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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김용주 前 의원), 5·16 이후 말할 수 없는 어려움 겪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미공개 저서 단독 입수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 정해윤 | 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선친(김용주 前 의원), 5·16 이후 말할 수 없는 어려움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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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집권당 원내총무 하다 쿠데타로 정계은퇴, 유랑생활
  • ● 朴 대통령 부친 박정희에 舊怨?
  • ●“YS처럼 어릴 때부터 대통령 꿈꿔”
미국의 유력 대선 주자는 대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자서전을 썼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힘든 선택들’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5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그의 민주당 경선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버니 샌더스의 정치혁명’이란 책으로 최근 화제에 올랐다.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경선후보도 입은 거칠지만 ‘불능의 미국’ ‘챔피언처럼 생각하기’ 같은 책을 냈다. 공화당의 다른 유력 주자 벤 카슨 후보의 ‘보다 완전한 연방을 위해’도 미국 서점에서 인기몰이를 한다.   
자서전은 자신을 어느 정도 미화하기 마련이지만, 어느 정도 진실도 담고 있다. 저자의 실제 체험, 속마음, 지적 수준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게다가 활자화하는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검증받는다. 그래서 ‘이미지 정치’가 판치는 요즘에도 유력 정치인의 자서전은 그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 가치를 지닌다.



김무성의 ‘희귀 소장본’

“선친(김용주 前 의원), 5·16 이후 말할 수 없는 어려움 겪어”

‘왜 김영삼이어야 하는가’의 서문.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는 오는 4월 총선에 나서는 주요 정당인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을 각각 이끌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유력 대선 주자다. 안철수 의원은 소문난 다작 작가이고, 문재인 대표도 출판가에서 환영받는 ‘브랜드’다. 김무성 대표는 어떨까. 인터넷 서점에서 ‘김무성’을 검색하면 놀랍게도 그가 쓴 책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포털 사이트에 ‘김무성’ ‘저서’로 검색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아마 책을 쓸 여유가 없었을 정도로 바쁘게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집권여당 대표이자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 주자가 웬만한 초선 의원도 쓰는 책 한 권을 안 썼나?’하는 실망스러운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이회창(‘아름다운 원칙’), 이명박(‘신화는 없다’), 박근혜(‘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등 역대 보수진영의 유력 주자는 대중의 지성과 감성에 호소하는 자기만의 사색과 스토리를 책에 담아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예수님이나 공자님도 책을 안 썼다. 요즘엔 마음으로, 말로, SNS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긴 한다.
김 대표가 한 권 쓰긴 썼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 대표의 한 참모는 “대표님 저서는 없는 것으로 안다. 수십 년 전 뭘 썼다는데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수소문해보니, 김 대표는 1996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엔 책을 안 쓴 것이 확실한 듯하고, 그 이전인 1987년 ‘왜 김영삼이어야 하는가’라는 책을 한 번 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 인터넷이나 시중 서점에서 구할 수 없다. 김 대표 측도 책의 존재를 거의 알리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희귀 소장본’이 된 셈인데, 이는 일반적으로 정치인이 자기 책을 적극 홍보하는 것과 대비된다.
서울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이 책의 열람을 신청한 결과, 이 책의 실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책의 표지와 본문이 디지털 자료로만 남아 있었다. 표지의 저자명은 ‘김무성 편저’로 돼 있었다. 김무성 개인이 쓴 책이 아니라 복수의 필진이 공동 작업한 결과물인 셈이다. 이 책이 나온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했고 김무성 대표는 김영삼 후보 선대본부의 재정국장이었다. ‘왜 김영삼이어야 하는가’를 왜 썼는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집안에서 한사코 반대”

이 책의 총 2부 중 1부는 김 전 대통령 일대기를 위인전 식으로 다뤘다. 전문 픽션 작가가 쓴 냄새가 났다. 2부는 책의 표지 제목과 같은 제목으로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할 당위론을 설파했다. 예전 인터뷰 발언, 신문·잡지 기사를 짜깁기한 수준이었다. 김무성 대표 본인이 직접 쓴 것으로 확인된 내용은, 그의 이름이 들어 있는 서문 세 쪽이 전부. 그런데 서문 중 두 군데가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는 자신의 정치 입문 과정을 밝힌 부분으로, 다음과 같다.
“본인은 어려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선친(故 김용주 의원, 전 민주당 참의원, 원내총무)의 영향이 컸다. 그렇지만 집안에서는 정치 지망을 한사코 반대했다. 왜냐하면 자유당 치하와 5·16 이후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는 선친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정치에 대한 소신은 변하지 않고 더욱 굳어졌다.”
김 대표는 요즘 ‘선친과 5·16’ 같은 민감한 주제를 거의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30대 청년이던 당시엔 별 거리낌 없이 책에다 쓴 것으로 보인다.
서문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 서문 내용과 김용주의 자서전 ‘풍설시대 80년’을 연결하면 김용주와 5·16에 관한 진실이 종합적으로 드러날 듯했다. ‘풍설시대 80년’에 따르면, 1961년 5월 16일 민주당(장면) 정권의 실세인 김용주 참의원 원내총무는 군사쿠데타를 인지한 뒤 주한미국대사관을 찾아가 1군의 동정을 묻거나 장면 총리를 수소문하거나 쿠데타군과의 협상을 타진하는 등 대응 방법에 대해 미 대사관 측과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미 대사관 측은 김용주에게 협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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