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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역풍

과거에서 미래까지 가상화폐 톺아보기

‘혁명? 거품?’ 두 얼굴의 ‘대박 신화’

  • | 정보라 자유기고가 tototobi@naver.com

과거에서 미래까지 가상화폐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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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샀다면’ 시리즈

2017년 12월 13일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에 있는 한 가상화폐 채굴현장.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2017년 12월 13일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에 있는 한 가상화폐 채굴현장.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가상화폐로 막대한 부를 얻은 것으로 실제로 확인된 사람도 있다. 투자자가 아니라 개발자다.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리플’을 개발한 크리스 라센은 ‘구글’ 창립자를 제치고 미국의 5대 부호로 꼽혔다. 

요즘 국내 SNS에선 ‘그때 샀다면’ 시리즈도 돌아다닌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나는 지난해 초 5000만 원을 주고 고급 승용차를 샀다. 만약 그때 이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다면 수백억 원을 벌었을 거다. 심지어 나는 지금 이 차를 잘 타지도 않는다. ㅠㅠ” 

‘그때 샀다면’ 같은 이야기는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 주부, 청소년의 추격 매수를 부추긴다. 특히 취업도 잘 안 되고 내 집 마련도 요원한 20, 30대가 아껴둔 종자돈을 빼서 가상화폐 투자를 주도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식당에선 스마트폰으로 가상화폐 등락 폭을 확인하는 ‘비트코인 좀비’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이들은 가상화폐를 위험한 것으로 치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시대 흐름에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은 야릇한 불안함을 느낀다. 

이에 필자는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상화폐의 A-Z를 설명한 뒤 ‘가상화폐 톱3 국가’인 한국, 미국, 일본 간 비교를 통해 그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전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이사)은 가상화폐 붐을 제2의 인터넷 혁명으로 비유한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가상화폐와 함께 등장한 블록체인은 새로운 구글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예견한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과연 제2의 인터넷이자 구글이 될까? 

가상화폐는 지폐나 동전 같은 실물이 없이 사이버 공간에서만 거래되는 전자 화폐를 뜻한다. 해외에선 눈에 보이지 않고 컴퓨터에서만 표현되는 화폐라고 해서 ‘디지털 화폐’라고 불렸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화폐라는 의미로 ‘암호화폐’로 칭해진다. 국내에서 언론과 대중은 가상화폐라는 용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반면 업계와 학계는 암호화폐가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말한다. 한국 정부는 ‘가상통화’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용어의 불일치가 각 계층의 온도 차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한다. 

2013년까지 해외에선 가상화폐라는 말이 쓰였다. 하지만 ‘가상’이 도박 칩이나 게임머니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CNBC,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외신은 암호화폐로 부르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2013년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빗’이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라는 표현을 쓰면서 가상화폐라는 용어가 대중화됐다. 한국 정부는 ‘암호’보다 ‘가상’이 실체가 없는 특성을 잘 보여주고 ‘화폐’보다는 ‘통화’가 돈이라는 인상을 덜 주기에 ‘가상통화’라 칭한다. 이 기사에서는 국내에 가장 대중화되어 있는 가상화폐라는 용어를 주로 쓰기로 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가상화폐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화폐다. 정부의 통제하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기존 화폐와 달리, 가상화폐는 누구나 만들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말대로, 블록체인 기술을 알면 누구나 가상화폐를 만들 수 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캐나다 출신 비탈릭 부테린이 19세 때 만든 것이다. 1월 9일 기준 거래 가능한 가상화폐는 1394개에 달한다. 가상화폐는 송금이나 소액 결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개인 간 불법적 거래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하루 동안 이뤄지는 가상화폐 거래량은 480억 달러(52조 원)를 넘어섰다.


‘실과 바늘’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실과 바늘처럼 떼어놓을 수 없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이 담긴 블록들을 연결한 사슬을 뜻하는 것으로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한다. 주로 해킹을 막는 데에 사용된다. 기존의 금융기관들은 이용자의 거래 기록을 모두 모아 중앙 서버에 보관해왔다. 해커들이 중앙 컴퓨터 서버 기록만 조작하면 됐기에 해킹의 위험에서 안전하지 못했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이에게 거래 내역을 보여줌으로써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 거래 내역을 블록에 담고, 거래 순서대로 체인에 연결해, 자유롭게 열람하게 한다. 해커가 한 참여자의 컴퓨터에 접속해 데이터를 변조한다고 해도 다른 참여자들이 원본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으므로 해킹에 성공할 수 없다. 

김주한 서울대 의대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은 큰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서령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산업계도 블록체인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일본 SBI은행과 같이 ‘리플’이라는 가상화폐를 이용해 국제 송금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운업계에도 블록체인 열풍이 불고 있다. IBM은 블록체인 기술이 세계 해운물류 시장에서 연간 27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초의 가상화폐는 나카모토 사토시가 2009년 개발한 비트코인이다. 사토시는 비트코인 98만 개(최대 2조 원 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카모토 사토시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BBC, 이코노미스트, CNBC가 추적했지만 알아내지 못했다. 비트코인 창시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64세 미국계 일본인 도리안 사토시, 테슬라의 CEO인 엘론 머스크, 호주 기업인 크레이그 라이트가 후보군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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