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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윤리, 관습? 기분 따라 갈아입는 옷

2045년 생활문화 비전

  • 이주향 | 수원대 철학과 교수

도덕, 윤리, 관습? 기분 따라 갈아입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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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어디서 찾을까

30년 전 우리 세대의 부모는 자식 교육에 올인했다. 교육을 통해 중산층이 된 우리는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부모 부양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마지막 세대다. 가족해체를 경험한 우리들, 부모가 된 우리 세대는 자식 교육에 신경 쓰지만 자식에게 올인하지는 않는다. 자식이 미래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한 우리는 부모 부양을 자식 책임이라고 떠넘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30년 후는? 지금의 가족들은 1년에 몇 번 만나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는 될까. 아마 자식들이 결혼이나 동거를 할 때도 자식에게 비용을 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사라질 것이다. 아마도 부모는 자식의 결혼식에 초대되는 대상이 되는, 그런 정도가 아닐까. 그러면 무엇보다도 심각해질 노인 문제는 어떻게 될까. 그때 내 나이 82세, 나는 살아 있을까.

어쩌면 세상은 그렇게 변덕스러운지. 아마도 30년 후면 지금 지지되는 윤리규범들이 거의 다 무너질 것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사회는 자신의 변덕을 ‘발전’으로 포장했지만, 50여 년을 살면서 나는 윤리가, 가치가, 정의가 절대적으로 상대적인 것임을 충분히 경험했다. 자본주의와 과학이 결합해 하루가 다르게 쏜살같이 변하는 이 풍진 세상은 우리를 또 어떤 가치가 지배하는 세상에 데려다놓을까.

평생 좋아하고 추구하던 가치와 윤리가 바뀌고 사라지고 새로운 가치가 요구되는 세상이니 도덕이나 윤리나 관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옷을 갈아 입듯 바꿀 수 있는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렇다면 내 삶을 지지해가는 것은 무엇이어야 할까. 갑자기 세상의 모든 것이 허무해진다. 세상이 허방 같다. 단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생존만이 존재 이유일 수는 없을 것이므로.



우리가 살았고 좋아했고 추구했고 기댔던 정의가, 가치가, 사랑하는 것들이 마치 꿈이고 환상이었던 것처럼 무너지고 사라져갈 때 ‘나’를 찾는다면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런 물음이 찾아들 때 소크라테스가 우리에게 전한 한 문장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철학의 정수, 내 인생의 화두였음을 깨달을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고 하는 명제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신동아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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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 | 수원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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