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호

세계는 지금

인기몰이 샌프란시스코 로봇 식당 탐방기

로봇 셰프 로봇 바리스타를 만나다

  • 입력2018-09-12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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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假오픈한 로봇 식당, 몰려든 손님으로 인산인해

    • 한 시간에 버거 100개 만드는 로봇, 시식 평은 ‘맛있다’ 일색

    • 재료 채우고 식당 청소하는 ‘로봇 보조’ 사람들

    • 로봇 제조 커피, 로봇 제조 샐러드도 인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폴섬스트리트 680번지 고층빌딩 1층에 있는 식당 크리에이터(Creator). 여름방학을 맞은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건 8월 2일 낮 12시 40분경이었다. 로봇이 버거를 만든다는 이 식당 안은 손님으로 가득 찬 상태였고 식당 바깥에서도 스무 명 정도가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식당 문 앞으로 다가가자 밖에 서서 손님을 맞는 두 명의 여성 직원 중 한 명이 “뭘 도와줄까?”라며 말을 건넨다. “오늘 오후 1시 30분에서 2시 사이에 식사하는 것으로 예약했는데 조금 빨리 왔다. 혹시 일찍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잠시 멈칫거리더니 “약속할 수 없지만 일단 1시에 다시 와보라”고 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6월 27일 이곳에 식당을 연 회사 이름은 식당 이름과 같은 크리에이터다. 요리 재료만 공급해주면 1시간에 100개의 버거를 만든다고 알려진 버거 로봇을 개발한 회사로, 2009년 창업 당시 사명은 모멘텀 머신즈(Momentum Machines)였다. 올해 식당 문을 열면서 사명을 바꿨다. 이 회사는 식당을 열기에 앞서 지난해에만 구글 벤처스, 코슬라 벤처스 등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 투자사들로부터 18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음식점 하나 개업하면서 투자금을 우리 돈으로 200억 원가량 유치한 것이다.

    로봇 식당 식사권 매진, 또 매진

    샌프란시스코 로봇 버거 식당 크리에이터 정문 앞에서 손님들이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로봇 버거 식당 크리에이터 정문 앞에서 손님들이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1984년 캘리포니아 태생 알렉스 버다코스타스(Alex Vardakostas). 6월 초 와이어드(Wired) 인터뷰를 보면 그는 어린 시절 버거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를 보며 자랐고, 그 과정에서 버거 로봇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크리에이터의 정식 개업은 9월 초로 예정돼 있다. 6월부터 8월까지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점심에만 시험 영업을 한다. 시험 영업 시작 전 온라인으로 미리 ‘4종류의 버거 중 하나를 먹을 수 있는 점심 티켓’, 일종의 식권을 6달러에 판매했다. 그런데 판매 시작 몇 시간 만에 7월분 티켓이 전량 매진됐다. 7월 말에 8월용 티켓을 내놓았을 때도 채 1시간도 안 돼 전부 팔려나갔다. 사람들이 티켓을 더 팔라며 온라인에 불평을 쏟아내자 크리에이터는 낮 12시부터 1시까지 운영하던 점심시간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로 확대해 티켓을 소량 더 마련했다. 이 역시 판매를 시작한 뒤 곧 전부 팔려나갔다. 

    필자 또한 이 식권을 사려고 크리에이터 웹사이트를 계속 들락거렸다. ‘오후 1시 30분~2시’라는 애매한 시간대 표라도 구할 수 있었던 건 운이 따라준 덕분이었을 터. 이날 식당을 찾아가니 “티켓을 못 구했는데 혹시 먹을 수 없느냐”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식당 안으로 들어갈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오후 1시, 우리 일행은 다행히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식당 안에서는 종업원이 주문을 받았다. 메뉴판에 있는 버거 중 이름이 맘에 들어 ‘아빠 버거(Dad Burger)’를 골랐다. 감자튀김이나 샐러드, 음료 같은 걸 추가로 시키지 않겠냐고 하기에 감자튀김 하나, 생맥주 한 잔을 주문했다. 딸은 대표 메뉴 격인 ‘창조자 대 세계 버거(Creator vs. The World Burger)’와 음료 한 잔을 시켰다. 메뉴판을 보니 감자튀김 3달러, 맥주 6달러, 음료는 3달러였다. 이미 온라인으로 버거 티켓을 구매한 터라 현장에서 추가로 12달러를 내야 하나, 계산은 언제 하나, 세금도 붙나 등등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때 주문을 받은 직원이 말했다. “음식이 준비되면 이름을 부르니까 그때 받아서 빈자리에 가서 드시면 됩니다. 그때까지는 로봇 구경하고 계세요.” 알고 보니 행사 기간이라 버거 외 다른 메뉴는 모두 공짜였다. 

