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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동계올림픽 개최지 현지취재-캐나다 밴쿠버

  • 밴쿠버·휘슬러=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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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에 30% 제공

밴쿠버 시가 올림픽빌리지 미분양 및 개발업체 부도 사태를 해결하려 만든 자문위원회에 초기부터 참여한 짐 오데아(Jim O′Dea) 테라하우징 대표의 설명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왜 밴쿠버 시가 개발업체 대출에 보증을 서준 건가?

“시가 개발할 토지를 경매에 부쳤을 때 가장 높은 가격을 써서 선정된 업체다. 선정 과정에 특혜라든지 다른 문제는 없었다. 시는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이 업체가 선수촌을 제때 제대로 짓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보증을 서줄 수밖에 없었다. 아마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 고급화 전략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가?



“사전 계획에 따라 빌리지의 30% 정도는 저소득층에게 값싸게 제공하기 위해 지었다. 나머지를 일반 분양을 통해 팔아 수지를 맞추려다보니 조금 비싸진 면도 있지만, 당시 시세가 높았고 위치가 좋은 점도 반영됐다.”

▼ 현재 분양 상태는 어떤가?

“다행히 지난해 모두 분양돼 손익분기점을 넘은 상태다. 시에서 마케팅 전문가를 고용해 판매방식을 특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동안 자주 발생하던 누수나 히터 고장 등 밸런스 문제도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안다. 5년 안에 이처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칭찬해줄 만하다.”

▼ 저소득층에게 제공하기로 계획한 30%는?

“그것 때문에 논란이 많았는데, 다행히 계획대로 저소득층에게 제공됐다. 좀 더 많이 못한 것이 아쉽다.”

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밴쿠버에서 휘슬러까지 이어지는 ‘시 투 스카이(Sea to Sky)’ 고속도로.

‘죽음의 고속도로’

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휘슬러 슬라이딩센터’(맨 위)와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경기장(중간), 스키점프대 등은 겨울시즌 준비를 위해 휴업 중이다. 여름철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실외에서 펼쳐지는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 노르딕 경기와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 슬라이딩 경기는 휘슬러에서 열렸다. 한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밴쿠버 지역의 온난한 기후 특성상 분산 개최할 수밖에 없었던 것. 휘슬러는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12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승용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는 ‘시 투 스카이 하이웨이(Sea To Sky Highway)’. 실제 밴쿠버 앞바다에서 시작해 해발 수천 km씩 하늘 높이 솟구친 휘슬러 일대의 준봉들로 안내한다. 한때 이 고속도로는 ‘죽음의 고속도로’로 불렸다. 가파른 계곡과 호수를 따라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져 추돌사고가 많았던 것.

조직위는 올림픽을 앞두고 8억C$ 가까이 투입해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확장하고, 포장도 새로 했다. 덕분에 공사 이후 추돌사고는 크게 줄었다고 한다. 도로 중간 중간 나타나는 호수들과 눈부신 만년설이 쌓인 웅장한 산봉우리가 어우러진 풍광은 환상적이다.

조직위는 휘슬러에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 노르딕 경기를 위한 ‘휘슬러 올림픽파크(Whistler Olympic Park)’와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 슬라이딩 경기용 ‘휘슬러 슬라이딩센터(Whistler Sliding Centre)’를 새로 지었다. 이들 시설을 운영 및 관리하는 곳은 ‘휘슬러 스포츠 레거시(Whistler Sport Legacy)’라는 비영리 조직이다. 동계올림픽 강국인 캐나다에서도 비인기 종목으로 사후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다.

9월 하순 휘슬러의 두 경기장은 모두 휴업 상태였다. 인적 없는 황량한 입구에 ‘여름 시즌 6월 27일부터 9월 6일까지만 문을 연다’는 팻말이 붙어 있다. 여름에 이들 시설을 찾는 사람은 고작 3000명 안팎이라는 게 시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 초까지 이어지는 겨울 시즌에는 월드컵과 세계 챔피언십 등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고, 국가대표는 물론 각국 선수의 훈련장소로도 활용되지만 적자를 면하기엔 역부족이다.

루신다 재거(Lucinda Jagger) 휘슬러 스포츠 레거시 부사장은 “슬라이딩 센터 하나에서만 매년 120만C$(10억 원) 정도의 적자를 본다”면서 “또 다른 비영리단체인 ‘게임스오퍼레이팅센터(Games Operating Centre, 경기운영센터)’의 자금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거 부사장은 “캘거리나 다른 미주지역의 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적자를 줄일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지만 아직까지는 특별한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5년 후 시설 재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 되면 더 큰 고민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인터뷰 | 낸시 윌렘-모든 휘슬러市 시장

“여름철 관광객 늘리기가 적자난 해법”


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어떻게 하면 여름 시즌 관광객 수를 늘릴 수 있을까’. 낸시 윌렘-모든 휘슬러 시장의 고민거리다. 그래야 적자로 허덕이는 휘슬러 올림픽파크와 슬라이딩 센터의 미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그가 찾은 대안은 각종 스포츠·문화행사.

“올림픽 이후 매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12개의 페스티벌을 한다. 매주 한 번씩 페스티벌이 열리는 셈이다. ‘크랭크웍스(Crankworx)’라는 게 있는데, 10일 동안 산악자전거를 타는 행사다. 8월에 열리는데 올해에는 1만 명 정도 참여했다. 또 밴쿠버 심포니오케스트라(시립교향악단)를 초청해 연주 행사를 할 때는 5000명쯤 모였다. 스포츠부터 문화까지 다양한 행사를 한다.”

-효과가 있나?

“올해 여름은 휘슬러 역사상 가장 바쁜 시기였다. 이전에는 한 해에 보통 200만 명 정도 찾았는데, 지난해에는 270만 명으로 늘었다. 여름철 관광객 수가 늘어난 덕분이다.”

-동계올림픽 시설은 어떻게 운영하나?

“휘슬러올림픽파크는 선수 훈련 이외에도 일정 기간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그런데 슬라이딩센터는 선수 훈련이나 대회 이외에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유지비도 비싸다. 그동안 전체적으로 밴쿠버올림픽 유산 펀드 중 1500만C$(130억 원) 정도의 예산 지원을 받았다.”

-휘슬러 올림픽빌리지는 별문제가 없었나?

“전혀 문제가 없었다. BC 주정부와 올림픽조직위원회, 휘슬러 시위원회가 예산 규모나 시설계획 등 모든 과정을 함께 협의해 진행했다. 처음부터 지역 주민에게 분양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분양 가격도 상한선을 둬 올리지 못하도록 했다. 그 때문에 지역 주민이 대부분 분양받았다. 다만, 일부는 여름이나 겨울에 훈련하러 온 선수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로 운영한다.”

-성공적인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조언을 한다면?

“경기장 등 시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개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원봉사자와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다. 휘슬러에서도 이들의 도움이 컸다.”


신동아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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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휘슬러=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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