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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익 ‘네마와시’(물밑작업) 무르익는 新정한론(征韓論)

  • 전계완 | 시사평론가, ‘일본, 다시 침략을 준비한다’ 저자 jkw68@daum.net

日 우익 ‘네마와시’(물밑작업) 무르익는 新정한론(征韓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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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광복 70년 드라마 KBS-이순신, NHK-요시다 쇼인
  • ● ‘대동아전쟁’ 전시장엔 반성 대신 “천황 만세!”만
  • ● 국지전 개입해 군사력 과시하고 ‘평화 위한 조치 선전?
日 우익 ‘네마와시’(물밑작업) 무르익는 新정한론(征韓論)

재일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 회원들이 혐한(嫌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

2015년 12월 현재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협력 공동체를 만들 가능성이 매우 낮다. 11월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만났지만 난마처럼 엮인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핵심 의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 만남 자체가 미국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뤄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정상회담 이후 상황은 더 꼬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의 연내 타결 노력에 합의했지만, 귀국하자마자 “과거에 이미 끝난 일”이라고 말을 바꿨다. ‘협상용’과 ‘국내 정치용’ 코멘트가 따로 노는 형국이다. 오히려 우경화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안보법 통과로 ‘전쟁 가능한 나라’가 된 일본은 아베 총리 취임 후 최대 규모인 12만 명의 반대 시위에도 눈도 깜박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일 군사동맹 체제를 강화해 유사시 한반도 작전계획을 세우며 자위대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아베의 질주에 공포심을 느낀 일본인은 적극적 저항은 포기하고 소극적 관망 상태로 돌아선 듯하다. 일본 우익의 활개가 이처럼 거칠게 드러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를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에게 지난 10월 일본 우익이 차량 위협 시위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국의 전직 총리를 ‘매국노’라 부르며 6차선 도로를 가로막고 10분간 도로를 점거한다는 것은 일본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11월 23일에는 야스쿠니 신사 화장실에서 사제 폭발물이 터졌는데, 일본 경찰은 폐쇄회로 TV 분석을 통해 27세의 한국인 전모 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공식 발표가 없는데도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등은 연일 이 사람을 ‘폭탄테러 용의자’로 특정해 보도했고, 전씨는 일본에 재입국하자마자 체포됐다. 우리 외교부는 전씨의 얼굴이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엄중항의했지만, 전씨의 개인정보와 수사 상황은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본 경찰이 사실상 피의 사실 공표를 하고 있는 것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日 우익 ‘네마와시’(물밑작업) 무르익는 新정한론(征韓論)

일본 야스쿠니 신사 입구에 설치된 ‘종전 70주년 특별전’ 알림판. 사진제공·전계완

21세기형 임진왜란

日 우익 ‘네마와시’(물밑작업) 무르익는 新정한론(征韓論)

‘일본 전범은 무죄’라고 주장한 인도 출신 라다비노드 팔 판사와 어록. 사진제공·전계완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대응은 한가롭고 위태로워 보인다.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놓고 ‘된다’ ‘안 된다’는 식으로 싸우는 걸 보면 정말 큰일이 벌어지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우리 정부가 뾰족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한 정치인의 말에 더욱 놀란다.
물론 똑같은 역사는 없다. 420년 전 임진왜란이나 120년 전 일본에 의한 조선 몰락이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역사는 되풀이된다. 비슷한 상황은 일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21세기형’ 임진왜란이나 한일 강제병합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 이미 일본에는 한반도를 향한 침략 DNA가 꿈틀거리고 있다. 무력을 이용한다면 그 실행 형태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고, 무력이 아니라면 새로운 방식으로 한반도를 넘볼 것이다.
지난 11월 스산한 바람이 불던 어느 날 필자는 도쿄 시내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강렬한 느낌의 포스터 한 장이 눈에 띄었다. ‘대동아전쟁 종전 70주년 특별전’이었다.
오랜만에 접하는 ‘대동아(大東亞)전쟁’이라는 용어가 생소했다. 우리는 1941년 일본의 미국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을 ‘태평양전쟁’이라 일컫는다. 일본은 국제사회가 뭐라고 하든 대동아전쟁이라고 한다. 아시아 전체가 연합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다는 일본식 주장이다. 식민지 침략과 제국주의 확장을 합리화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그러니 대동아전쟁 종전 70주년 특별전시장에선 사죄나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원으로 출정 전에 남긴 유서, 대일본제국과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친 뒤 야스쿠니에서 다시 만나자는 결의문, 천황의 뜻에 따라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헌신했다는 사진과 그림이 붙어 있다. 젊은이들의 영정사진은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몇 년 전 일본에서는 가미카제 특공대원을 다룬 하쿠타 나오키의 소설 ‘영원의 제로’가 출간됐다. 전쟁 미화 논란에도 베스트셀러가 됐고 드라마도 만들어졌다. 일본의 한 40대 주부는 “논란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뛰어들어 갈등하고 고뇌하는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고 말했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오면 바깥에 부조상이 하나 있다.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12명의 판사 중 유일하게 일본 전범들이 무죄라고 주장한 인도 출신 라다비노드 팔(1868~1967)의 얼굴과 어록이다. 일본 우익은 팔 판사를 기리고 그의 ‘용기와 정열’을 후세에 전한다는 명목으로 현창비(顯彰碑)를 세웠다. 그의 어록은 일본 우경화 행보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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