    식당 한쪽에서는 로봇 한 대가 열심히 버거를 만들고 있었다. 인간 형상이 아니라 커다란 조립 기계를 닮은 로봇이었다. 버거용 빵을 담은 종이접시가 컨베이어벨트를 지나가면 일렬로 나란히 세워진 투명하고 기다란 둥근 파이프 여러 개에서 토마토와 양파, 채소, 소스 등을 차례로 빵 위에 내려놨다. 마지막에 고기 패티가 올려졌다. 컨베이어벨트 위에 종이접시, 빵, 토마토, 양파, 채소, 소스, 패티 등을 차례차례 얹는 일을 자동화한 것이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들은 모두 로봇 앞에 모여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했다. 라틴계로 보이는 중년 남녀 커플, 젊은 아시아계 여성들, 4명의 자녀를 데리고 온 걸로 보이는 백인 가족 등 들어오는 손님 중 누구 하나 로봇 앞으로 오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식당 측에선 로봇의 1m 쯤 앞에 노란 선을 그어놓고 선을 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었다.

    로봇 버거의 맛

    크리에이터 버거 로봇.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면서 빵 위에 양파와 토마토 등 각종 재료를 얹어 버거를 완성한다(왼쪽). 크리에이터에서 필자가 주문한 아빠 버거와 감자튀김.

    크리에이터 버거 로봇.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면서 빵 위에 양파와 토마토 등 각종 재료를 얹어 버거를 완성한다(왼쪽). 크리에이터에서 필자가 주문한 아빠 버거와 감자튀김.

    주문한 지 10분쯤 지났을까, 마침내 내 이름이 들렸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는 얘기. 나무 쟁반에 담겨 나온 버거와 맥주, 감자튀김을 들고 딸과 함께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소를 방목해 기르는 목장에서 생산한 등급 높은 소고기로 만든 패티, 그날그날 굽는 신선한 브리오슈(brioche) 빵 등 좋은 재료로 만들어 일반 레스토랑에서 먹으려면 16달러는 줘야 한다고 광고하는 ‘6달러 로봇 버거’의 맛이 궁금했다. 

    이 식당에서 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소비자 평가 사이트 옐프(Yelp)에 남긴 리뷰는 찬사 일색이었다. 대부분 6달러짜리 버거치고 매우 맛있으며 다시 먹고 싶다고 했다. 식당 앞에서 만난 한 인도계 중년 남성의 평가도 비슷했다. 그는 해당 건물에 있는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바로 전날 로봇 버거를 먹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먹어본 버거 중에 최고라고 할 순 없지만 상당히 괜찮은 맛이었어. 특히 가격이 6달러라는 걸 감안하면 정말 맛있었지. 감자튀김, 브로콜리도 시키고 맥주까지 마셨는데 아주 맘에 들었어.” 

    그 말을 떠올리며 기대 반 설렘 반, 일단 한입 베어 물었다. 시험 영업 기간이라 미디엄으로만 굽는다는 패티는 온도가 미지근했고 육즙이 흥건하게 나오지 않았다. 양파를 구워달라고 요청할 수 없는 것도 아쉬웠다. 패티의 육즙이 빵과 채소, 토마토 등 다른 재료에 스며들어 조화를 이룬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브리오슈 빵은 부드럽고 고소했으며 패티와 어우러진 채소 맛도 괜찮은 수준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올 땐 ‘6달러짜리 버거치고 훌륭하다’는 평가에 동의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로봇 버거 식당에서 인상적인 것 중 하나가 인간 종업원의 수였다. 식당 문 앞에서 티켓을 확인하며 손님을 안내하는 여성 2명을 비롯해 눈으로 확인한 인원만 16명가량. 컨베이어벨트를 움직이고 투명 파이프에 담긴 각종 재료를 빵 위에 얹어 버거를 만드는 로봇 곁엔 시중(?) 드는 인간 종업원이 시종일관 붙어 있었다. 

