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호

인터뷰

‘평창’ 北 참가 물꼬 튼 최문순 강원지사

“강원도는 ‘평화가 돈’ 남북관계 개선돼야 발전”

  • 입력2018-04-25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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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남북공동개최 제안 이후 北 참여 꾸준히 설득

    • 김여정, 예상 넘은 평화공세…남북관계 개선 의지 강하게 피력

    • 철원평화산업단지, 강원평화특별자치도…남북 교류협력 전진기지

    •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공동개최는 작은 통일 연습

    • 올해 ‘접경지역’ 207억 투입…군 장병 쉬고 즐길 수 있게 만든다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벼락같은 일이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지난해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에는 전운이 짙게 감돌았다. 그런데 올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언급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꾸려지고, 개회식에 남북한 선수들이 공동입장하고, 북한예술단이 서울과 평창에서 공연하고, 남한 대중예술인들이 평양에서 공연했다. 4월 27일엔 남북 정상회담이, 5~6월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국민들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갈피를 잡기 힘들 지경이다. 

    격변에는 전조가 있기 마련이다.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의 해빙을 알리는 전조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12월 19일 최문순(62) 강원지사의 중국 쿤밍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석이 아닐까 싶다. 최 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후부터 줄곧 남북 공동 개최와 북한 참가를 주장해온 대표적인 남북교류주의자다. 그런 그가 이유 없이 북한이 참가한 국제행사를 찾을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쿤밍에서 남북 만남이 있은 10여 일 만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발표하며 ‘한반도 봄’은 시작되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 지사를 만난 것은 패럴림픽까지 모두 마무리된 4월 9일이었다. 그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한숨 돌리는 듯 여유로웠다. 최 지사가 MBC 노조위원장일 때 만난 적이 있다. 하회탈처럼 웃으며 기자답지 않게 소탈하고 넉넉한 인상이었다. 20년 만에 도지사로 다시 만났지만 여전히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권위를 보이지 않는 소탈함과 넉넉함도 그대로였다.

    올림픽과 지역 발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마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워낙 크고 중요한 행사였고, 두 달여에 걸친 대장정이었기에 끝난 뒤에 오는 허탈감도 컸지만, 한편으로는 큰 짐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도 들었다. 강원도는 재정자립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도다. 광주나 대전 같은 대도시 하나 없다. 더구나 평창은 강원도에서도 외지인 데다 인구 4만3000여 명의 작은 군이다. 우리로서는 세계적인 행사를 치르는 게 버거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도민들께서 자원봉사, 친절과 미소, 환경관리 등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적극 참여해주신 덕분이다. 동계올림픽은 강원도민의 자부심으로 남아 강원도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굳이 올림픽에 도전한 이유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다. 올림픽을 유치하면 중앙정부에서 철도, 도로, 공항, 항만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주니까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또한 강원도는 남북으로 갈라진 유일한 도다. 지금 강원도는 왜소하지만 남북 강원도가 힘을 합치면 인구 340만 명의 발전 가능한 지역이 될 수 있다. 원산이라는 큰 도시도, 금강산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다. 결국 평화가 정착되어야, 통일이 되어야 강원도가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올림픽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유치를 추진할 때부터 남북 화해 구상을 갖고 있었던 건가. 

    “그렇다. 그래서 2011년 7월 유치에 성공하자마자 곧바로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남북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이후 장웅 북한IOC 위원장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연락했다. 그리고 강원도 남북체육교류협회를 통해 유소년 축구 교류를 하고 강원도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대회에 북한을 초청하는 등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데 바람과 달리 남북관계가 더 악화됐다. 급기야 2017년 9월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올림픽 평화 정신과는 반대로 갔다. 얼마 전에 바흐 IOC위원장에게 들었는데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IOC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더라.”

