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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은 낭비 입시에도 안 통할 것”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선행학습은 낭비 입시에도 안 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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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토론, 협업하는 자유학기제 틀 잡혀
  • ● 창의성, 도전의식…대입 선발 기준 바뀐다
  • ● 수능 수학 절대평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 ● 대학은 30년 전 그대로…‘변화 모멘텀’ 필요
  • ● 누리과정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겨서야
“선행학습은 낭비 입시에도 안 통할 것”
“강력한 대학구조개혁과 자유학기제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성과를 냈다.”

청와대는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3주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하는 변화와 혁신, 도약의 길’이라는 정책모음집을 내고 이렇게 자평했다.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통한 4만7000명의 대학 정원 감축, 헌법적 가치에 맞는 역사교과서 집필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국민의 ‘교육 체감지수’는 다르다. ‘공교육 정상화법’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사교육비를 잡는 데는 역부족이고,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 편성을 놓고 교육부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 간 반복되는 갈등에 불안이 크다. 국립대 총장 임명 지연, 체감도 낮은 ‘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 체험학습처 부족 등 혼란도 적지 않았다.

지난 1월 13일 취임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러한 혼란과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농부의 기대감은 파종기보다 수확기에 최고조에 이르듯,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은 집권 후반기에 더 높아진다. 이를 만족시켜야 하는 이 부총리는 “중압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4월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그를 만났다.  



‘맥시멈 2년’의 과제

▼ 곧 취임 100일이 됩니다.

“교육 현장을 방문하면서 부지런히 업무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임명됐으니 장관직을 수행하는 기간이 ‘맥시멈’ 2년일 겁니다. 이 기간에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보다는 그간 추진한 각종 교육개혁의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학교 현장, 그리고 정책 수요자와 소통하면서 정책의 취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생각입니다.”

▼ 웬만한 교육정책으로는 교육열이 높은 우리 국민에게 인정받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국민이 체감하고 인정해줘야 다음 정권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속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일하려 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서울대 기계공학 전공) 부총장으로 정책 수립 과정에도 참여해봤지만, 직접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으니 중압감이 커요. 학교에선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공학기술자였죠”

목소리만 듣고 직업을 맞혀보라고 했다면, 기자는 그가 성우 혹은 오페라의 베이스 가수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울림이 있는 중후한 저음과 옅은 경상도 억양이 잘 어우러졌다.

▼ ‘서울말’을 잘하시네요.

“그런가요(웃음). 어릴 적 부산 서면에서 나고 자랐으니 서울말은 아니고, ‘표준말’은 좀 씁니다.”

▼ 어릴 적 꿈은 뭐였습니까.

“공학기술자였죠.”

▼ 거의 이루셨네요.

“부산 집 근처에 자동차 정비소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사람들이 청색 원피스 작업복을 입고 일했는데, 작업복 주머니에 갖가지 정비 연장을 넣고 일하는 모습이 참 멋져 보였어요. ‘어떻게 하면 여기서 일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공학을 해야 한다’고 하길래 그때부터 공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직업체험교육’을 앞서 실천했군요.

“그런 것 같네요(웃음).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간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교육, 능력자 중심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한 교육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 핵심이 자유학기제와 진로체험교육인데, 자유학기제는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생들도 좋아하고 교실도 살아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요. 선생님들도 자유학기제에 맞춰 수업 준비를 많이 합니다.

자유학기제로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키워나가는 공교육 제도의 틀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해 대학이 자발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도록 했고, 특성화고교와 기업이 손잡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통해 고졸 취업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어요. 학벌 스펙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놓았다고 자부합니다.”

자유학기제는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는 대신 토론, 실습수업, 직장 체험활동과 같은 진로교육을 받는 제도다. 학생들이 중학교 한 학기 동안은 시험 부담 없이 진로탐색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교육부는 이를 확대해 초·중·고교별로 직업체험을 하고 진로 관련 교과 연계수업을 하는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를 올해 도입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영어 시간에 ‘나의 아버지는 비행사(My father is a pilot)’란 주제로 토론 수업을 하면서 조종사라는 직업에 관해 알아보는 식의 다양한 진로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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