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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沈 항공모함’ 띄워 원유·천연가스 독식?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개발 속내

  • 모종혁 |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

‘不沈 항공모함’ 띄워 원유·천연가스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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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Z 선포 직전?

5월 4일 중국 국영 CCTV 메인 뉴스 프로그램 ‘신원롄보(新聞聯播)’는 ‘불침(不沈)의 항공모함’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해군 공연단이 배를 타고 9일간 시사·난사군도 3개 섬과 7개 환초를 방문해 관병(官兵)과 건설 노동자를 위로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융수자오에 들어선 항만, 도로, 가로등 등을 보여줬다.

인공섬은 안정성이 입증됐다. 헬리콥터 이착륙장과 함께 지난해 가을 완공된 융수자오의 활주로는 정밀 조정·검증작업 끝에 민항기와 군용기 이착륙을 성공시켰다. 1월 6일 하이난다오(海南島) 하이커우(海口) 공항에서 이륙한 민항기 2대는 2시간을 비행해 융수자오 활주로에 안착해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4월 17일엔 해군 초계기 1대가 싼야 공항을 출발, 융수자오에 착륙해 중환자 3명을 태우고 회항했다.

중국은 인공섬을 건설하자마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할 움직임을 보였다. ADIZ는 자국 영공에 접근하는 타국 군용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하는 구역. 국제법상 영공보다 넓어 관할권을 인정받지 못하지만, 타국 항공기는 ADIZ 설정국에 진입 의사를 사전 통보해야 한다. 통보 없이 들어가면 설정국은 전투기를 출격시킬 수 있다. 이는 배타적경제수역(EEZ, 자국 연안으로부터 200해리까지의 모든 자원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엔 국제해양법상 수역) 선포 직전 단계라 할 수 있다.

과거 중국은 남중국해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륙국가의 전통이 오랜 중국은 20세기 후반까지 연안 방어에만 신경을 썼을 뿐 해양패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1909년 광둥(廣東) 수사 리준(李准) 제독이 시사군도와 난사군도를 순찰해 몇몇 섬에 청나라 국기를 꽂았을 뿐이다. 1949년에 들어선 사회주의 정권이 1953년 “남중국해의 모든 군도가 중국 영토”라고 선언했지만 이는 구체적 행동이 따르지 않은 ‘주권적 선언’에 불과했다.





이합집산 기싸움

1968년, 중국이 남중국해에 관심을 갖게 된 사건이 일어났다. 미군 해양지리원의 지원을 받은 유엔 아시아·극동경제위원회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정밀 탐사하면서 남중국해의 원유와 천연가스 부존 가능성을 보고한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110억 배럴의 원유, 190조 큐빅피트(cubic feet)의 천연가스 매장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연해 국가들 간 영유권 분쟁이 시작됐다. 중국은 누구보다 발 빠르게 행동했다. 1974년 시사군도에 대규모 함선을 파견해 몇몇 섬에 주둔해 있던 베트남군을 쫓아냈다. 곧바로 융싱다오(永興島, 우디섬)에 항만, 비행장 등을 건설한 뒤 난사군도로 눈을 돌렸다.

1988년 초 중국은 츠과자오(赤瓜礁, 존슨 환초) 등 난사군도 5개 환초에 처음으로 군대를 주둔시켰다. 이에 자극받은 베트남이 부대를 파견하면서 그해 3월 군사 충돌이 발생했다. 결과는 중국의 완승. 베트남 군함 여러 척이 침몰하고 병사 70여 명이 숨졌다. 이 해전을 계기로 주변국들은 자국이 점령한 섬에 군사시설과 관측소를 설치했다. 영유권 분쟁이 국제 이슈로 확대된 것이다. 난사군도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자 ‘남중국해가 세계 해운교역량의 40% 이상이 오가는 해상로’라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압력이 이어졌다.

