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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밀’ 파동 박삼구 회장 OUT?

아시아나항공 자금줄 삼다 ‘사면초가’

  •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노 밀’ 파동 박삼구 회장 OUT?

  • ● ‘기내식 파동’ 진원지는 따로 있다?!
    ● 오픈 채팅방에서 박 회장 일가 ‘갑질’ 성토 이어져
    ● 아시아나항공 자금난, 원인은 박삼구?
    ● 소액주주들 박 회장 ‘배임’혐의로 소송 준비
기내식 대란이 터진 지 사흘 만인 7월 4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기내식 대란이 터진 지 사흘 만인 7월 4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7월 1일 촉발한 아시아나항공의 ‘노밀(No meal)’ 사태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퇴진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내식 파동이 금호그룹의 ‘갑질 횡포’ ‘무능 경영’ 성토로 번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총수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 특히 박 회장의 직원들을 상대로 한 추문과 전횡이 계속 폭로되고 있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노밀 사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SNS 오픈 채팅방이 열렸다. 이곳에는 현재 아시아나 일반직, 아시아나 직원 가족, 지상직, 크루, 케이터링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모여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들은 거리로 나와 박 회장 퇴진과 경영진 교체, 갑질 근절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7월 6일, 8일에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시아나항공 침묵하지 말자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앞서 오픈 채팅방에서 연대 의사를 밝혀온 대한항공 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나 사태를 두고 재계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다 ‘노 밀(No meal)’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를 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7월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동아DB]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를 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7월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동아DB]

사건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을 제때 수급하지 못하면서 벌어졌다. 지난 15년간 기내식을 공급해오던 업체와 계약을 끝낸 뒤 이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긴 것. 일시적인 해프닝인 줄로 알았던 이 사건은 ‘비행기 연착’과 ‘지연 출발’ ‘노밀 파동’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기내식 공급업체 협력사 대표가 물량 조달 압박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은 6월 30일까지 ‘엘에스지(LSG)스카이셰프’(이하 LSG)라는 업체를 통해 기내식을 공급해왔다. LSG는 2003년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이 80%를 투자하고 나머지 20%를 아시아나항공이 투자한 합작회사다. 아시아나는 그 전까지 기내식 사업부를 자체 운영해왔는데 이를 LSG에 양도하고 5년 단위로 공급계약을 연장해왔다. 

하지만 아시아나는 올해 6월 말을 끝으로 LSG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게이트 고메 코리아(GGK)’로 공급업체를 변경했다. GGK는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사인 유럽계 기내식업체 ‘게이트 고메 스위스’와 아시아나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만든 기내식 서비스 업체다. 아시아나는 GGK에 533억 원을 투자해 40%의 지분을 취득했다. 계약기간은 30년. 하지만 지난 3월 GGK가 인천 영종도에 건설하던 기내식 공장 현장에서 불이 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아시아나는 임시방편으로 GGK 하도급업체인 ‘샤프도앤코’에 3개월간 기내식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애초부터 샤프도앤코는 하루 평균 2만5000~3만인분에 달하는 아시아나의 물량을 맞추기 힘든 업체였다는 점이다. 샤프도앤코는 중동 지역을 운항하는 항공사에 할랄푸드 기내식을 공급하던 곳으로, 하루 최대 3000인분 정도만 생산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샤프도앤코는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첫날인 7월 1일부터 제대로 납품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 전체 항공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36편은 기내식을 싣지 못한 상태에서 이륙했다. 다음 날에도 75편 중 18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고, 16편이 노밀 상태로 운항했다. 이에 샤프도앤코의 한 협력사 대표는 기내식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다는 압박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협력사는 조리된 음식을 포장해 식판에 담고 배열하는 곳인데, 이 업체 대표는 납품에 차질이 생기자 손해배상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식 전문 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노밀 사태에 대해 “처음부터 예상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밀어붙인 아시아나항공의 책임이 크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나가 LSG에서 GGK로 기내식 업체를 바꾼 내막이 공개되면서 금호그룹 전반에 걸친 부실 경영 문제가 다시금 수면으로 떠올랐다. 

