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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권? 나를 던져 나라 발전한다면…”

유정복 인천시장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대권? 나를 던져 나라 발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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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채 1조6861억 원 상환…“재원 운용 모델 될 것”
  • ● 유커 1만 명 ‘인천 상륙’…“콘텐츠 부족”
  • ● “월미도 특혜? 전임 시장이 추진, 결정고시 유보”
  • ● ‘마괴 인천’ ‘마계(魔界) 인천’…“이미지 쇄신해야”
  • ● “자가발전 하며 反박근혜 선언하는 게 최선일까”
“대권? 나를 던져 나라 발전한다면…”

[박해윤 기자]

“돈을 써야 박수 받는데 ‘허리띠 졸라매자’고 하니 다들 떨떠름하죠. 어휴…. 저도 민선 시장인데 돈 쓰고 싶죠. 하지만 그러면 다음 세대가 힘들어져요. 아직 ‘부자 도시’는 아니지만 빚도 많이 줄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2년 전 유정복(59) 인천시장은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13조 부채 도시를 부자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 ‘신동아’와 한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는 “힘들지만 숙명”이라고 했다. 하루 이자 12억 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 처방전도 마땅찮았다. 재정 건전화 원년(元年)을 선포하고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인천시민에게 양해와 지지를 당부했고, 공무원들에겐 희생과 솔선을 요구했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요즘, 시장의 ‘족쇄’이자 인천의 ‘숙명’인 부채 문제는 어둠의 터널을 달려와 저 멀리 출구가 보이는 듯하다. 6월 10일 시장실에서 만난 유 시장에게 돈 얘기부터 꺼내려니, 묻는 기자나 답하는 시장이나 머쓱하긴 매한가지였다.  



稅源 발굴, 지출 조정

▼ 1년간 어떻게 지냈습니까.

“배 기자도 (국회의원 시절) 여의도에서 저를 지켜봤지만, 저는 지금까지 공직생활하면서 정말 바쁘게 살아왔잖아요. 그런데 민선 광역시장은 더 바빠요. 정치적 신분 때문에 바쁜 것도 있지만, 민원인 만나고 행사와 회의 참석하는 게 너무 많아요. 장관이나 중앙부처 공무원들 만나 현안 해결해야 하고, 중국 가서 관광객도 유치해 와야죠, 오늘 신동아 인터뷰 마치면 곧장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가서 ‘인천 아일랜드 로드쇼’(인천의 섬 관광 홍보 행사) 참석해야 해요. 시장이 참석하는 것과 안 하는 건 차이가 무척 커요.”

▼ ‘마이너스 통장’ 빚은 좀 줄었나요.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고 성과도 냈어요. 2014년 인천시 총 부채는 13조1685억 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까지 11조4824억 원이에요. 1조6861억 원 줄였어요. 그동안 시는 8304억 원, 공사·공단은 자산을 팔고 경영 효율화를 통해 8557억 원(도시공사 7187억 원, 기타 1370억 원) 줄였습니다. 루윈시티와 제3연륙교 등 대형 사업들도 잘 진행되고 있고요. 재정 건전화 3개년 계획에 따라 2018년까지 부채를 8조 원대로 줄일 계획입니다.”

▼ 1년 새 많이 줄였군요.

“땀 많이 흘렸습니다(웃음). 재정 건전화는 인천이 나아갈 길의 기초를 놓는 일이에요. 가정이나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죠. 수입이 많아야죠.”

▼ 국비 지원 말인가요.

“‘입금통장’은 많을수록 좋죠. 지난해 인천시 사상 최대 정부 지원금(2조5160억 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그보다 많은 2조8501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탈루, 은닉한 세원(稅源) 찾아내고 새로운 세수(稅收)도 발굴했죠. 리스·렌트 자동차 회사들의 등록지를 인천으로 옮기게 해서 3000억 원 가까운 세수를 새로 확보했습니다. 전국의 자동차 리스·렌트 회사 대표들과 만나 식사하면서 어려운 점을 듣고, 행정편의를 제공해 유치한 결과죠. 시의 일부 자산을 매각하거나 교환하면서 재원을 확보했고요.”

