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호

별책부록 | 글로벌 스탠더드 NEXT 경기

교통 좋고 자연경관 우수 서울 사람들 “경기로! 경기로!”

은퇴자 낙원 ‘J턴 1번지’

  •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입력2016-07-08 11: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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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 찰리는 아침이면 공장에 출근해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나사를 조인다. 쉴 새 없이 일만 하는 그의 모습은 도시인의 삶을 대변한다.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상, 무료한 표정을 지은 채 일하는 노동자, 고층 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도시….

    이런 삶에 염증을 느껴서일까. 최근 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중소도시나 농촌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증가한다.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3월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 귀농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귀촌가구는 3만3442가구(6만1991명)로 2013년 2만1501가구(3만7442명)에 비해 55%나 증가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30.3%로 가장 높다.

    귀농귀촌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게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귀농귀촌을 세 가지 현상으로 구분한다. 농촌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U턴 현상, 도시민이 농촌으로 이주하는 I턴 현상, 귀향까지는 아니지만 전원(田園)을 즐기고자 서울 인근 중소도시로 회귀하는 J턴 현상이다.

    독특한 것은 J턴 현상이다. 이 현상은 사람들이 자연환경, 주거 여건, 농업 여건이 좋은 곳에서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게 특징이다. 부모가 마련한 영농이나 주거를 생활기반으로 삼는 U턴 현상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흥미로운 점은 지방자치단체가 J턴 현상을 눈여겨본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주민의 유입으로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서다. J턴 현상에 가장 관심을 갖는 지자체로는 단연 경기도가 꼽힌다. 경기도는 국내 최대 귀농귀촌지로서 서울과 가깝고 생활 여건이 좋은 데다 자연경관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운다.



    김진호 경기도 보도기획담당관 메시지팀장은 “경기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도시와 농촌이라는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려는 이들에게 제격이다”며 “지자체마다 특성을 발휘해 이주민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 경기로 이끄는 ‘J턴 현상’

    도내 지역별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주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우수한 교통 인프라를 내세워 이주민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포천은 산(명성산·운악산)이 많고 강(한탄강)과 천(포천천)을 끼고 있어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고려할 만하고, 남양주는 경춘선과 중앙선, 서울-춘천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한강북단도로(서울~덕소) 등 교통이 편리해 서울에서 접근하기 좋다.

    하남은 웰빙도시를 콘셉트로 삼은 주거환경을 강조한다. 2008년 ‘물과 음악이 흐르는 도시’라는 콘셉트로 이미 풍산택지개발지구를 완공했다.

    농사를 염두해 둔다면 양평을 주목하자. 양평은 비영리법인 농촌나드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도가 J턴 현상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사회적·지역적 효과다. 이주민은 마을 주민에 비해 젊고 활동적이어서 지역 고령화 추세를 완화할 뿐 아니라 폐쇄적인 농촌마을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들의 전입으로 거주지와 농지 등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이주민이 경제적 부담 없이 일정 기간 거주하면서 지역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농촌 주택 구입 시 융자지원과 취득세 및 등록세의 감면 조치 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주민이 정보를 얻고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단일 창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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