2002년 중국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지역협력기구)은 캄보디아에서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선언’을 발표했다. 분쟁 방지를 위해 관련국의 점유·건설행위 중단, 분쟁의 평화적 해결, 국제법 준수를 약속한 최초의 국제 합의였다. 2005년엔 중국·베트남·필리핀 3국이 ‘남중국해 해상지진 협의’를 체결했지만, 2007년 4월 베트남이 난사군도에 선거구를 신설하고, 영국 BP사와 유전 및 천연가스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분쟁이 재발했다. 그해 11월 중국은 시사군도·중사군도(中沙群島·메이클즈필드 뱅크)·난사군도를 관할하는 싼사(三沙)시를 설치했다.

여기에 미국이 개입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2011년 미국은 외교정책의 근간을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로 수정하면서 남중국해를 대중(對中) 봉쇄 무대로 이용했다. 2010년 6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베트남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포럼에서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을 준수하고 자유 항해와 개방적인 접근을 보장하는 일은 미국의 국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으나 미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베트남과의 정치·군사 교류를 강화하고 필리핀 지원을 늘렸다.

이렇게 불거진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난사군도 분쟁을 아세안, 대만 등 관련 당사국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협상의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당사국 간의 1대 1 협상을 주장한다. 또한 영유권은 양보할 수 없지만 경제적 개발은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황다후이 중국 인민대 외교학과 주임은 필자에게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중요한 해상무역로이자 군사전략지인 남중국해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영유권 행사는 중국의 주권과 해양 안보를 지키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수천㎞ 떨어진 난사군도 분쟁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남중국해 문제, 특히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중국은 일본의 오키노토리(沖ノ鳥) 인공섬 사업을 모방하면서 더욱 발전시켰다. ‘인간이 정주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섬’을 건설한 것이다.



오키노토리·이어도 따라 하기

오키노토리는 도쿄에서 1740㎞ 떨어진 서태평양 환초다. 동서 4.5㎞, 남북 1.7㎞로, 2개의 큰 암석만 수면 위로 70㎝ 정도 솟아 있었다. 1931년 일본은 오키노토리를 오가사와라무라(小笠原村) 제도의 부속 도서로 규정하고 도쿄에 편입했다. 이후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져 암석이 수몰될 위기를 맞자 1987년부터 수백억 엔을 들여 콘크리트 인공섬을 완공했다.

중국은 일본의 오키노토리 영유권은 인정하면서도 “오키노토리는 섬이 아닌 콘크리트 바위”라고 공격해왔다(일본은 중국의 이런 논리를 독도에 적용하고 있다. “독도는 인간이 살거나 경제활동을 못하는 바위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식이다.) 2012년 필자와 만난 왕한링 중국사회과학원 해양법·해양사무연구센터 주임은 “1982년 유엔 해양법 협약에서 섬은 자연적으로 수면 위에 존재하는 육지로 규정했는데, 오키노토리는 인간이 살기가 불가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운 암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오키노토리가 섬으로 공인되면 일본은 주변 40만㎢에 달하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갖게 된다. 국제적으로 EEZ가 인정되면 주변국이 그 일대에서 해양 조사, 어업 활동, 자원 개발 등을 할 경우 일본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은 한국이 이어도에 세운 해양과학기지도 같은 논리로 비난해왔다. 진융밍 상하이 사회과학원 해양전략연구센터 주임은 “한국은 양국 간 EEZ 경계 획정이 이뤄지지 않은 해역에 있는 환초인 쑤옌자오(蘇岩礁, 이어도)에 중국 동의 없이 불법 구조물을 건설했다”면서 “이는 유엔 해양법상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유엔 해양법상 조사 연구를 목적으로 한 과학기지 건설은 위법이 아니다. 우리 정부도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국립해양조사원이 이어도 기지를 운영케 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이어도 기지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그래서 오키노토리와 이어도의 전례를 본받아 남중국해 인공섬을 건설했다. 왕한링 주임은 “중국은 유엔 해양법 협약을 준수하되 ‘새로운 해상전략’을 준비해 국제 중재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정착 장려금을 지원하며 주민의 인공섬 이주를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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