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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항암제 SB주사 논란

“검증된 기적의 항암제” VS “유효성 판단 어렵다”

  • 최호열 주간동아 기자 | honeypapa@donga.com

“검증된 기적의 항암제” VS “유효성 판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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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할미꽃 뿌리서 ‘항암효과’ 핵심물질 분리”
  • ● “말기암 질병통제율 80%, 복수·흉수에 효과, 생존율 2배”
  • ● ‘1상’ ‘2상전기’ 임상 승인한 식약처, “아직 미검증”
  • ● 식약처 “2상후기 임상까지 완료해야 전면 시판 검토”
“검증된 기적의 항암제” VS “유효성 판단 어렵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암환자가 약 1400만 명에 달했으며, 2030년에는 22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 역시 2012년 800만 명에서 2030년 13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 인류의 가장 큰 공포가 ‘암’인 셈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4년 암환자가 180만여 명, 이들이 쓴 치료비가 4조 원이 넘었다. 암으로 사망한 사람도 연 7만 명에 달한다. 그 숫자는 해마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학계에서 암을 정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현대의학으로 고치지 못하는 말기암환자들은 ‘용하다’는 입소문에 휘둘리기 쉽다. 대부분 과장되거나 사기인 경우가 많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천연물신약 항암제’라는 SB주사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신뢰가 가지 않은 건 이 때문이다. 게다가 의사나 약사 면허도 없는 개인이 항암제를 개발했다니….
그런데 세계적인 암 권위자인 김의신 박사가 이 신약을 알리는 데 적극 나섰다. ‘미국 최고 의사’로 11차례나 뽑힌 그는 세계 유수의 암 전문병원 MD앤더슨 암센터(이건희 삼성 회장이 폐암 수술을 받은 병원) 종신교수였다. 현재 캘리포니아 의대 교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 초청교수, 경희대 석학교수로 있다.
이종화 삼육서울병원 암센터장, 안병준 전 충남대 약학대학장, 홍순선 인하대 의대 교수 등은 이 신약의 효능·효과를 연구한 논문을 대한암학회 학술지와 해외 권위 있는 암 전문 학술지에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효능·효과도 뛰어나다. 이 정도면 벌써 세계적으로 주목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조차 아직 전면 시판이 안 되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개발자인 김송배(74) 씨는 스무 살 때 코에 생긴 악성종양을 할미꽃뿌리(백두홍)로 고친 것을 계기로 SB항암제를 개발, 의사 김순환 박사와 함께 이 약을 의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1980년대 중반부터 11년 동안 말기암환자 400여 명을 직접 치료해 80% 가까이 병세가 호전됐고, 10%는 사실상 완치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국제 특허 21개

1989년 김씨는 자신이 개발한 항암제를 국내는 물론 유럽연합, 미국, 일본 등에 특허 신청을 냈다. 국내는 1994년 1월에, 유럽특허청은 같은 해 3월에 의약품 발명특허를 인정했다. 그는 현재 SB주사와 관련해 국내 특허 12개, 국제 특허 21개를 보유하고 있다.
김씨는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섰다. 1990년 서울대 생약연구소를 시작으로 1997년까지 9개 연구소에서 20개 전(前)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근거로 1998년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았다. 1998년 12월부터 2003년 5월까지 영남대학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 1상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폐암 등 말기암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약 80%의 환자에게서 더 이상 암이 진행되지 않았다. 상당한 통제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2002년엔 안병준 충남대 약학대 교수가 신약의 주성분인 할미꽃뿌리에서 핵심물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풀사틸라 사포닌D(Pulsatilla saponinD)가 항암작용을 하며, 디옥시포도필로톡신(deoxypodophyllotoxin)이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막는다는 것을 밝혀낸 것.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종신회원인 안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은행잎에서 약용 엑기스를 추출해 ‘징코민’을 개발한 천연의약 분야의 권위자다.
2003년 희소식이 들려왔다.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이 발효된 것. 천연물신약은 식물이나 광물 등 천연물질에서 추출한 성분을 원료로 한 의약품을 말한다. 이 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사용되는 천연물신약을 연구·개발해 안전성과 효력 및 용법·용량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받은 경우에는 우선 심사해 해당 질병의 보조제로 시판 후 임상시험 성적에 관한 자료 제출 등의 조건을 붙여 신속하게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안전성과 효력 및 용법·용량을 입증할 근거가 있으면 먼저 판매하면서 임상을 진행할 길이 열린 것이다.
임상시험을 하려면 한 번에 수십억 원씩 든다. 우리나라에서 신약 개발이 더딘 이유다. 제품을 판매하면서 그 수익으로 임상시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으면 원천기술만 있는 작은 제약사도 신약 개발이 가능해진다. 그게 이 법을 만든 근본 취지다.
SB주사 제약사는 이 법을 근거로 신약 시판 허가를 요청했지만, 식약처는5년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7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원칙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질타하자, 지난 5년 동안 ‘안전성은 인정되나…효력 및 용법, 용량에 대한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시판을 불허하던 태도를 바꿔 2008년 6월 시판 허가를 내준다. 지정된 1곳의 병원에서만 처방할 수 있는 제한 시판이었다. 지정병원도 대형종합병원들의 외면으로 경기도에 있는 샘병원을 겨우 섭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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