    둥근 파이프에 담긴 재료가 하나둘 떨어질 때마다 인간 종업원이 커다란 로봇의 ‘뚜껑’을 열어 빈 파이프를 교체하느라 분주했다. 살펴보니 식당 안쪽 주방에서도 사람들이 채소와 토마토 등 재료를 다듬고 있었다. 로봇이 일할 수 있도록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딸이 한마디했다. “로봇이 (음식을) 만드는 식당치고 직원이 너무 많은 것 아냐, 아빠?”

    로봇 주연, 인간 조연

    샐러드 식당 잇사에서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보며 자신의 주문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완성된 음식은 스크린 아래에 있는 배식구 문을 열고 찾아가면 된다(오른쪽). 잇사에서 필자가 주문한 비빔밥.

    샐러드 식당 잇사에서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보며 자신의 주문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완성된 음식은 스크린 아래에 있는 배식구 문을 열고 찾아가면 된다(오른쪽). 잇사에서 필자가 주문한 비빔밥.

    하지만 언제까지 이 식당에 이렇게 많은 인간 종업원이 있게 될까. 버거 식당의 핵심인 요리사를 로봇이 대체한 걸 보면 언젠가는 식당의 다른 일도 자동화될 개연성이 크다. ‘로봇의 부상’(마틴 포드 저)이라는 책을 보면 크리에이터는 ‘버거를 만드는 직원 연봉이 13만5000달러 수준인데 버거 로봇을 사용하면 1년 안에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로봇 버거 식당에서 머지않은 곳에서는 인간 종업원을 최소화한 또 다른 로봇 식당도 만나볼 수 있다. 크리에이터에서 차로 10여 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샐러드 식당 잇사(eatsa)다. 잇사는 주문부터 요리, 서빙까지 과정을 100% 가까이 자동화한 식당이다. 2015년 8월 말 1호점을 열었고, 지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두 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크리에이터에서 로봇 버거를 먹기 사흘 전인 7월 30일 오후 1시, 이 샐러드 식당을 찾았다. 

    손님이 볼 수 있는 매장 내 공간엔 주방이 없고, 카운터에서 주문 받는 직원도 없으며, 음식을 나르는 웨이터도 없다. 대신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아이패드 9대와 개인별로 주문한 음식 상태를 보여주는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 완성된 음식이 놓이는 배식구 27개가 있었다. 배식구 앞에도 LCD가 달려 있으며, 매장 벽 한쪽엔 일회용 숟가락과 포크, 나이프 등이 채워져 있었다. 분명 벽 너머에는 주문을 받으면 각종 재료를 조합해 요리하고 배식구로 완성된 음식을 보내는 로봇, 로봇에게 부족한 재료를 보충해주는 직원이 있겠지만 손님은 이를 볼 수 없는 구조다. 

    잇사에 비치된 아이패드로 13가지 점심 메뉴 중 불고기 비빔밥(10달러 95센트), 완두콩과 구운 닭고기로 만든 파워 프로틴 팩(Power Protein Pack)(2달러 95센트)을 주문하고 세금까지 포함한 가격 15달러 73센트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결제 전 주문자 이름도 기입했다. 이름은 용도가 긴요하다. LCD 스크린에 개인별 주문 상황이 이름과 함께 표시되고, 완성된 음식이 배달되는 배식구 스크린에도 주문자 이름이 뜬다. 음식 뚜껑에 붙이는 스티커에도 이 이름이 인쇄된다. 

    주문을 마치고 매장 안에서 기다리는 다른 손님 30여 명과 함께 LCD 스크린을 지켜보니 주문할 때 사용한 ‘John H’라는 이름이 곧 나타났다. 5분 정도 기다리자 LCD 스크린 이름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음식 조리가 완료됐다는 의미다. 배식구 번호는 15번. 15번 배식구를 손으로 가볍게 두 번 두드리자 문이 열렸다. 음식 두 개를 모두 꺼냈다. 비빔밥엔 약간의 밥과 함께 소불고기, 시금치, 계란프라이, 김치, 파, 당근, 양파, 피망볶음이 담겨 있었다. 고추장과 참기름은 없었다. 한국식 비빔밥을 기대하면 ‘아니올시다’지만 샐러드로 생각하면 그런대로 먹을 만한 음식이었다. 

