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호

특집 | ‘평창’ 이후 격동의 한반도 |

‘美 선제타격, 北 급변사태’ 임박했나

中인민해방군 한반도 점령 계획 ‘청천강-함흥’ 이북으로 축소

  • 입력2018-03-0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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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이 선제타격 사실상 용인했다는 뜻

    • 美·中 패권경쟁 와중 對北공조체제 구축

    • 中, ‘청천강-함흥’ 라인 ‘국경화’

    • 北 “전쟁에서 지면 지구를 파괴한다”

    • 文정부, 봉쇄정책으로 美·中과 공조해야

    중국이 최근 한반도 유사시 완충지대 확보를 위한 인민해방군의 진출선을 ‘청천강-함흥’ 라인으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천강-함흥 라인은 청천강, 묘향산맥, 함경산맥을 중심으로 한미연합군의 진출에 대비하는 중국군의 점령지역 방어거점 구축과 국경화 작업에 용이하다. 또한 점령지역에는 북한의 주요 전략미사일 기지와 영변, 대포동 등 핵시설,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관심 지역인 나진·선봉과 청진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까지 중국은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군의 북한 진출 대응 차원에서 1단계는 선양군구 위주 북·중 국경지대 통제 확보, 2단계는 선양·베이징군구 위주 완충지역 확보(청천강-함흥 선), 3단계는 선양·베이징·지난군구 위주 친한(親韓)·친미(親美) 정권 방지(평양지역 확보), 마지막 단계는 전군을 동원해 휴전선까지 진출한 후 휴전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돼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1기부터 개인 권력을 공고화(군내 부패 청산·군부 충성·복종 강화)하고 군을 현대전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개편하기 위해 신속한 배치와 보급, 합동성 제고, 군령 간소화(중앙군사위 → 전구 → 각 군종 부대), 우주·전자·사이버 전력 강화, 원양작전능력 제고 등의 목표를 둔 고강도 군사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군을 싸워서 이기는 군대(能打仗 打勝仗)로 육성해 강군몽(强軍夢)·중국몽(中國夢)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중국軍 한반도 개입 시나리오

    중국은 신(新)군사전략(2015년 5월)에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일본의 전후 체제 탈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만 및 티베트 분열 세력을 현실적·잠재적 위협으로 적시했다. 현재 중국의 안보전략 목표는 대국(大國) 위상 회복, 에너지 확보, 대만 문제 해결, 외연 확장 및 이양(二洋·인도양, 태평양) 진출이며, 이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으로 집약된다. 

    일대일로를 뒷받침하고자 중국군은 중국 대륙에 대한 접근거부능력을 강화하고, 정밀타격능력을 향상시키며, 핵 억지력 강화와 원거리 공정작전능력을 구축해 1000해리 해양감시, 500해리 해양거부(해·공군), 200해리 이내 해상봉쇄 능력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육군은 입체·다기능·모듈화 작업을 가속화하고자 18개 집단군을 13개로 개편했다.(<표1> 참조) 

    중국군은 최근 30만 병력으로 추정되는 북부전구를 중심으로 북한 급변사태 시 한반도에 즉각 개입하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투입되는 지상군은 78·79·80 집단군이며, 해군은 북부함대 사령부(칭다오·옌타이·다롄 기지) 예하 랴오닝 항모전단, 전술핵 잠수함(3), 재래식 잠수함(25), 구축함 등 330여 척이다. 공군은 7개 비행사단, 1개 공정군단이며 3개 레이더 및 미사일 여단이 동원될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되는 개입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북해함대가 ‘평택-칭다오’ 라인 차단

    1단계 작전은 국경 봉쇄를 통해 난민을 차단하고 북한군의 도발을 저지하는 것이다. 78집단군은 ‘중강-은덕’ 구간, 79집단군은 ‘신의주-중강’ 구간을 봉쇄한다. 80집단군은 ‘웨이팡-랴오양’으로 이동해 79집단군의 예비로 전환하며, 81집단군(중부전구)은 ‘바오딩-창춘’으로 이동한 후 78집단군의 예비로 전환한다. 해군은 북해함대의 칭다오 기지 전력은 ‘칭다오-평택’ 라인을, 다롄 기지 전력은 ‘신의주-정주’ 라인을 해상 차단한다. 공군은 공중전투 사단인 21사단(헤이룽장성 무장단)·12사단(산둥성 원덩)은 각각 대(對)러시아 공군, 대(對)한미연합공군의 항공차단 임무를 수행하며, 1사단(랴오닝성 안산)-11사단(지린성 쓰핑)은 대(對)북한 항공지원을 시행한다.
     