    개·폐회식장 지붕이 사라진 이유

    2월 10일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김여정 북한 특사와 최문순 지사가 악수하고 있다. [동아DB]

    2월 10일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김여정 북한 특사와 최문순 지사가 악수하고 있다. [동아DB]

    북한 핵실험 외에도 2016년 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이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권을 챙기려 했던 게 드러났다. 이로 인해 국민 사이에선 올림픽 반납 여론까지 일었다. 

    “처음부터 경기장 등 하드웨어는 강원도가 책임지고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콘텐츠를 채우는 것으로 역할분담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자꾸 조직위에서 간섭을 하더라. 처음엔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였는데 개·폐회식장 건설에 특정 회사를 참여시키라는 둥 정도가 지나쳤다. 그래서 간섭하지 말든지 아예 당신들이 책임지고 지으라 했더니 자기들이 짓겠다고 하더라. 개·폐회식장 지붕이 사라진 것도 그 때문이다. 나중에 최순실이 관여했다는 걸 알고 황당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쿤밍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직접 참석해 북한 관계자들을 만났다. 당연히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제안했을 텐데, 북한 반응이 어땠나. 

    “당시 문재인 정부도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 인도적 지원마저 끊긴 상태였다. 우리 강원도가 주도한 스포츠 교류가 유일하게 남은 연결고리였다. 우리가 후원하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북한이 출전한다고 하기에 내가 가겠다고 알렸다. 북한에서도 거부하지 않았다. 그들도 내가 가겠다는 이유를 잘 알 텐데 거부하지 않은 것은 좋은 징조였다. 사실 청와대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가봐야 성과도 없을 것이고 자칫하면 욕만 먹을 위험부담이 크니 가지 말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국민들에게 엄청 혼났고 반성 많이 했다”

    북측 인사들과 만났을 때 분위기는. 

    “소구전동대구(小球轉動大球·작은 공으로 큰 공을 움직인다)라는 중국 격언을 인용하며 중국과 미국이 핑퐁외교로 관계 모색을 했듯이 우리도 축구공으로 남북관계를 움직여보자고 말했다. 북한 측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표정이 밝아 보이는 등 느낌이 좋았다.” 

    최 지사는 이렇게 말했지만, 당시 동행했던 한 관계자는 “이미 그때 북한에서 참가할 뜻을 가지고 있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북한 관계자로부터 삼지연관현악단이 남한 공연을 위한 연습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당시 남북 간 비공개 회동에서 최 지사가 ‘평창올림픽 때 남북한 피겨 단일팀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자 북측에서도 ‘포괄적으로 보고를 잘 드리겠다. 좋은 답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준비 과정에서 피겨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림픽 피겨단체전은 남녀싱글, 남녀페어, 아이스댄싱 4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당시 우리는 남녀페어 출전권이 없었고 북한은 갖고 있었다. 그래서 제안했던 건데, 우리 쪽도 개최국 쿼터로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는 걸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국민들에게 엄청 혼났다(웃음). 반성 많이 했다.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 인식이 옛날 같지 않다. 감상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고 정교함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올림픽 기간에 김여정 북한 특사를 가까이서 영접했다. 

    “북한 사람들은 말 한마디도 우리처럼 생각나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잘 정리해서 하는 편이다. 김여정 특사의 말에서 ‘북한이 작심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하려고 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 예상보다도 더 빠르게 남북관계를 진척시킬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냉각된 남북관계를 10년 전 남북 정상회담 시절로 빠르게 되돌리려는 의지가 강해 보였다. 우리가 오히려 김여정에게 평화 공세를 당하는 기분이었다.”

    가리왕산 복원 vs 알파인스키장 보존

    최문순 지사와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 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접견한 후 기념 촬영을 했다. [동아DB]

    최문순 지사와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 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접견한 후 기념 촬영을 했다. [동아DB]

    올림픽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올림픽 기간만 본다면 90점은 되는 것 같다. 노로바이러스 사태라든지 교통 문제, 자원봉사자 예우 문제 등 초기의 미숙했던 점들만 빼면 완벽했다고 본다. 그런데 앞으로 뒷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고 어렵다.” 