    매장 안엔 딱 한 명의 남성 직원이 있었다. 회사 로고가 새겨진 빨간 점퍼를 입은 그는 처음 방문한 손님들의 주문을 돕고 이따금 청소도 했다.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지 오후 1시가 조금 넘자 여성 직원이 교대했다. 다른 직원이 안 보인다고 했더니 매장 안엔 자신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식당엔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는 매장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식사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주문한 음식을 배식구에서 찾아 들고는 바로 식당을 나갔다. 매장에서 샐러드를 먹는 사람은 모두 혼자 온 이들이었다. 퀴노아 샐러드와 음료를 놓고 먹는 금발의 백인 중년여성, 다른 샐러드를 먹는 인도계 청년 등이 보였다. 식당에 들어와 주문하고 음식을 받기까지 단 한 번도 사람 얼굴을 마주할 필요가 없으니, 사람과 부딪치기 싫어하는 이에겐 제격인 식당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통상 이 동네에서 음식 값의 15~20%인 팁을 줄 필요도 없지 않은가. 

    카페 엑스에서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카페 엑스에서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잇사에서 비빔밥을 먹은 뒤 찾아간 곳은 메트리온(Metreon)이라는 쇼핑센터에 있는 카페 엑스(Cafe X)다. 이곳은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커피숍으로 유명하다. 올해 2월 27일 문을 열었는데, 매장 안에 설치된 태블릿으로 주문하면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우유를 데워 카페라테를 만드는 등 인간 바리스타가 하는 모든 공정을 커피 로봇이 한다. 로봇 바리스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카페 엑스는 쇼핑센터 1층 맨 오른쪽 구석에 있었다. 같은 건물의 영화관 매표소와 음식점이 늘어서 있는 공간의 가장 끝 부분이다. 열린 공간의 한구석이어서 굳이 부르자면 ‘실내 노상카페’라고 해야 할 듯싶었다. 카페엔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이 있었다. 주문을 돕고, 커피와 우유 등의 재료가 떨어지면 로봇 바리스타를 위해 채워주는 일을 했다. 

    도움이 필요하냐고 묻길래 “이곳에 처음 왔다”고 답했더니 태블릿으로 주문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카페라테를 주문하자 어떤 원두를 선택할 거냐고 묻는다. 에티오피아산 원두를 고르고 우유를 선택하니 4달러, 세금까지 합쳐 4달러 16센트가 나왔다. 계산에 앞서 휴대전화 번호를 기입했다. 로봇 바리스타로부터 완성된 음료를 건네받으려면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네 자릿수 암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계산 즉시 암호가 날아왔고 거대한 커피머신 옆에 로봇 팔이 장착된 듯 보이는 기계가 에스프레소를 내리기 시작했다. 금세 카페라테 한 잔이 완성됐다. 기계 앞에 설치된 화면 세 개 중 가까운 화면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로봇 팔이 카페라테가 담긴 컵을 들어 화면 바로 앞의 동그란 선반에 올려놓았다. 그다음엔 선반이 움직여 컵을 꺼낼 수 있는 공간까지 카페라테를 옮겨주었다.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카페라테는 동네 커피숍에서 마시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인마다 선호가 다르겠지만 10점 만점에 8점 정도는 줄 수 있을 듯싶었다. 사실 이 카페에선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이 커피를 만들면 로봇 팔은 그저 건네주는 구실밖에 안 했다. 에스프레소를 뽑아내고 우유를 증기로 데우며 카페라테 잔 위에 하트 무늬를 새겨 넣는 바리스타 역할 전체를 로봇 팔이 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하루 600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이 로봇이 인간이 할 일을 대체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것도 로봇이었다. 해당 로봇 정비와 관리는 전문업체가 맡는다. 그러니 카페 운영에서 인간이 하는 주요 업무란 로봇에게 커피 원두와 우유 같은 재료를 공급하는 일 정도다. 지금이야 온라인 주문을 잘 못하는 고객에게 주문 방법을 알려준다지만, 점점 더 많은 고객이 가게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이 역할 또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일자리의 미래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간한 ‘직업별 전망 안내서(Occupational Outlook Handbook)’를 보면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나르는 일은 2016~2026년 1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6년 현재 345만 개가량의 일자리가 있는데 10년 뒤인 2026년엔 403만 개가량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통계국은 “이 부분의 일자리 전망이 밝은 건 많은 사람이 해마다 이 일을 그만둬 그만큼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2017년 5월 현재 시간당 급여는 중간값(median hourly wage)이 9달러 70센트였다. 

    로봇이 버거와 샐러드, 커피를 만드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이런 전망마저 바뀔지 모른다. 이런 종류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급속하게 대체될 수 있으니 말이다.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러 간 커피숍에서 인간 종업원을 마주치는 일이 조만간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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