아시아나가 LSG와 관계를 청산하게 된 배경에는 박삼구 회장과 그의 일가가 대주주(69.9%)로 있는 금호홀딩스의 자금 유치 시도가 숨어 있다. LSG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제기한 주장에 따르면 LSG는 2016년 아시아나로부터 계약 연장을 대가로 금호홀딩스에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받았다. 기내식 사업으로 얻는 영업이익률이 26% 정도인 걸 감안하면 꽤 솔깃한 제안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LSG는 ‘배임’을 우려해 이를 거부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는 가능하지만 금호홀딩스에 대한 투자는 제3자에 대한 투자인 만큼 적법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LSG는 아시아나와의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이후 아시아나는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사인 ‘게이트 고메 스위스’와 합작으로 ‘게이트 고메 코리아(GGK)’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는 하이난항공그룹에 대규모 투자 유치를 강행했고, 하이난항공그룹은 1600억 원 규모의 금호홀딩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20년간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만기에는 주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기내식 내주고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확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업체 변경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 [박해윤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업체 변경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 [박해윤 기자]

공교롭게도 당시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지배하에 있는 금호타이어를 재인수하기 위해 금호홀딩스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던 차였다. 따라서 아시아나가 기내식 영업권을 내주고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금호타이어 인수와는 별개의 문제로,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적 제휴를 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삼구 회장 역시 7월 4일 기자회견에서 “외환위기로 어려운 상황에서 LSG와 계약하다 보니 계약 조건이 아시아나에 불리한 것이 많아 유리한 조건으로 GGK와 계약을 했다. 하이난그룹의 투자는 기내식 공급자 선정과 관계없이 신규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의 바람과 달리, 금호타이어는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넘어갔다. 

재계에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박 회장이 지난 2009년 공중분해 위기까지 간 금호그룹을 재건하기 위해 무리한 인수·합병을 강행하면서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을 자금줄로 삼은 게 화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이 악화하기 시작한 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외부에서 돈을 끌어온 게 문제가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덮치자 박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나머지 2009년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했다. 또한 그해 12월에는 주력 계열사이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박삼구 회장은 그 과정에서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형제의 난을 벌이며 동반 퇴진했다가 1년여 만에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그때부터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인 박 회장은 가장 먼저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을 재인수하기로 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만큼 박 회장 처지에서는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회사였다. 결국 박 회장은 2015년 지주사 ‘금호기업(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건립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했다. 

이로써 ‘박삼구 회장→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금호기업은 이후 금호고속·금호터미널과 합병돼 금호홀딩스로 재탄생했다. 박 회장이 다시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는 순간이었다. 금호홀딩스는 지난 4월 다시 ‘금호고속’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돈 되는 건 다 팔아… 자금난 심각

문제는 ‘금호그룹 재건’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강제 동원됐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대우건설 지분 매입 당시 2500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2008년 금호산업으로부터 대한통운 지분을 사올 때도 1469억 원을 내놨다. 이후 대한통운이 진행한 유상증자에서도 1조3970억 원을 쏟아부음과 동시에 546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도 끌어왔다. 

2010년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이 워크아웃에 돌입했을 때도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자율협약 아래 놓이게 됐다. 2014년 12월 자율협약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여전히 박 회장의 영향 아래 놓여 있는 한 달라지는 건 없었다. 

2016년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될 때도 아시아나항공은 지분 100%의 금호터미널을 헐값에 금호기업으로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금호터미널의 자산 가치는 8000억 원이 넘었지만 실제 매각 금액은 2700억 원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였던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터미널을 지나치게 싼값에 팔아서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박 회장(아시아나항공 이사)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배임죄를 묻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한 달 만에 고소를 취하했다. 