    경기장 사후 활용은 어떻게 되나. 

    “소치 올림픽이나 인천아시안게임의 경우 경기장 사후관리와 운영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걸 예상하고 경기장을 작게 지었지만 그래도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총 14개 시설 중 11개소는 관리 주체와 활용 용도를 확정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 하키센터는 운영 방안이 미정인데, 정부와 큰 틀에서 합의는 한 상태다. 정선알파인 경기장도 잘 해결하려 한다.” 

    정선알파인스키장의 경우 당초 계획이 가리왕산을 완전 복원하는 것이었다. 

    “산림청과 환경부는 100% 복원하라고 하는데, 그건 좀 너무 하지 않나 싶다.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완전 복원이 되지도 않는다. 반면, 선수와 연맹, 정선군민들은 ‘기껏 만들어서 왜 없애느냐, 그대로 두자’고 주장한다. 겨울엔 경기장으로 쓰고 여름엔 산악자전거 대회에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이 역시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일부 경기장은 보존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복원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어렵게 만든 국제시설을 존치하고 활용하는 것도 동계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환경을 우선시한 결정을 할 줄 알았는데, 의외다. 

    “사람들은 내가 엄청 강성인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언론노조위원장 시절에도 조선일보 노조, 한겨레신문 노조와 함께 일했다. 회의를 하면 양쪽 의견이 너무 달라 회의 진행이 안 될 정도였다. 그래도 양쪽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며 일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무형 자산 활용 강원 발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축적한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강원 발전으로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데. 

    “맞는 말이다. 올림픽 자산을 강원 경제 성장, 도민의 실질적 소득 향상으로 연결해야 한다. 올림픽을 통해 축적한 관광·문화·산업 등 강원도의 가치와 매력을 전 세계에 알려 전 세계인이 강원도를 다시 찾고,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5G, 전기자동차(e-mobility), 탄소·수소산업, K-Cloud와 빅데이터,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등 미래 글로벌 신산업을 육성해 도민의 소득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자산은 ‘평화모드’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축적한 교류협력 노하우와 토대를 기반으로 남북 교류협력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나가려 한다. 우선 국제유소년축구대회(6월 평양, 10월 강원·연천)를 성사시키고, 철원평화산업단지 조성, 금강산 관광 재개,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 설악산~금강산 일대를 아우르는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을 계획하고 있다. 남북 하늘길, 바닷길, 땅길을 여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다만, 현재 상태는 북한과 거래한 국가와 기업 등은 모두 제재 대상에 오르는 상황이어서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가 완화되어야 추진이 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철원평화산업단지’는 뭔가. 

    “우리 측 접경지역인 철원군을 중심으로 북측 접경지역까지 포함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을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개성공단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개성공단은 북쪽에 있어 북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철원평화산업단지는 공단이 우리 쪽에 있고 북한 노동자가 출퇴근하기 때문에 북한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산업, 경제의 논리를 넘어 평화 지향적 경제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상생 공영을 위한, 통일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남북경협 모델이 될 것이다.”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개최 추진

    ‘강원평화특별자치도’ 구상은. 

    “강원도가 군사와 안보를 제외한 남북관계에 대해 자율권을 갖는 것이다. 우리가 자율적으로 문화, 스포츠, 인도적 교류를 하겠다는 뜻이다. 평화특별자치도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방향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정책’ 및 ‘자치분권 추진과 국가균형발전’에도 부합하는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북강원도 도당비서(북한의 도지사에 해당)와의 만남을 제안하려고 한다.” 

    최 지사는 “체육·문화 등 비정치 분야의 사업 발굴로 교류협력 범위 확대 및 연속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공동개최를 포함해 북한과 연계된 평화올림픽 레거시(유산)가 현실화되도록 정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면밀하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2021년이면 3년도 채 안 남았는데 가능할까. 