    2단계 작전은 공정부대를 투입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거나 주요 전략지대를 선점하는 것이다. 지상군은 국경봉쇄 및 공정부대와의 연결작전을 시행한다. 78집단군의 115-202-204 제병협동여단은 ‘중강 -은덕’ 구간을 봉쇄하며, 8-48-68 제병협동여단은 각각 투먼 집결 후 은성으로, 허룽 집결 후 무산으로, 창바이 집결 후 혜산으로 진입한다. 

    79집단군의 190-191-200 제병협동여단은 ‘신의주-중강’ 구간을 봉쇄하며 46·116·119 제병협동여단은 각각 타이왕젠 집결 후 만포로, 장단젠 집결 후 삭주로, 단둥 집결 후 신의주로 진입한다. 80집단군은 ‘신의주-중강’을 봉쇄하고 예비임무를 수행한다. 중부전구 예하 81집단군은 ‘중강-은덕’ 구간을 봉쇄하고 예비임무를 수행한다. 해군은 옌타이 기지 전력이 안주 지역에 상륙작전을 실시한다. 공군의 16공정사단(선양)은 나진·선봉지대, 청진항, 대포동 지역, 웨이팡 공정군단은 자강·양강도의 전략미사일 지대인 박천·영변·희천에서 공정작전을 수행한다.

    北, 최정예 군사력 中 향해 배치

    3단계 작전은 청천강-함흥 라인까지 진출해 ‘국경화’하는 것이다. 이때 지상군은 공정부대와 연결작전을 통해 ‘청천강-함흥 라인’을 확보한다. 78집단군의 8-48-68 제병협동여단은 각각 은성에 진입 후 나진·선봉 지역에서, 무산에 진입 후 청진 지역에서, 혜산 진입 후 대포동 지역에서 공정부대와 연결작전을 실시한다. 115-202-204 제병협동여단은 각각 8-48-68 제병협동여단을 후속지원하고 후방지역을 확보한다. 

    79집단군의 46-116-119 제병협동여단은 각각 만포 진입 준비 후 희천 지역에서, 삭주 진입 준비 후 영변 지역에서, 신의주 진입 준비 후 박천 지역에서 공정부대와 연결작전을 시행한다. 190-191-200 제병협동여단은 각각 46-116-119 제병협동여단을 후속지원하고 후방지역을 확보한다. 80집단군은 ‘신의주-중강’ 구간을 차단하고 예비임무를, 중부전구 예하 81집단군은 ‘중강-은덕’ 구간을 차단하고 예비임무를 실시한다. 공군의 1사단(랴오닝성 안산)-11사단(지린성 쓰핑)은 북한에 대한 항공지원을 실시한다.(<요도> 참고) 

    중국은 세계 제2위 국력에 부합하는 군사력을 건설했다. 현재 중국군은 대만 및 황해(서해) 해양봉쇄, 대(對)일본 반(反)접근지역거부, 대(對)동남아 군사위협, 미군의 한반도 석권을 저지할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군이 북한 급변사태 시 한반도 진출선을 축소한 이유는 한미연합사의 군사능력이 아직은 비교우위에 있어서다. 또한 6·25전쟁 이후 최초로 북한의 최정예 군사력이 중국을 향해 배치됐으며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 도시들이 북한의 전략무기 사정권에 있다. 덧붙여 현재 중국 지상군은 사단 중심에서 미국식 여단 중심으로 개편 중인데, 북한 지역에서 최악의 산악전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은 지상군을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요컨대 중국은 북한 핵 폐기 및 급변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공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언제든 전쟁 날 수 있는 상황… 특히 3월 이전까지가 위험”

