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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켄트리지 展

남아공에서 온 예술 잔치

  • 글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윌리엄 켄트리지 展

윌리엄 켄트리지 展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윌리엄 켄트리지

밖은 조용한데 안은 시끌시끌하다. 찬바람에 움츠러든 몸이 따뜻한 공기에 힘입고 호기심에 자극받아 절로 쭉 펴진다. 서울 경복궁과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이렇게 간단하게 ‘겨울’을 탈출할 수 있다. ‘윌리엄 켄트리지-주변적 고찰’ 전이다.
처음 들어보지만 낯설진 않은 흥겨운 음악이 전시장과 복도를 낮게 감싼다. 주로 검고, 간간이 흙색이 섞인 영상 작품이 곳곳에서 돌아간다. 다급하게 달려가다 둔기에 맞아 쓰러지는 검은 실루엣, 느리게 춤을 추는 흑인 여인….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60)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세계적 아티스트다.
이번 전시는 그의 한국 첫 개인전으로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망라한 108점이 나왔다. 대학에서 정치학, 미술, 연극을 공부하고 요하네스버그 극단에서 오래 근무했으며 TV 영상 아트디렉터로 활동한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답게 회화, 설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켄트리지는 남아공 백인 엘리트 집안 출신. 그러나 그는 “아파르트헤이트 아래에서는 부조리와 모순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1990년대 초반 남아공의 인종차별과 폭력을 소재로 한 목탄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지금의 명성을 얻었다.
윌리엄 켄트리지 展

간접 독서(Second-Hand Reading), 2013, HD video

이번 전시에 나온 회화 ‘사랑이 충만한 캐스피어’(1989)와 설치작품 ‘블랙박스’(2005)는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키(key)다. 낭만적인 제목과 달리 그림에는 목이 잘린 사람들의 얼굴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캐스피어’는 반란군을 진압할 때 사용된 무장 장갑차. 인형극 프레임에 조각, 드로잉, 영상, 음악, 기계장치를 결합한 ‘블랙박스’는 20세기 초 남서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일어난 대학살 사건을 소재로 한다.
전시실을 돌며 한참 시간을 들여 작품들을 보고 나왔는데, 아까 마주친 한 여성 관람객이 여전히 꼼짝도 않은 채 복도에 설치된 비디오 작품 ‘더 달콤하게, 춤을’(2015)에 몰입해 있었다. 이 전시를 찾는다면 반드시 챙겨올 것은 두툼한 외투보다는 시간이다.  

일시 3월 27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관람료 4000원(24세 이하 및 65세 이상은 무료)
문의 02-3701-9500
윌리엄 켄트리지 展

사랑이 충만한 캐스피어(Casspirs Full of Love), 1989, Drypoint etching

윌리엄 켄트리지 展

블랙박스(Black Box Chambre Noire), 2005, Mixed media installation with video

윌리엄 켄트리지 展

작업 중인 윌리엄 켄트리지

윌리엄 켄트리지 展

‘더 달콤하게 춤을’을 위한 부조(Cut-outs for More Sweetly, play the dance), 2015

윌리엄 켄트리지 展

전시장 외부 복도에는 플립북, 드로잉, 오브제 등과 켄트리지 관련 서적 등이 전시됐다.


신동아 2016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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