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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지리산·설악산만큼은 미래 세대에 양보 필요”

  •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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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을 직원 휴게실로

1월 9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탄탄한 가슴, 날렵한 허리, 단단한 팔뚝이 일흔을 앞둔 나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산을 타는 사람은 역시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몸이 좋다”고 하자 “한 달 넘게 산을 못 탔더니 몸이 무너지는 게 느껴진다. 직원들이 나를 뺑뺑이 돌리나 싶을 정도로 정신 못 차리게 바쁘다”라며 웃었다. 그는 2017년 11월 30일 취임했다. 

“산에 못 가는 것보다 더 힘든 게 식사다. 집에선 아내가 챙겨주는데 여기서 혼자 살다 보니 규칙적인 식사가 힘들고, 특히 과일과 채소를 챙겨 먹기가 힘들다. 나뿐 아니라 지난해 4월, 우리 공단이 서울에서 이곳 원주로 이전하면서 가족과 떨어져 사는 많은 직원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집무실을 직원 휴게실로 만들어 한쪽에 샐러드바를 만들려 한다. 누구든 와서 과일과 채소를 저렴하게 마음껏 먹을 수 있게. 직원 복지 차원이 아니라 당장 나부터 필요해 만들려 한다.” 

그럼 집무실은. 

“옆에 있는 작은 창고를 사용하면 된다. 그 정도 크기면 업무 보는 데 아무 지장 없다. 나 혼자 쓰는 집무실이 이렇게 클 필요 없다.” 

월급 일부도 직원들과 나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와서 보니 비정규직이 많더라. 올 1월 1일 자로 비정규직 775명을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다. 얼마 전 설악산에서 근무한 무기계약직원들을 만났는데, 15~20년이 지나도 월급이 거의 그대로였다. 진급도 안 되고. 월급은 국가가 법으로 정하고 있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간접적으로라도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 우선 내 월급에서 매달 100만 원씩 떼어 이분들 복지를 위해서 쓰도록 했다. 비록 얼마 안 되지만 고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오색 케이블카 설치 논란

권경업 이사장이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에서 재난안전대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권경업 이사장이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에서 재난안전대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산악인이기는 하지만 국립공원 관련 전문가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 모토가 국민 관점에서 행정을 펴겠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선 50년 이상 국립공원을 이용해온 내가 적임자라는 주변 권유가 많았다. 정부가 나를 임명한 건 그동안 생각했던 문제점들을 개선해보라는 뜻인 것 같다.” 

낙하산 논란도 있었다. 

“나는 암벽등반을 오래 했기 때문에 줄은 잘 타지만 낙하산은 탈 줄 모른다(웃음). 문재인 대통령과는 일면식도 없다. 2016년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다는 건 오보다. 아, 대선 직전 문 대통령이 부산시민들과 함께 금령산을 산행한 적이 있는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기는 했다.” 

이제 업무 파악은 끝났나. 

“들어와서 보니 이게 어마어마한 조직이다. 내가 알던 부분은 전체의 1%도 안 된다. 자칫 손을 잘못 대면 우(愚)를 범할 수도 있겠다 싶어 아주 조심스럽다.” 

경영 원칙이 있다면. 

“자연 제일 우선주의다. 자연에도 주권이 있고, 이는 보호되어야 한다. 자연이 없으면 국립공원도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자연을 떠받들고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건 문제다.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꼭 자연 생태 중심으로 가야 할 곳들이 있다. 지리산과 설악산이 대표적이다. 우선 이 두 곳만이라도 ‘특별자연보존지구’로 지정해 사람이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정도는 인간이 양보할 수 있지 않을까.”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을 놓고 갈등이 첨예하다. 환경 파괴라는 주장과 오히려 더 큰 환경 파괴를 막고 보행 약자의 관광 권리를 높인다는 반론이 팽팽한데. 

“설악산 오색약수 케이블카 설치는 반대다. 지금 여건은 보행 약자가 오색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갈 수도 없다. 휠체어가 들어가는 고속버스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케이블카가 들어서면 설악산 정상은 완전 망가진다. 이미 설악산엔 권금성까지 오르는 케이블카가 있다. 거기서도 수려한 경관이 다 보인다. 그 정도로 만족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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