    미·중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4월 22일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에 대해 ‘외과수술식 타격’을 한다면 외교적 수단으로 억제에 나서겠지만 군사적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한다면 사실상 미국의 선제타격도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한미 군대가 38선을 넘어 북한을 침략하고 북한 정권을 전복하려 한다면 즉시 군사적 개입에 나서겠다”며 “무력 수단을 통한 북한 정권 전복이나 한반도 통일 시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5월 3일 국무부 직원 대상 연설에서 “(대북정책 목표는) 북한의 정권 교체, 정권 붕괴, 통일 가속화가 아니며 38선을 넘어 북으로 올라가려는 구실을 찾는 것도 아님을 우리는 분명히 해왔다”며 대북봉쇄의 네 가지 원칙(이른바 ‘4NO’)을 밝혔다. 또한 12월 12일에는 “유사시 미군이 휴전선을 넘어가더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하겠다는 점을 중국에 약속했다”고 지난해 6월의 미·중 고위급 회담 결과를 공개했다. 

    왕훙광 인민해방군 예비역 중장은 2017년 12월 16일 환추시보가 주최한 ‘한반도 군사충돌 가능성’ 토론에서 “현재 한반도는 언제든 전쟁이 날 수 있고, 특히 내년 3월 전까지가 위험하며, 일단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최대 피해국은 한국이 될 것이고, 그다음은 중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24일자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시진핑 지도부가 지난여름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성과 랴오닝성 등 지방정부에 유사시 난민캠프를 설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렇듯 북한 급변사태에 대해 미·중이 공조한다는 것은 중국이 한반도 군사개입 진출선을 ‘청천강-함흥’ 라인으로 한정한 것에 신뢰성을 부여한다. 또한 북한 급변사태 시 미국은 미군의 북한 지역 진출 작전을 핵 능력 제거에 한정하고, 중국 역시 중국군을 북한에 진출시키지 않고 북·중 국경선을 봉쇄하는 것에 대해 미·중이 합의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긴장감 결여한 文정부 안보정책

    김일성 생존 시 김정일은 “만약 미국과의 전쟁에서 우리가 패하면 지구를 파괴하겠다”고 했다. 김정은이 핵무기와 전략무기를 통해 이를 실행할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은 북한에 연료, 현금, 전략물자가 유입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는 대북봉쇄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북한의 핵실험과 수차례의 전략미사일 발사 이후 두 차례의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주요 안보공약을 파기하고, 사드 배치, 한일관계 정상화, 한·미·일 군사공조 등 박근혜 정부와 유사한 북핵 폐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평창올림픽 관련 한미훈련 축소, 코피(Blood Nose)작전 논란 등 한미관계, 한중관계,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의지를 놓고 국내외적인 불신이 가시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중국이 집착하는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은 불가하다’는 3불 논란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사드, MD, 한·미·일 군사동맹이 대한민국의 생존권을 지키는 ‘최후수단’이자 대(對)중국 관계에서 운전대를 쥘 수 있는 ‘잠재수단’임을 의미한다. 특히 한미동맹과 연합사 체제는 북한에 대해 운전대를 쥘 수 있는 ‘핵심수단’이자, 한국과 전략적 이해가 상충하는 중국·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안보정책 ‘견인수단’이다. 

    최근 발표된 전시작전권 전환 검증, 군 복무 기간 축소, 한반도 전구작전의 조기 종결을 위한 작전구상 및 전력증강 등의 국방개혁 2.0은 근본적으로 긴박한 동북아 정세 및 북한의 핵전략에 대한 긴장감을 결여했다. 특히 한미가 공동으로 추진해온 한반도 전구작전 대비태세와 상반된다. 게다가 미·중이 패권경쟁 속에서도 북한의 핵 폐기와 급변사태에 대해서만큼은 협력하는 추세와 유리돼 있다. 외교·안보라인 및 국방안보정책에 대한 전면적 개편이 시급하다.


    홍성민
    ● 1961년 서울 출생
    ● 육사 41기
    ● 국방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 前 국군정보사령부 대북분석관,
    ● 조성태(前 국방장관) 의원 보좌관, 디앤디 포커스 발행인
    ● 現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
    ● 저서 : ‘북한의 통일대전과 대응책’ 등 비공개 안보정책서, 

               ‘이명박 정부의 국방개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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