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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전선동부 vs 南 국가정보원 고려항공 女승무원 짧은 치마의 비밀

한반도 물밑전쟁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北 선전선동부 vs 南 국가정보원 고려항공 女승무원 짧은 치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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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北, 한국 언론보도에 실시간 격렬 반응
  • ● 탁월한 선전선동 연기자 김정은의 쇼·쇼·쇼
  • ● 南, 헤드라인 이용해 北 흔들기 이간책
北 선전선동부 vs 南 국가정보원 고려항공 女승무원 짧은 치마의 비밀

[뉴스1]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나흘 앞둔 4월 9일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 집단 탈출’ 소식이 한국 언론 헤드라인에 올랐다. 4월 5일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식당 ‘류경’에서 일하던 13명이 탈출해 4월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는데, 한국 정부는 합동신문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4월 8일 탈북 사실을 공개했다. 정부에 따르면 한 여성 종업원은 “대북 제재가 심화하면서 북한 체제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보고 희망이 있는 서울로 탈출하게 됐다”고 했다. 제재 ‘융단폭격’ 이후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음이 입증된 사건이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한국 입국 과정 및 탈북 사실 발표 과정엔 국가정보원이 개입하게 마련이다.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에 들어오는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등 당국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4월 11일 “북한식당 종사자들의 입국 사실을 공개하고 북한군 정찰총국 간부의 지난해 탈북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대북 제재의 효과가 발휘되고 있으며 북한 지도부가 불안해한다고 판단하게 유도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 이외의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보기관은 성공했든, 실패했든 공작에 대해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이다.

여성 종업원들과 ‘북한군 대좌’의 탈북 사실 공개는 정부가 ‘신변안전 우선 고려’라는 원칙까지 깨며 대북 제재 효과를 홍보한 것이다. 한 탈북 인사는 “이젠 북한 사람이 한국으로 오겠다고  연락해오면 미국대사관으로 가라고 해야겠다”며 언짢아했다.

 ‘북한군 정찰총국 대좌’의 탈북 사실이 공개되자마자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망명한 인사들 사이에서는 망명 인사의 계급이 과장됐다는 말이 나돌았다. ‘동아일보’는 4월 13일 “계급은 대좌가 아니라 상좌”라고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상좌는 국군의 중령과 대령 사이에 해당하는 계급으로 ‘고위 인사’라고 보긴 어렵다.



‘신동아’ 협박한 北 매체

정보 관계자 A씨는 “남북이 벌이는 ‘헤드라인 전략’을 머릿속에 두고 뉴스를 읽으면 남북관계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식당 여종업원의 집단 탈북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은 양날의 칼이다. 한국 국민을 향해 정책의 효과를 홍보하는 게 하나라면, 김정은 체제가 해외에서부터 흔들린다는 사실을 북한 사람들에게 알려 평양을 흔드는 게 또 하나다.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간부들은 한국 언론을 접한다. 한국 언론에 보도된 소식은 북한 내부로도 전해진다. 동요하지 않던 이들도 ‘해외 거주 북한 인사들이 동요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흔들리게 마련이다.”

A씨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이 한국 언론 보도에 반응하는 속도가 실시간에 가깝다고 할 만큼 빨라졌다”면서 “김정은이 집무실에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 언론을 직접 모니터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언론이 한미 연합상륙훈련을 두고 ‘평양 진격 훈련’이라고 보도하면 곧바로 북한 매체가 ‘서울 해방 작전으로 대응한다’고 보도한다. ‘김정은 참수작전’ 보도가 한국 언론에 나오자마자 ‘노동신문’은 ‘청와대 타격 훈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청와대 선제 타격’을 협박한다.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이 같은 헤드라인 전략 또한 북한 주민과 한국 국민을 모두 겨냥한 것이다.  

북한 매체가 한국 언론에 직접 대응하는 일도 잦아졌다. ‘신동아’는 지난해 5월호에서 북한 당국이 작성한 ‘원산-금강산 개발 총계획’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해 평양의 청사진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보도했는데, 북한 당국은 통일전선부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즉각적으로 이에 대응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신동아’가 우리가 추진하는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 대개발 사업에 대해 얼토당토않은 망발을 마구 줴쳐댔다”면서 “무엄하게 우리의 최고존엄을 걸고드는 자들을 그가 누구든 첫 번째 징벌 대상으로 단호히 처단할 것이라는 것을 한두 번만 강조하지 않았다. 우리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협박했다.  

사회주의 혁명은 선전·선동을 통해 이뤄졌다. 중국 공산당의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는 능란한 선전·선동가였다. 북한 노동당의 선전선동부는 조직지도부와 함께 체제 유지의 양대 축이다.



김정은의 배우급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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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사진은 각각 3월 9일, 11일, 15일 공개된 것이다. 안경, 장갑으로 변화를 줬으나 같은 날 촬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전선동부는 최근 수장고에 감춰둬야 할 전략무기 사진까지 공개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선보였다. 김정은이 핵폭탄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어루만지는 연출까지 했는데, 북한 주민에겐 핵 능력을 알리고 한국 국민에겐 핵 공포를 심어주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쇼 오프(show off, 과시) 전략’이기도 하다.

3월 9일 ‘노동신문’이 보도한 구(球)형의 핵폭탄 및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물체의 사진은 한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같은 날 노동신문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 혹은 KN-14를 조립하는 듯한 격납고 내부  사진도 공개했다. 김정은의 모습 뒤로 흐릿하게 처리한 설계도까지 노출했다.

3월 11일에는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타격 계획이 담긴 사진 속 지도를 확대해보면 비행 궤적까지 나와 있다. 군사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북한은 3월 15일에도 김정은이 “탄도 로켓 대기권 재돌입 모의실험을 현지지도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매년 봄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시기에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실제 작전이 가능한 미군 장비와 병력이 한반도에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최고지도자의 동선을 외부에 숨기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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