“대권? 나를 던져 나라 발전한다면…”

[박해윤 기자]



▼ 국비는 보통 시비와 ‘매칭’해 집행하는데, 국비를 받으면 시 예산도 그만큼 써야 하지 않나요.

“맞아요. 그래서 시에서 쓸 돈은 최소화했습니다. 전액 국비사업을 선정하는 등 철저하게 전략을 세워 시비 보조율을 낮췄어요(27%→23%). ‘국비상황 추진보고회’를 수시로 열어 각 국·실장에게 국비 확보를 책임지게 하고 실적을 독려했죠. 인천시 공무원들이 중앙 부처와 국회를 수시로 들락거리고, 싼 이자로 돈을 빌려 차환(借換, 새로 돈을 빌려 먼저 빌린 돈을 갚음)도 했고요. 시 예산 지출 최소화는 ‘재정 운용의 묘’입니다. 이건 과장할 수도 없고 숫자로 다 나와요. 올해에만 부채 원리금 상환에 7173억 원(정기 상환 3297억, 조기 상환 3034억, 이자 상환 842억)을 쓰는데, 이 재원을 마련했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유바리, 디트로이트

▼ 그 돈을 선심성 예산으로 풀었다면 점수를 땄을 텐데요.

“조기 상환한 3034억 원을 풀었다면 박수 받았을 겁니다(웃음). 이런저런 원성과 오해를 샀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선 빚부터 갚아야죠. 고통스럽지만 시민들이 진정성을 알아줄 거라 믿어요.”

▼ 씀씀이도 많이 줄였습니까.

“그럼요. 세출 구조조정, 이게 보통 일입니까. 씀씀이를 통제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워요. ‘재정 건전화 방향이 옳습니다’고 하던 사람들도 막상 자신과 관련된 예산을 줄이려면 ‘우리 예산에 손대는 건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쳐요. 일부 시의원도 자신들이 예산 반영하고 싶은 걸 못한다며 불만을 토했어요. 공무원들이 연가 보상금을 반납하고 시장 업무추진비도 줄이면서 나부터, 우리부터 앞장서서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의원들께도 차근차근 설명했고요.”

▼ 그럼 주민 복지 혜택도 줄었겠군요.

“그건 아닙니다. 쓸 건 써야죠. 사회복지 예산은 오히려 4.8%(1016억 원) 늘었어요. 출산장려금 사업 등 중복 지원되는 40개 사업을 손보고, 차상위계층 저소득 주민 2만5000여 명을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발굴해 지원했어요. 인천시의 이러한 방식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똑 부러지게 말할 순 없지만, ‘지방재정 운용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천이 부채 도시가 된 데는 인천도시공사 등 공기업과 산하기관 탓이 크다. 전체 부채의 3분의 2에 달한다. 과거 영종·도화·검단 등 대형 개발사업과 각종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초기 투자비용을 외부 차입금에 의존한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공사채를 발행해 ‘돌려막기’를 하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건설도 부채 규모를 키웠다.

지자체의 부채는 시민의 삶과 직결된다. 부유한 탄광도시였던 일본 유바리(夕張) 시는 무분별한 개발과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2006년 파산했다. 대중교통과 상수도 요금이 인상됐고, 많은 학교와 공공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주민들은 시를 떠났다.

“미국 최대 공업도시였던 디트로이트도 그런 사례죠.  2009년 파산 당시 예산이 부족해 경찰을 줄였더니 범죄 현장에 출장하는 데 58분이 걸렸어요. 밤에는 시 전체 가로등의 40%를 소등하다 보니 시내 공원에 사람이 없어요. 인구도 절반으로 줄었고요.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은 주민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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