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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中 공장들 동쪽 이전 미세먼지로 한국 공습?

중국發 대기오염 해도 너무해!

  • 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中 공장들 동쪽 이전 미세먼지로 한국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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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2000개 이전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도 없지 않다.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에너지 보급 확대가 대표적이다. 특히 전기자동차 보급은 거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운행 중인 전기자동차가 20만 대를 넘어섰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 5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 경우 자동차 매연에 의한 미세먼지의 발생은 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 회사 비야디(比亞迪)는 중국 당국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면서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다.

미세먼지 퇴치를 위한 가장 강력한 조치는 베이징 내 환경오염 유발 공장들을 이전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베이징 시가 이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3년부터 본격화한 이 조치로 인해 1500여 개의 공장이 허베이성 일대로 뿔뿔이 흩어졌다. 대부분 철강, 시멘트, 비철금속 제련, 전해 알루미늄, 판유리, 카바이드, 합금주철, 아스팔트 방수시트를 만드는 대기오염 업종 공장들이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다. 2020년까지 2000여 개 공장이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청정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도 이전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 공장들 중에는 베이징이 자랑하는 제약회사인 퉁런탕(同人堂)의 공장도 여럿 포함됐다. 대기오염을 크게 유발하는 공장은 아니지만, ‘공장 이전 쓰나미’에 휩쓸려 함께 밀려나는 운명을 맞게 됐다. 이런 조치와 노력이 결실을 거둘 경우 중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단기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의 대기오염은 쉽게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비관적 관측도 많다. 지금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중국 경제가 좋지 못하다. 중국 당국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법규를 엄격하게 들이대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베이징 내 공장을 이전하는 프로젝트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이런 비관론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국무원 환경부 산하 한 연구소의 추이잉수 연구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 베이징 내 공장들은 바닷가에 가까운 허베이성 동쪽으로 대거 이전되고 있다. 오염원을 줄이겠다는 의지보다는 해풍(海風) 같은 자연적인 요인에 기대겠다는 막연한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에선 주로 서에서 동으로 바람이 부니까 공장을 베이징 동쪽으로 이전하면 베이징으로는 오염물질이 안 날아온다고 여긴다.





중국인도 ‘한국에 영향’ 인정

더구나 공장에 오염을 줄이는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경우 생산단가가 대폭 올라간다. 자연스럽게 수출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환경단체는 당국의 베이징 공장 이전 노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공장들을 대거 이전하더라도 한국이나 선진국 수준으로 대기오염원을 줄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저 여기 있던 것을 저기로 옮기는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봐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베이징의 미세먼지는 개선될 수 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일 수 있는 베이징 공장 이전 프로젝트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는 한국에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스자좡(石家莊), 바오딩(保定), 한단(邯鄲) 같은 허베이성의 여러 도시는 베이징 못지않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여기에다 베이징에서 밀려난 공장들까지 자리 잡으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대기오염 공장들이 한국에 더 가까이 배치된다는 점에서, 중국이 미세먼지로 한국을 ‘공습’하려고 작심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온다. 이웃 국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중국 미세먼지의 월경(越境)으로 입는 피해에 대해 중국 정부에 전혀 항의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에 사는 한 한국 교포는 “중국 정부가 한국을 완전히 무시한 채 공장 이전을 강행하는 것으로 안다. 중국에 아무 말도 못하는 한국 대통령, 정부, 주중대사의 저자세에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공동연구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시늉만 할 뿐 현실을 개선하는 데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미세먼지가 한국에서 사회적 현안이 된 만큼 한국 정부가 조만간 이에 대해 불편한 입장을 중국에 피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 주재 한국 기업 주재원 김모 씨는 “미세먼지 월경 문제로 한국인들 사이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 또한 제 나라 국민이 더러운 공기를 마셔 죽거나 말거나 한국 정부는 중국에 꿀 먹은 벙어리인데, 이런 정부에 대한 원망이 조만간 폭발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자국의 미세먼지가 한국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해왔다. 그러니 대책을 마련할 까닭이 없다.

그러나 황사가 태평양을 넘어 아마존 밀림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중국의 이런 자세는 미신에 가깝다. 한국이 별로 항의하지 않으니 이렇게 나오는 측면이 강하다.

다만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국 입장을 두둔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자신들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항공항천대학의 한 교수는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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