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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제대로 만들기 올인할 뿐”

박원순 서울시장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song@yeongnam.com

“서울 제대로 만들기 올인할 뿐”

  • ● 박원순의 4·13? 잃은 게 더 많다
  • ● 대권 레이스엔 市政이 족쇄?
“서울 제대로 만들기 올인할 뿐”
박원순 서울시장 처지에서 4·13 총선 결과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승리하면서 야권 대선후보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대표가 대선 레이스에서 점수를 땄기 때문이다.

더욱이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도 당선돼 대권 잠룡(潛龍)으로 부상하면서 경쟁자가 늘었다. 영남 출신 주자가 문재인·안철수·박원순 3인에다 김부겸 전 의원까지 가세한 점, 최근 김종인 대표가 자신이 호남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야권 표밭인 호남에 어필하고 있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더민주당은 서울 49석 중 35석(71.4%)을 가져갔지만 이를 ‘박원순 효과’로 보는 시각은 없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에 올인한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공(功)이다. 경쟁자들은 ‘박원순이 없어도 서울을 지킬 수 있다’는 논리를 들이밀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10여 명의 ‘박원순 키즈’ 중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성북을)과 권미혁 뉴파티위원장(비례대표)만 당선됐다. 기대를 건 천준호 전 비서실장(서울 강북갑)은 낙마했다.

야권에서 독자 세력이 없는 박 시장은 총선을 통해 굳건한 진지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현직 단체장 신분으로 선거지원을 할 수 없는데도 간간이 몇몇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교두보 정도를 마련하는 데 그쳤다. 그가 대권 도전을 결심하고 내년에 후보 경선에 뛰어들면 새로운 세력이 형성될 수 있겠지만, 20대 총선 당선자의 정치성향별 분포를 보면 이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더민주 당선자 123명 중 ‘친문(親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30여 명. 범(汎)친노까지 합하면 그의 우군은 50명에 육박한다. 비노(非盧)가 30명, 무계파가 50명 안팎이지만 그들의 결속력은 친문을 못 따라간다. 박 시장으로선 비노와 무계파를 공략해야 하는데, 당분간 장외에서 시정(市政)을 챙겨야 하니 접근조차 어렵다.

박 시장은 총선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주인은 역시 국민이다. 그야말로 ‘사이다 선거’였다”고 말했다. 시원한 결과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야당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더민주의 호남 참패에 대해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없는 것처럼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변명이나 어설픈 사과로 넘어갈 일은 아니다”고 했다. 문 전 대표가 광주를 찾아 무릎 꿇은 일을 빗대는 것으로 들렸다.

차기 대권과 관련해선 “지금 대권 운운하고 권력다툼을 한다면 이번에 표현된 민심이 금방 이반한다고 했다. 그는 적어도 겉으로는 대권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한다. 기자에게도 “서울시를 제대로 만드는 사명을 제가 받았고, 이를 완수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다른 일은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강조했다.



부인과 역할 분담?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박 시장은 일과 시간 이후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걸로 알려진다. 주로 서울 시정에 대해 자문하는 형태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얘기도 듣는다고 한다. 여의도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정치권 언저리에 있는 인물들을 그룹별로 만나고 간혹 안부전화도 한다.

정치적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박 시장을 대신해 부인 강난희 씨가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는 얘기도 들린다. 강씨는 그간 여러 차례 구설에 올라 대외활동을 자제해왔지만 총선 기간에 얼굴을 자주 내비쳤다. 천준호 전 비서실장 지원을 위해 시장을 찾아 상인과 주민들을 만났고 유세차에도 올랐다. ‘박원순의 사람들’이 아닌 서영교(중랑갑), 추미애(광진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현역 단체장인 박 시장은 막후에서 대선을 준비하고, 부인이 밖에서 바람을 잡아가는 행보에 나선 걸까. 


신동아 2016년 5월 호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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