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호

세계적 연구중심병원 국가 미래 이끌 의료 싱크탱크

PART 1 고려대의료원 - 경쟁력 & 비전

  • 입력2015-11-24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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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첨단 융복합의료센터 KU-MAGIC 프로젝트
    • 국가 위기상황마다 사회적 책임 다해
    세계적 연구중심병원 국가 미래 이끌 의료 싱크탱크

    의료 소외지역에 불을 밝혀온 고려대의료원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도모하는 KU-MAGIC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제공·고려대의료원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든 꽃을 피우는 의료기관이 있다. 1928년 9월 문을 연 조선여자의학강습소가 그렇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의학교육기관으로서 일제치하, 유교적 관습, 여성차별이라는 시대의 어둠을 밀어내고 결실을 거두었다. 이 강습소를 시작으로 훗날 대한민국 대표 대학병원이 탄생하는데, 바로 지금의 고려대의료원이다.

    1983년 9월 1일 발족한 고려대의료원은 효율적인 관리체계 및 운영, 우수한 의료진 확보 및 최신 의료장비 도입 등으로 선진 의료 환경을 조성하면서 국민건강 지키기에 앞장서왔다. 특히 대규모 병상 증설은 의료 소외지역에 불을 밝힌 결정적인 계기로 꼽힌다. 1990년 고려대 구로병원이 600병상으로 늘었고, 이듬해 고려대 안암병원도 710병상으로 확충했다. 이와 함께 국내 최고 시설과 장비가 들어왔고, 정예 의료진이 포진했다.

    ‘민족 고대’의 사회적 책임

    국민건강을 책임져온 고려대의료원은 사회 곳곳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1971년 국내 최초 법의학연구소를 설립해 법의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고, 1976년 세계 최초로 유행성출혈열 병원체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를 발견했다. 1989년 실용화에 성공한 이 백신은 현재 ‘한타박스’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판매 중이다.

    1987년에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故) 박종철 군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박군의 사인이 고문에 의한 것임을 규명하고 이를 용기 있게 증언한 것이다. 이는 의료기관이 권위주의 시대를 청산하는 동시에 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데 이바지한 특별한 사례로 꼽힌다.



    고려대의료원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대학병원의 임무를 완수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고려대 안산병원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와 상담치료를 도맡았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를 계기로 고려대 안산병원에 대형재난사고를 대비하는 단원재난의학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메르스 사태 때도 고려대의료원은 국내 의료계의 구심점 노릇을 했다.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이 지역사회 감염 예방은 물론 타 지역 환자까지 완치한 것이다. 그 결과, 단 한 명의 원내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최고 수준의 격리병실과 음압시설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려대의료원이 대한민국 의료계에 표준을 제시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연구’에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매출액 대비 8%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고려대의료원은 고위험 병원체를 확인 및 진단할 수 있는 생물안전 연구시설(BSL-3)을 완공해 질병관리본부 인증을 받았다. 이를 통해 고려대의료원은 국내 신약 및 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적 연구중심병원 국가 미래 이끌 의료 싱크탱크

    KU-MAGIC 프로젝트의 골자는 고려대의료원, 의과대학, 보건과학대학, 생명과학대학, 이과대학, 공과대학, 약학대학, 간호대학을 잇는 최첨단 융복합의료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사진제공·고려대의료원



    KU-MAGIC 프로젝트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랄까. ‘연구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던 고려대의료원은 알찬 결실을 거두고 있다. 2013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2곳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 중 예하 2개 병원이 동시에 연구중심 병원으로 지정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로부터 수주한 국책연구 성과도 눈에 띈다. 최근 2년(2014~2015년)간 구로병원이 수행한 대형 국책과제 연구비만 140억 원에 달한다. 안암병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각각 60여억 원, 185여억 원 규모의 국책과제를 수주하며 융복합 연구 기반을 다져나간다.

    고려대 의과대학의 활약도 눈부시다. 8000여 명의 의료인재를 배출한 의과대학은 국내 의과대학 중 유일하게 U21(세계연구중심대학 연합체)에 가입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14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100위권에 올랐고,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평가, 상급 종합병원 평가, 의료기관 인증 등 각종 평가에서도 최정상급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고려대의료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올해 9월 정릉캠퍼스에서 발족한 ‘KU-MAGIC’ 프로젝트다. KU-MAGIC은 ‘Medical Applied R&D Global Initiative Center’의 약자.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고려대의료원 예하 3개 병원을 주축으로 의과대학, 보건과학대학, 생명과학대학, 이과대학, 공과대학, 약학대학, 간호대학 등을 잇는 최첨단 융복합의료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이 사업에 2000억 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는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 만큼 사회적 의미가 크다. 고려대의료원은 융복합 연구개발을 통해 바이오메디컬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고려대와 고려대의료원이 손을 잡고, 네 가지 핵심 연구혁신(R&I) 분야를 수립했다. 국내 최고 다학제 시스템을 구현할 바이러스 및 감염병 분야,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미래형 의료기기 분야, 유전체와 단백질체 연구를 통해 차세대 암 치료 기술을 제시하는 맞춤형 의료 분야, 미래형 의료기술을 활용한 식의약품을 개발하는 스마트 에이징 분야다.

    경제·사회적 기대효과 커

    고려대의료원이 내다보는 것은 프로젝트의 경제·사회적 기대효과다. 우선 고급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고려대의료원의 안암, 구로, 안산 3개 병원에 소속된 교수 1534명, 의료진 4827명을 비롯해 홍릉 지역에 위치한 24개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활동하는 교수 1680명, 석·박사급 연구진 1만208명 등 대규모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아가 KU-MAGIC(주)을 발족해 연구개발에 따른 지적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야심 찬 프로젝트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대학의 연구 역량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의 싱크탱크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고려대의료원이 펼칠 의료 매직쇼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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