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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주인공은 勞使 정부 입은 내가 막겠다”

  •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주인공은 勞使 정부 입은 내가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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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개무량했다”

드디어 민주노총이 노사정 테이블에 컴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감개무량했습니다. 인사말에서 제가 그랬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은 멀고도 험했고, 넘은 산 건넌 강은 높고도 험했다’고요. 누가 저보고 시인이라고 하는데,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민주노총이 실질적으로는 (노사정위 사회적 대화에) 처음 온 것이라 여깁니다. 1998년 노사정위가 신설됐을 때 민주노총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참여했습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이 민주노총 사람을 만나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에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으면 구제 금융을 안 주겠다”고 했어요. 노사정위에 안 가면 민주노총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상황이었던 거죠. 민주노총이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나 다름없습니다.” 

진정성을 가졌다? 


“김명환 위원장이 그럽디다. 요즘 날마다 스스로에게 ‘나는 왜 사회적 대화를 하려고 하나’ 하고 묻는다고요. 그만큼 진정성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 거죠.” 

다른 분들은 어떻습니까. 



“한국노총은 어용 소리를 들으면서도 사회적 대화에 죽 참여해왔습니다. 최근 2년여간은 참여하지 않았지만, 김주영 위원장은 일찍부터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사회적 대화의 재개를 제안해왔습니다. 솔직히 재계는 불편할 수 있어요. 문재인 정부가 노동 정책 드라이브를 건 상황이니까. 하지만 박병원, 박용만 회장 두 분 다 어쨌든 노사가 같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상황 인식을 제대로 하고 계십니다. 저보다 돈이 많은 분들이지만, 제가 밥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인터뷰 이틀 전인 2월 6일 민주노총은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를 포함한 중층적 교섭에 임한다는 안건을 가결했다. 교섭 활동 중 사회적 대화는 빼자는 수정 안건이 올라갔으나 찬성률이 30%에 불과해 원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민주노총 입장이 달라진 건가요. 

“제가 민주노총을 만든 사람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노동 탄압을 지난 30년간 참으로 많이 겪었습니다. 복수노조 금지, 3자 개입 금지, 정치활동 금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니 총파업 총력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저, 문전투도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투쟁만으로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고 민주노총 전원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사회적 대화를 하지 말자고 한 30%는 지금도 ‘교섭 테이블에 갔다가 자칫하면 당한다’고 여깁니다. 나머지 70%도 무조건 적극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하라는 건 아니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이제는 사회적 대화에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정도의 생각일 거라고 봅니다.” 

어느 시점에서 문전투가 달라진 겁니까. 

“대·중소기업 간, 정규·비정규직 간 대립이 극단적이 되면서부터요. 노조 활동이 개별 기업 노조로만 흐르면 양극화 구조가 악화될 뿐입니다. 대기업 노조만 임금을 올리고 중소·영세기업 노조는 그러지 못하니까요. 그러니 사회적 노사관계, 사회적 대화가 절실해지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도 언젠가는 사회적 대화 자리에 올 것이라 확신하고 기다렸습니다. 따로 설득 작업을 벌인 건 없어요.”


‘투쟁’과 ‘대화’의 투트랙

이번에 개시된 노사정대표자회의는 노사정위 본회의와는 별도의 트랙이다. 양대 노총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최대 현안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및 근로시간 단축 등의 근로기준법 개정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대신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 방안,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논의할 의제 선정, 업종별 협의회의 설치·운영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최대 현안을 다루지 않는다고요. 

“시곗바늘을 되돌려 지난해 6월로 가봅시다. 그때 노사정위가 가동됐다면 양대 현안이 법적 기구로 가기 전에 노사정위에서 숙의기간을 가졌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로, 근로기준법 개정은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싸울 건 싸우고 대화할 건 대화하자는 겁니다.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살림은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넣을 거냐 말 거냐,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을 150% 혹은 200%로 할 거냐는 사실 대화가 불가한 사안입니다. 누구는 이득을, 누구는 손해를 보는 게 명확하니까요. 그런데 이 사안들 말고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선 대화를 하자는 겁니다. 싸울 일과 대화할 일을 섞지 말자는 것. 여기에 양대 노조가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대단한 국면 전환이고, 우리 사회가 성숙했다는 증거라고 봐요.” 

그러면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 말고, 뭘 가지고 대화합니까?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사회양극화 해소 △노동 3권 보장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 등 시대적 과제를 의제로 꼽았습니다. 이거, 정부가 내놓은 거 아닙니다. 노사가 대화하자고 제안한 의제예요. 첫 회의 때 이런 의제에 합의했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나갈 겁니다.” 

노사정위 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됩니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한 바 있듯이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사자 원칙을 제대로 반영하고 싶습니다. 노조 대표를 오래 해왔는데, 정작 당사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하루하루가 절실한 이들은 차선이라도 실현되길 바라는데, 상급단체 대표란 사람은 최선만 주장하다 결국 아무것도 안 한 셈이 되곤 하거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내 운동만 해왔구나’ 하고 절실하게 성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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