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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눌러쓴 10만9000자 비망록

“예산 증액? 뜯어먹고 나눠 먹어 중증외상 치료에 쓰일 돈은 없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이국종 교수가 눌러쓴 10만9000자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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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A4 용지 101장에 담긴 ‘이국종의 진심’
    ● 비망록, 삶과 죽음에 대한 치열한 기억으로 읽히길 바란다.
    ● 학회 장사꾼들과 예산 따먹기 프로들
    ● 병원 적자 주범으로 몰려 사직 압력받아
    ● 하수 새는 지하 2층 연구실에서의 5년
    ● 중증외상센터는 사회안전망(Safety Net)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2017년 12월 7일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경기 남부 권역외상센터장)는 날이 서 있었다. 

“이건 아닙니다. 아니에요.”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나 그는 힘들어했다. 

“담배 있습니까?” 

그의 왼쪽 눈은 거의 실명 상태다. “담배 태우면 눈이 더 나빠지는데…”라면서 그가 불을 붙였다. 

“어젯밤 외상환자가 계속 밀려와 10분도 못 잤습니다.”


“피눈물이 난다”

그는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그는 속 얘기를 쏟아냈다. 

“예산이 저 같은 말단 노동자까지 안 내려옵니다. ‘이국종의 꿈이 이뤄졌다’고 말하는 분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12월 5일 국회는 북한 귀순병 사건을 계기로 중증외상 관련 예산을 정부안(400억 원)보다 201억 원 늘린 601억 원으로 확정했다. 언론은 증액된 201억 원에 ‘이국종 예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예산이 나와도 가져가는 사람은 따로 있다”면서 “엉뚱한 곳에 쓰일 공산이 크다”고 했다. 

“예산 200억을 증액해준다고 하니 보건복지부는 헬리콥터 5대 이야기부터 먼저 했습니다. (증액된 예산의) 헬기는 우리 병원 것도 아닙니다. 외상환자 살리는 데 헬기를 도입했을 땐 정신병자 취급하더니….” 

그는 닥터헬기(응급의료전용 헬기)가 무전 장비를 갖추지 못해 의료진과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는 현실을 토로했다. 

“헬기만 있고 무전기가 없어 달라고 한 지 7년이 넘었는데 아무리 높은 분에게 얘기해도 헬기는 문제없지만, 다음은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요. 200억 원 예산은 고사하고 무전기 달라고 한 것이 7년째예요. 이것은 진정성의 문제죠.” 

그는 7년째 무전기 없는 닥터헬기를 타고 있다. 

“나눠먹기식 일회성 예산 증액이 아니라 권역외상센터가 왜 필요한지 이해해야 합니다. 석해균 선장 때와 상황이 똑같아요.”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작전’ 때 소말리아 해적에 피격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면서 중증외상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일었으나 그는 “딱 거기까지였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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