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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끼’는 천성 자아도취는 기본 조증(躁症)은 필수

한국 연예인들의 정신세계

  • 정해윤 | 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똘끼’는 천성 자아도취는 기본 조증(躁症)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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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로마 검투사만큼’ 스트레스
  • ● 배역 몰입하다 정체성 혼란
  • ● ‘공인’ 기대에 압박감 시달려
‘똘끼’는 천성 자아도취는 기본 조증(躁症)은 필수
배우 최민수가 지난 8월 촬영 도중 PD를 폭행한 뒤 방송에서 하차했다. ‘최민수가 또?’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이 많았다. 그가 폭행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2008년엔 노인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최민수로선 억울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스스로 대중에게 폭력적 이미지를 각인시킨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는 ‘성깔’ 있는 연예인으로 통하는 이경규, 최민수, 박명수가 그들만큼이나 성격이 까칠한 다른 연예인들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내용이다. 이런 기획 의도에 부합하듯 이경규, 최민수, 박명수를 매니저로 둔 연예인들은 잇따라 사고를 쳤다.

조영남과 김수미는 제작발표회장에서 연예계 원로에게 기대되는 이미지를 걷어찼다. 김수미는 (인터넷) 악플에 충격 받았다며 머리를 짧게 깎고 등장했다. 일부 시청자에겐 기행으로 비쳤다. 이어 김수미는 데뷔 9년차 아이돌에게 “넌 누구냐?”라고 했다. 조영남을 향해선 “조영남-이경규가 나올 때 시청률이 가장 낮다”고 독설을 뱉었다. 이에 조영남은 “이런 모욕적인 말은 처음이다.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시청자들은 어디까지가 설정이고 어디까지가 실제 상황인지 의아해했다.

연예인의 정신세계는 특이하다고 알려진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이들은 대중적 인기와 부(富)를 누리지만 세상엔 공짜가 없다. △인기 유지에 대한 압박감 △많은 이가 자신의 언행을 지켜보며 논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몰입해 연기한 캐릭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자아정체성 혼란 △유명인사로서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자존감 등이 연예인의 정신세계를 일반인의 그것과 구별 짓는다.

이은주의 비극

김수미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의 해명을 들어보면 자아정체성 혼란을 겪어온 듯하다. 그는 29세 때 드라마 ‘전원일기’의 일용엄마 역을 맡았다. 환갑이 지난 할머니 역할인데, 탁월한 연기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연기를 너무 잘해도 문제다. 연예계엔 ‘배우는 극중인물 같은 인생을, 가수는 가사 속 주인공 같은 인생을 산다’는 말이 있다. 특히 한 배역에 오랫동안 몰두하면 작품 속 인물과 감정적 동조가 일어나 자아정체성도 그렇게 변한다고 한다. 김수미가 실제 세계에서 가끔 보여주는 괴팍한 행동은 젊은 시절부터 연기한 욕쟁이 할멈 캐릭터가 제2의 천성이 돼 나타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배우들이 작품을 찍고 나면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선입관이 있고 연기자 보호에 대한 인식이 약해 방치되기 십상이다. 그 결과 일어난 비극이 배우 이은주의 자살이다. 그는 한 편의 영화를 찍고 난 후 헤어날 수 없을 만큼 깊은 우울증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한 채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직업의 세계를 ‘평범의 왕국’과 ‘극단의 왕국’으로 구분한다. 출연료, 저작권, CF출연료 등으로 수익을 얻는 연예계는 극단의 왕국에 속한다. 이는 연예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다.

‘똘끼’는 천성 자아도취는 기본 조증(躁症)은 필수

이은주는 연인과 차 트렁크에 갇혔다 숨지는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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