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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역풍

천국과 지옥 오간 투자 체험기

‘가즈아’ 외쳤지만 순식간에 30% 폭락

  • | 박지혜 자유기고가 roselyn3014@naver.com

천국과 지옥 오간 투자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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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판단

첫 투자 종목은 리플과 퀀텀이었다. 평균 단가 2800원에 매수한 리플은 반나절 만에 3170원으로 무려 13%나 올랐다. 정부 규제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이 나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리플의 상승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같은 날 오후 7시가 되자 3440원까지 치솟으며 나의 수익률을 높여줬다. 나는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어 1초도 고민하지 않고 퀀텀을 매도한 뒤 그 금액으로 리플을 더 샀다. 

리플은 내 기대에 부응했다. 4일 오전 1시 30분경 3525원까지 올랐다. 이 때 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리플을 전부 매도한 것이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종목이 이렇게 단기에 급등했으므로 이젠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내 나름의 투자 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여기엔 어떤 정보도, 믿을 만한 근거도 없었다. 그저 감에 따라 움직인 측면도 컸다. 

내 판단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리플은 다음 날 1000원이나 더 상승했다. 반면, 리플을 팔고 매수한 스텔라루멘(XLM)은 급격히 하락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나는 하루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다. 

요즘 20~30대 중 상당수는 가상화폐에 투자한다. 가상화폐 투자자 중 20~30대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잡아서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서 서울 같은 곳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임을 안다. 대신 가상화폐 투자는 해볼 만하다고 여긴다. 수익이 몇천 %가 난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인생역전’을 꿈꾸며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여기에 몰입한다. 그러나 내 경우처럼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가 많다.


“오래 버티자”

경북대 경영학부 재학생인 강모(여·24) 씨도 “가상화폐 투자로 크게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유명세를 보고 투자한 결과, 첫날 매수한 종목이 급락해 투자금액을 몽땅 잃을 뻔했다고 한다. 강씨는 “이젠 다양한 커뮤니티를 이용해 정보를 얻고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저점에서 투자해 오래 버티자’고 다짐한다”고 했다. 



나는 리플-스텔라루멘 갈아타기에 실패한 뒤 급격하게 자신감을 잃었다. 다행히 나중에 스텔라루멘이 반등하면서 30%의 수익률을 내게 안겼다. 그러나 수익을 훨씬 많이 낼 기회를 잃었다는 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온 신경이 가상화폐 투자에 몰렸다. 

이쯤부터 나는 생활리듬을 잃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투자하자는 초심을 잃었고 투자금의 10% 안팎만 오르고 내려도 신경이 예민해졌다. 1분 사이에도 금액이 오르내리니 노트북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평균 수면시간도 4시간으로 줄었다. 오전 3~4시까지 거래소 현황을 살펴보다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다 싶으면 간신히 잠들었고, 눈을 떠서도 제일 먼저 거래소 화면부터 찾았다. 당연히 일상에서 해야 할 일은 점차 쌓여갔고, 잠을 제대로 못 이루니 삶의 질도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11~12월엔 모든 종목이 오르는 추세였지만 정부 발표 후엔 등락이 심해졌다. 신경이 훨씬 더 쓰였고 투자한 종목의 변동 상황을 더 자주 체크하게 됐다. 사실 지켜보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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