은 공직자는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거나 자살로 삶을 마감할 것을 강요받았다. 총리의 동료나 측근도 예외는 없었다.

강력한 권한을 지닌 탐오조사국의 규모는 크지 않다. 총 인원 75인의 작은 부처다. 국장(Director)과 부국장 2인, 국장보 5인, 특별수사관 41인으로 구성된다. 이들의 대외직함은 조사관(CPIOs)이다. 이외 정보관리관 4인, 일반행정·회계직원 22인 등 26인의 행정관으로 구성된다. 조직도 단출하다. 국장을 정점으로 부국장들이 책임지는 집행부, 행정부, 수사부로 구성돼 있다. 집행부는 수사국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수집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컴퓨터포렌식과, 거짓말탐지기 운영과, 운영·지원과로 나뉘어 있다, 행정부는 인사관리과, 재정관리과, 기획정책과, 정보기술과로 구성된다. 탐오조사국 핵심부서인 수사부 조직은 특수조사과와 일반조사과로 나뉜다. 전자는 공공부문 수사, 후자는 민간부문 수사가 주된 업무다.

탐오조사국은 부패방지법에 의거해 싱가포르 형법이 규정한 뇌물수수죄, 부패방지법상 부패범죄 및 예비·음모죄에 대해 검사의 수사 지휘 없이 독립수사를 할 수 있다. 수사 대상은 부패범죄의 경우 죄의 경중(輕重), 대상자의 지위고하를 막론한다. 공직자와 민간인 구분도 없다. 수사 결과, 범죄혐의가 드러나면 뇌물수수자와 뇌물공여자를 함께 처벌한다. 수사도 직접수사가 원칙이다.

2010년 개정된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르면 탐오조사국 특별수사관의 수사는 경찰에 준하며 국장을 포함한 특별수사관 전원에게는 사법경찰권이 부여된다. 관련 법률에 의해 탐오조사국 수사관은 부패 혐의를 받는 용의자 혹은 ‘합리적 고발’의 당사자를 영장 없이 48시간 동안 체포·구금할 수 있다. ‘부패범죄혐의자 유죄추정원칙’도 적용한다. 부패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자신이 취한 이익이 뇌물이 아닌 정당한 대가임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뇌물 수수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 규정은 부패범죄 척결의 요체(要諦)다. 탐오조사국 수사 결과 유죄선고율은 평균 90%대다. 싱가포르 탐오조사국의 강력한 권한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수사관의 법적 지위다. 국장을 위시한 수사관 전원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다.



영국 식민 지배를 겪은 싱가포르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된 영국식 사법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수사권은 경찰이 행사하며, 수사 종료 후 기소 여부는 검찰이 결정한다. 부패 문제에 관한한 ‘무소불위’로 평가받는 탐오조사국도 기소권은 행사하지 못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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