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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에 혹했다 ‘이자폭탄’ 맞는다

여성 전용 대출의 덫

  • 강지남 기자 | ayra@donga.com, 유설희 인턴기자 | 고려대 철학과 졸업

무이자에 혹했다 ‘이자폭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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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心 자극 광고 주의보

이들 업체의 ‘여심(女心) 공략’ 마케팅 역시 대부업체를 찾는 여성 고객 증가에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TV 등에서 ‘여자 맘은 여자가 아니까’, ‘여성 우대 대출’ 등의 문구를 내세우는 대부업체들의 여성 전용 대출상품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선두권의 한 여성 대부업체는 지난 한 해 동안 광고비로 117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0% 여성 상담원이 대출을 안내한다’는 마케팅은 여성들이 대부업체에 대해 갖는 두려움 내지 반감을 없애는 데 유효했다. 최근 여성 전용 대부업체에서 300만 원을 빌린 주부 김모(42) 씨는 “여성 상담원이 안내해준다고 해서 안심하고 전화를 걸었다”며 “채권 추심을 당하더라도 다른 곳과는 달리 여성 상담원이 부드럽게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사실과 다르다. 몇몇 여성 대부업체에 문의하니 “대출 상담만 여성이 할 뿐, 채권 추심까지 여성 상담원이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여성 전용 대출상품은 여성 상담원이 대출을 안내해준다는 것 외에는 일반 대부 상품과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귀띔했다.

주부 박모(37) 씨는 남편이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일을 쉬게 되자 여성 전용 대부업체로부터 생활비 용도로 300만 원을 빌렸다. 그는 “‘여자는 100일간 무이자’라는 광고를 보고 돈을 빌렸다”며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으니 금방 갚으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무이자 마케팅에 혹하다간 자칫 이자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7개 대부업체는 무이자 혜택을 주는 기간이 끝난 직후부터는 남은 대출 약정 기간 법정 최고 금리를 부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A라는 대부업체에서 1년간 300만 원을 빌린다고 가정해보자. 이 업체는 신용 7등급인 고객에게 연 29.9%의 금리를 적용하는데, 여성 고객에 한해 ‘한 달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한 달 무이자 혜택이 끝나면 법정 최고 금리인 34.9%가 적용된다. 한 달 무이자 혜택을 받으면 연간 이자는 104만7000원이지만, 혜택을 받지 않으면 연간 이자는 89만7000원이다. ‘여성 혜택’ 때문에 오히려 15만3000원의 이자를 더 물게 되는 셈. 만약 3년간 이를 갚지 못하면 빚은 이자 포함 2배, 615만 원으로 불어난다.



대부업체 찾기 전에…

그런가 하면 주부 김모(35) 씨는 ‘소득 없는 가정주부에게도 즉시 대출해준다’는 여성 전용 대부업체의 TV 광고를 보고 해당 업체를 찾아가 300만 원을 빌렸다. 그는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지는 알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한 개인회생 관련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많은 주부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제도권 금융 대출은 알아보지 않은 채 대부업체를 찾아가 더 많은 이자를 물고 신용등급도 하락하는 위험에 처하곤 한다”고 답답해했다. 민영완 신용회복위원회 제도기획부장은 “일정한 소득이 없고 신용 등급이 낮은 여성이라도 햇살론,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정부가 정책적으로 마련한 서민금융상품에서 대출이 가능하다”며 “대부업체를 찾아가기 전에 이러한 상품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혹시 모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신동아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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