금호그룹의 재건이 가시화될수록 아시아나항공의 재정 상태는 날로 악화됐다. 2015년 1000%에 육박한 부채비율이 2016년 892%, 지난해 718%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자율관리 대상’에서 ‘심층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그해 연말부터 실사를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자금 조달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자산 매각을 진행했다. 2008년 금호리조트(736억 원)를 팔았고, 2016년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1249억 원), 지난해 대우건설 지분(558억 원), 올해 3월 CJ대한통운 지분(935억 원)을 매각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금호아시아나본관을 4180억 원에, 6월에는 CJ대한통운 지분을 638억 원어치 매각했다. 그 밖에도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전환사채(CB), 공모회사채 발행 등을 추진 중인데,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상반기 중 6000억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으며 한시름 놓게 됐다. 이번 MOU 체결로 제1금융권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상호 신용 회복을 통해 만기도래가 예정된 여신의 기한 연장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기내식 파동’이 터지면서 향후 자금난 개선 방안 실행에 제동이 걸렸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온갖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모든 피해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정말 회사를 위한다면 박삼구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항공업계는 최근 몇 년간 저유가 기조와 해외여행객 증가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표면적인 실적은 나쁘지 않다. 올해 1분기 매출 1조4752억 원, 영업이익 532억 원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의 거센 추격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시장점유율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국제선의 경우 2015년 21%를 차지했던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17.3%로 줄어들었다. 또한 2014년부터 매년 2대씩 사들인 슈퍼점보기 A380 6대에 대한 과도한 투자(2조455억 원)도 아시아나항공 자금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관계자는 “A380을 무리하게 도입해 매달 차입금 이자로 나가는 돈이 상당하다. 저비용항공사를 포함해 동종업계에서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항공사는 아시아나가 유일하다. 이런 와중에 박삼구 회장 일가는 배당금으로 배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당금 두둑이 챙긴 박 회장 일가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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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박삼구 회장 일가는 금호산업으로부터 82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금호산업 임직원에게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금호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박 회장 29.7%, 아들 박세창 사장 21%, 딸 박세진 씨 1.7%, 부인 이경열 씨 3.1%로 친족 지분이 50%가 넘는다. 

현재 재계의 눈은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유지 여부에 쏠려 있다. 박 회장 일가의 ‘갑질’을 고발하는 직원들의 폭로가 잇따르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은 박삼구 회장, 김수천 사장 등 아시아나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준비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업체를 새로 선정하는 과정에 부당한 조치가 있었고, 이는 곧 기내식 대란으로 이어져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업무상 배임을 주장할 예정이다. 

현재 박삼구 회장은 ‘상법 위반’ 논란에도 휩싸였다. 상법상 ‘회사에 이해관계가 있는 법인의 고용자는 사외이사를 할 수 없지만’, 박 회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미국 국적의 ‘브래드 병식 박’이 2004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아시아나의 등기임원(사외이사)으로 재직한 사실이 밝혀졌다. 박씨는 미국 기내식 업체 브래드칼의 최고경영자로 1989년부터 현재까지 아시아나에 미국산 오렌지주스와 스낵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브래드칼이 아시아나와 거래를 유지하는 와중에도 박씨가 아시아나의 사외이사를 맡았다는 점이다. 당시 박씨는 브래드칼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었다. 선임 초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나 2009년 1월 상법이 개정되면서 ‘회사와 거래관계 등 중요한 이해관계에 있는 법인의 이사는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이 강화됐다. 하지만 상법 개정 후에도 박씨는 1년 이상 사외이사직을 유지했다. 

또한 박 회장의 지인인 박씨의 기업에 30년간 독점적인 미국산 음료 공급권을 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상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법 개정 여부를 떠나 이는 이미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나 ‘회사 기회 유용 금지 원칙’ 등을 위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상법상 사외이사의 결격 사유인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는 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고, 시행령상의 기준을 보더라도 해당 업체의 거래 규모가 당사 매출 총액의 1/10 이상에 해당되지 않아 박씨의 사외이사 재직은 결격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지분 46%) 상장 심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에 예정된 에어부산의 상장은 그룹 유동성 확보를 위한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지만 반대로 좌절될 경우에는 금호아시아나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심사 때 최대주주와 임직원 등이 회사 경영에 위해를 줬는지 여부를 살피는 데 박 회장의 배임 의혹이 짙어지면 상장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주대표소송을 주관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 관계자는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임무해태와 사업기회 유용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라며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가치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직원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불만·애로 사항을 체크해 바꿀 것은 바꾸겠다”고 밝혔다.


신동아 2018년 8월 호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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