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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현의 영어쌤, 정현도

“현이처럼 영어 잘하려면?”

  •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정현의 영어쌤, 정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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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美 링컨칼리지에 조교수(운동심리학 박사)로 재직 중
    ● 라켓 들고 유럽여행 다니다가 국가대표팀과 ‘인연’
    ● “조코비치를 보게 돼 좋았다(I’m happy to see him on the tour)”가 가장 훌륭했다
    ● “받아쓰기, 책 외우기 도움”
    ● “생각이 멋진 선수되라고 영어 가르쳤지요”
정현의 영어쌤, 정현도
“I′m ready to play two more hours. I′m younger than Novak, so I don′t care(두 시간 더 경기해도 괜찮다. 난 조코비치보다 젊으니까).” 

지난 1월 한국 선수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쓴 정현(22). ‘정현 신드롬’엔 뛰어난 테니스 실력 외에도 자신감 있고 위트 있는 영어 인터뷰가 한몫을 했다. 1월 22일 호주오픈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3-0으로 꺾은 뒤 한 온코트 인터뷰에서 그는 “3세트 타이브레이크 때 3-0에서 3-3으로 추격당했다.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란 질문에 위와 같이 대답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틀 후 치른 8강전 직후 인터뷰에선 “4강전 상대로 로저 페더러와 토마시 베르디흐 중 누굴 원하냐”는 질문에는 “반반(fifty-fifty)”이라고 답해 영국 신문 가디언으로부터 “외교관급 화술”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정현 선수의 영어 실력 뒤엔 그의 ‘영어쌤’ 정현도(35) 씨가 있다. 정씨는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스포츠·운동심리학(Sport and Exercise Psychology)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현재 같은 주 링컨칼리지에서 운동과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사 과정에 있던 2015년 3월부터 2017년 8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정현 선수와 함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를 다니며 그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e메일과 전화 인터뷰로 정현도 씨를 만났다.


‘노는 게 공부다’

정현 선수와 이름이 비슷하네요. 

“처음엔 친형제 사이가 아니라고 누차 말하고 다녀야 했어요. 다만 본관은 같습니다. 하지만 항렬을 따져보진 않았어요. 현이 할아버지뻘이면 어떻게 해요(웃음).” 

정현 선수가 뭐라 부르나요. 

“쌤~ 이요.” 

정씨는 대학생 때 테니스 국가대표팀 통역 일을 한 적이 있다. 이후 미국 유학 중에도 그때 인연을 맺은 윤용일 코치와 꾸준하게 연락을 주고받았다. 주니어 시절부터 정현 선수를 지도하던 윤 코치는 정 선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현이 프로 선수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언어와 생활 전반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정현도 씨에게 부탁했다. 정씨는 2015년 3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마이애미 마스터스에 출전한 정현 선수를 처음 만났다. 

“아직 어린 소년 같은 앳된 모습이었지만, 목표 의식만큼은 뚜렷한 친구였어요. 그때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해 마이애미에서 팀원끼리 축하 파티도 열었습니다. 좋은 추억이 많아요.” 

정현도 씨는 테니스 마니아자 아마추어 선수다. 8세 때부터 테니스를 쳤다. 대학 시절엔 방학 때마다 테니스 라켓을 둘러메고 미국, 호주, 유럽 등 ATP 경기가 열리는 곳들을 쫓아다녔다. 한국 대표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에 어김없이 나타나서 자신들을 응원하는 그를 신기하게 여겼다고 한다. 2006년 9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플레이오프 대회 경기장. 인터뷰를 앞두고 통역 맡길 사람이 없어 우왕좌왕하던 한국 대표팀 눈에 관객석에 있는 그가 띄었다. 이날 처음 인터뷰 통역을 도와준 것을 계기로 정씨는 통역 겸 매니저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정씨는 두 살 때 아버지(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과 교수)가 유학 중인 하와이로 건너갔다가 8세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중학생 때 아버지가 안식년을 보낸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1년간 지낸 것이 유학 전 영미권 국가에서 생활한 전부다. 영어 공부를 안 할 수는 없는 처지. 그는 “영어 실력 향상보다는 유지에 더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부모님이 해준 조언은 ‘노는 게 공부다’예요. 부모님은 공부 안 한다고 야단친 적은 없지만 ‘요즘은 무엇에 관심 있니’ 하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면 혼을 내셨어요(웃음). 내가 좋아하는 걸 먼저 찾고 그와 관련된 자료로 영어 공부를 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테니스가 제겐 놀이이자 공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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