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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 파격, 타이밍으로 실적, 이미지 동시 사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dom

근성, 파격, 타이밍으로 실적, 이미지 동시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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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출산 사흘 만에 출근했다’는 소문에 대해서 호텔신라 관계자는 “회사 e메일을 열어본 것이 와전돼 그렇게 알려진 것”이라며 “정작 본인은 출산 며칠 만에 출근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출산 한 달 만에 해외출장에 나선 것은 사실인 듯하다. 조정숙 오케타니모유육아상담실 대표원장은 “2008년 9월 즈음 이부진 사장이 아기 낳은 지 한 달 됐는데 젖몸살이 무척 심하다고 연락해왔다”며 “당장 일본으로 출장 가야 한다고 해서 우선은 일본에서 관리받을 수 있도록 소개해줬다”고 회상했다.

모유 수유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그런 그가 ‘열성과 끈기의 달인’이라는 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아무리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도 육아에서 모유 수유만큼은 엄마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직접 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후 2개월까지 56.7%인 모유 수유 비율이 4개월에는 50%, 12개월에는 2%로 뚝 떨어진다. 그런데 이 사장은 무려 30개월이나 모유 수유를 했다. 조 원장은 “처음에는 3개월만 한다더니 아기가 엄마 젖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못 끊겠다고 하더라”며 “모유 양이 많아서, 비슷한 때 태어난 조카(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의 자녀)에게 자신의 모유를 짜줬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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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가 3남매 중 유일하게 등기임원을 맡았다.

등기임원과 ‘무한책임’

그가 호텔신라 등기임원이라는 점은 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등기임원은 ‘법인의 사무를 처리하며 이를 대표해 법률 행위를 행하는 집행 기관,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다시 말해 회사 행위에 대해 법률적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경영에 참여한 오너 일가가 등기임원을 맡는 것은 언뜻 당연한 듯해도 요즘 재계 ‘트렌드’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재벌총수 친족이 등기임원을 맡은 비율이 최근 2년 사이 23.8%에서 18.4%로 낮아졌다. 2013년 등기임원 보수 공개 의무화 영향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은 대표이사에 올랐을 때부터 현재까지 등기임원을 유지하고 있다. 오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동생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은 등기임원이 아니다. 사촌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2013년 보수 공개를 앞두고 미등기 임원으로 변경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 사장은 거의 무한에 가까운 책임감을 가졌다”며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것도 책임 경영의 의지가 깊숙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에 따르면, 대중에게 어필하는 스토리텔링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의외성’과 ‘혈연’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박영숙 프레시먼힐러드코리아 대표는 메시지의 내용과 채널만큼 중요한 것으로 ‘타이밍’을 꼽는다. 이 점에 비춰볼 때 이부진 사장은 다른 재계 3세들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우선 혈연. 대중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그를 매우 아꼈다는 스토리에 익숙하다. 그가 ‘비(非)로열 패밀리’ 출신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과 결혼을 고집하자 이 회장이 호텔신라 커피숍이 문 닫을 때까지 앉아 고민했다는 설(說)이나, 이 회장이 굳은 표정으로 케이크를 자르고 있는 그의 결혼사진은 대중에게 ‘이부진은 아버지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은 딸’이라는 ‘증거’로 소비된다.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두 딸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도 여러 번 보도됐다. 2010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선 아예 “우리 딸들 광고 좀 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2007년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쓴 책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부진이 지난 2001년 호텔신라 부장으로 입사했을 때, 이건희는 호텔신라에 두 달 가까이 직접 숙박하면서 이부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이건희가 자신의 다른 아들, 딸들에게 이처럼 대놓고 애정과 관심을 보인 일은 없었다. 그래서 당시 호텔에서는 이부진의 직책에 ‘부’자와 ‘장’자 사이에 ‘회’자가 빠졌다는 말이 돌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장이 아니라 부회장이란 말이었다.

-김용철, ‘삼성을 생각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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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메르스 대책을 논의하는 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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