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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평창’ 이후 격동의 한반도 |

트럼프의 ‘조용한 전쟁 준비’

“신임 주한미군 가족동반 금지됐다”

  • |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missionhero@naver.com

트럼프의 ‘조용한 전쟁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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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전쟁 준비’ 징후들

‘뉴욕타임스’는 미군의 이 같은 훈련이 북한과의 전쟁에 만반의 대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5, 6월 중동에 배치된 특수부대원이 한국으로 증강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 전·현직 미 국방부 관계자 및 고위 사령관 20여 명은 “이 군사훈련이 ‘한반도 내 군사 작전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각 군 총장의 명령을 크게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지난 1월부터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한반도 군사정찰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예전에 이들은 휴일엔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일요일인 1월 21일 새벽 2시 항공기를 추적하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인 ‘플라이트 레이다 24’에 한국 비무장지대(DMZ) 인근을 비행하는 항공기가 포착됐다. 비무장지대 인근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이 있어야 비행할 수 있다. 

이 앱에 포착된 항공기는 주한미군 소속 RC-7B 정찰기로 확인됐다.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 배치돼 있는 RC-7B는 종종 비무장지대 부근을 비행하면서 장사정포를 비롯한 북한군 움직임을 감시한다. 그러나 휴일 새벽의 정찰 비행은 이례적인 일이다. 

군 정찰기의 은밀한 움직임을 민간 휴대전화로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전파발신기를 통해 기지국에 소속과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 앱을 통해 ‘미군 정찰기들이 1월부터 강도 높은 대북 군사정찰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는 사실이 노출됐다. 주일 미군기지에서 발진한 RC-135 전략정찰기, EP-3 전자정찰기, E-8 조인트 스타스(JOINT STARS) 지상감시 정찰기도 여러 차례 한반도로 날아와 비무장지대 북방 북한 지역을 정밀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미군은 민간 휴대전화에 일부러 잡히도록 해 북한에 알려주는 측면도 큰 것 같다. 북한군은 평양과 원산 일대에 각각 1개 기계화군단만 남기고 지상군의 70~80% 이상을 휴전선 인근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휴대전화에 포착된 ‘이례적으로 잦은 대북 정찰’

북한의 김정은은 미국 및 유엔의 사상 최대 대북제재와 압박으로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그는 한국을 탈출구로 삼은 듯하다. 지난해 11월 시험 발사한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아직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음에도 서둘러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까지 4월 25일이던 북한군 창건일을 2월 8일로 바꿔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에 열병식을 열었다.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이진 않았지만 미국 본토와 괌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 화성-14형, 화성-15형을 장시간 노출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그러면서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을 선보이지 않아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반면, 새로운 KN-02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은 실로 한국에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김정은은 혈육인 김여정을 특사로 보내 문재인 대통령을 방북 초청하는 과감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일성 직계의 방한은 분단 이후 최초의 일이다. 김정은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문 대통령을 유혹해 △대북제재 완화, △한미합동군사훈련 취소, △북한에 대한 미국의 예방전쟁 포기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선수단 규모보다 몇 배 많은 예술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을 보냈고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면서 적극적으로 평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 김정은이 대내외적으로 사면초가에 몰려 있음을 보여준다. “강화된 제재에 따른 에너지 부족으로 평양 특권층조차 추위에 떨고 있다”는 소식은 북한의 다급한 처지를 방증한다. 

반면, 미국의 태도는 한결같고 단호하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한이 올림픽 메시지를 납치할까 우려한다”면서 “올림픽이 북한 선전장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천명했다. 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미국을 위협할 때,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방한 전 주일미군사령부가 있는 요코다 기지에서 “미군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우리 군은 준비된 상태이고, 미국은 단호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반도 운전자’를 지향하는 문 대통령은 동계올림픽 리셉션에서 북한 김영남과 펜스 미 부통령을 한 테이블에 마주 앉게 해 미·북 대화를 성사시키려 했다. 그러나 “북측과 동선이 마주치게 하지 말아달라”고 사전 주문한 펜스 부통령은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미국의 대북 압박은 북한의 유화 제스처에도, 한국의 중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한반도엔 남북정상회담까지 갑작스레 거론되는 불안한 평화 무드가 드리워져 있다. 사면초가에 놓인 북한이 대내적으로 열병식을 강행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문재인 정부를 방패 삼아 평창올림픽 뒤로 숨는 형국이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에도 미국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엔이 정한 ‘올림픽 휴전’이 종료되는 3월 25일 이후엔 ‘집행유예’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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