    “동계올림픽 인프라가 있어 행사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 북쪽에서는 마식령스키장을 활용하면 된다. 동계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는 올림픽 유산과 남북평화를 보다 공고화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4월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때 의제로 삼도록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하려 한다.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지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6월경 결정할 예정인데, 현재 경쟁지가 없어 신청하면 무난히 될 것 같다. 이게 이뤄지면 남북 공동으로 상설조직위원회를 만들고 한 사무실에서 남북한 직원들이 상근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작은 통일 연습을 하게 될 것이다.” 

    남북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강원도는 남북 분단의 대표적 피해 지역이다. 6·25전쟁 때 대부분의 전투가 여기서 벌어졌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등이 이어졌다. 이런 이유로 북쪽으로 150km, 동쪽 해안을 따라 160km에 걸쳐 철조망이 쳐져 있다.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는 한 강원도는 살아갈 길이, 발전할 방법이 없다. 분단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평화를 가장 희구하는 분들이 강원도민들이다. 남북관계가 나빠지면 강원도 지역경제부터 피해를 받는다. 단적으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에 피살되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래 고성군은 지난 10여 년간 약 3616억 원의 직간접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는 어느 지역보다 평화와 남북관계 회복을 염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평화가 돈’이라고 생각한다.”

    케이블카 설치가 설악산 자연환경 되살리는 길

    화제를 지역 현안으로 돌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군적폐청산위원회에서 군부대 위수지역(외출·외박구역) 제한이 적폐라며 폐지를 권고했다. 이에 접경지역 주민들, 특히 군부대가 밀집한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위수지역이 폐지되면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생계를 꾸리던 주민들이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위수지역이 폐지되면 지역 주민 경제가 타격을 받는 반면, 위수지역 제한이 군 장병들의 권익을 해치는 것도 사실 아닌가. 

    “양쪽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접경지역은 70여 년간 각종 군사규제와 훈련에 의해 개발제한, 지역 경제 피폐 등 여러 가지 피해를 입어왔다. 그래도 주민들은 군 장병들과 상생을 위해 애써왔다. 그런데 군적폐청산위원회에서 접경지역 주민들을 한순간에 적폐청산 대상으로 규정해버린 점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장병들 입장에서도 모처럼 외출 외박을 나와 좀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게 당연하다.” 

    어떻게 해결할 구상인가. 

    “강원도에서는 군과 민이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군 장병들이 외출 외박을 나와 춘천이나 서울까지 이동하는 것도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즐기고 쉬는 게 좋지 않겠나. 군 장병들이 자대 가까운 곳에서도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즐기고 쉴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접경지역’이란 명칭을 ‘평화지역’으로 바꾸고, 기존 올림픽운영국을 평화지역발전단으로 개편해 평화지역의 숙박, 음식점, 교통, 주변 경관, PC방을 개보수할 방침이다. 또한 청년들이 좋아하는 공연 프로그램도 개발해 군 장병들이 만족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207억 원 정도 투자할 방침이다.” 

    설악산 오색삭도(케이블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환경부 내륙형 국립공원 시범사업으로 필요성이 이미 인정된 사업이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게 오히려 파괴된 설악산 자연환경을 되살리는 방법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 환경영향평가 등 개별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고 하반기에 착공해 2021년 하반기에 상업운영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남북관계 주도적 개척, 젊은 강원도 만든다

    2011년 4월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7년이 지났다. 그간의 도정을 자평한다면. 

    “취임하자마자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었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어 기쁘다. 그런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남북관계는 아직 미진하다. 그동안은 남북 정부의 갈등으로 소득이 없었다. 이제 환경이 바뀌었으니 철원평화산업단지라든지, 동해북부선 철도라든지, 금강산 관광 재개라든지, 이런 걸 시작해야 한다. 강원도는 지난 몇 년 동안 태어난 아기가 하나도 없는 동네가 많다. 젊은이들이 유입되는 젊은 강원도가 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개척해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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