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호

신동아 단독

‘5·18 북한군 개입설’ 전두환 부부도 부인

‘신동아’ 2016년 6월호 인터뷰서 밝혀…“난 오늘 처음 듣는데.” “지만원 주장일 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9-02-11 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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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8일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 여파가 일파만파 국회를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은 해당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파상 공세에 나섰고, (사)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등 5·18 관련 단체들은 13일 집단 상경 투쟁을 예고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날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이 “5·18에 대해 바로잡기 위해 (북한군 개입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조차 금기시되고 수많은 진실이 은폐됐다”고, 극우논객 지만원 씨는 “5·18은 북한군 600여 명이 남한에 내려와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하면서 ‘5·18 북한군 개입설’ 논란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이와 관련,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처음 입장을 밝힌 2016년 6월호 ‘신동아’ 인터뷰 기사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 기사를 인용보도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2016년 4월 27일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진행된 ‘신동아’ 인터뷰에서 ‘5·18 당시 보안사령관으로서 북한군 침투와 관련된 정보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혀(모른다)”고 답했다. 옆자리에 앉은 이순자 여사는 “각하가 청와대를 경호하는(수도경비사령부) 30대대장 때 북한 특수군(1968년 김신조 일행의 1·21 침투사건)이 내려온 걸 물리쳤고, 1사단장 하실 때 북한이 땅굴을 파고 남침한 걸 잡아냈죠. 그래서 광주사태 때 간첩을 집어넣어서 광주사태를 악화시켰거나, 또 그걸 기화로 이북에서 사람을 들여보냈거나 그럴 개연성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증거가 없어요. 그래서 각하는 아예 말씀을 안 하세요”라고 부연했다.

    지만원 씨의 주장에 대해 이순자 여사는 “지금 그 말(북한군 침투설)을 하는 사람은 각하가 아니고 지만원이란 사람인데, 그 사람은 우리하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독불장군이라 우리가 통제하기도 불가능해요. 그걸 우리와 연결시키면 안 돼요”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인터뷰에 배석한 고명승 전 3군사령관은 “북한 특수군 600명 얘기는 우리 연희동에서 코멘트한 일이 없습니다”고 했다. 이어지는 인터뷰 내용은 이렇다.

    전두환: “뭐라고? 600명이 뭔데?” 



    정호용(전 의원): “이북에서 600명이 왔다는 거요. 지만원 씨가 주장해요.” 

    전두환: “어디로 왔는데?”   

    정호용: “5·18 때 광주로. 그래서 그 북한군들하고 광주 사람들하고 같이 봉기해서 잡았다는 거지.”
     
    전두환 “오…그래? 난 오늘 처음 듣는데.” 


    그동안 지 씨가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은 6차례 조사에서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는 2년 6개월 동안 14만10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문서를 수집·조사한 뒤 “북한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한편 2016년 6월호 ‘신동아’ 인터뷰 기사는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 씨 판결과 ‘전두환 회고록’의 출판·판매 금지 판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2018년 10월 광주지법 민사13부는 5·18 단체 4곳과 당사자 5명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화보집을 배포한 지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9500만 원 배상) 판결을 했고, 앞서 2017년에는 ‘전두환 회고록’ 출판·판매 금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신동아 인터뷰를 한 시점에서 1년이 채 경과하기도 전에 회고록을 통해 5·18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왜곡한 것은 일구이언(一口二言)의 모순적 주장’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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