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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가 ‘靑 만족용 수사’로 변질”

‘동네북’ 검찰, 부글부글 끓는 검사들

  • 특별취재팀

“검찰 수사가 ‘靑 만족용 수사’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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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병우 사건’ 수사 의지 안 보인다”
  • ● “예스맨이 ‘검찰의 대장’이니…”
  • ● “검찰을 정치조직으로 보이게 만들어”
“검찰 수사가  ‘靑 만족용 수사’로 변질”

[동아일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단단했다. 여러 언론이 돌아가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추호도 흔들리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휴가를 앞두고 작성한 원고에서 ‘굳건히 버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수남 검찰총장과 검찰은 예상대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시민단체는 우 수석의 처가와 넥슨 간의 서울 강남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우 수석과 장모를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에 수사할 명분을 준 셈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형사부에 이 사건을 ‘배당’하는 형식적 조치를 취하는 데 그쳤다.



이례적인 1주일 휴가

사건 배당 직후 수사를 보고받고 ‘줄기’를 잡아줘야 할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1주일 휴가를 떠났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검찰 내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리여서 2~3일 휴가를 가도 “운 좋게 휴가 잘 갔다 왔다”는 말이 나온다. 1주일 휴가는 매우 ‘이례적’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할 의지가 없음을 대내외에 알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검찰은 우병우 수석의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를 별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보면, 검찰은 처음부터 수사할 의지가 없지 않았나 여겨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병우 수석은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며, 그것도 검찰에 대한 장악력이 가장 센 민정수석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김수남 총장이 우 수석을 향해 정면으로 칼을 꺼내 들 기회를 스스로 놓아버린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이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같은, 자기 스타일의 민생 사건을 이슈화했다. 그래서 검찰 수사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면서 그는 우 수석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진 특수부 사건과 공안부 사건엔 별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법연수원 16기인 김 총장은 우병우 수석(21기)보다 5기나 선배다. 게다가 우 수석이 사법시험에 일찍 합격해 나이 차이도 여덟 살이나 난다. 검찰에 함께 있을 때만 하더라도 우 수석에게 김 총장은 하늘 같은 선배였다. ‘형’이라고 호칭했다지만 검찰은 상하관계가 뚜렷하다. 지금은 우 수석이 검찰을 관장하는 민정수석으로 있으니 김 총장이 그리 유쾌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특수통 출신인 우 수석이 수사 라인 곳곳에 자기 사람을 심어두고 주요 사건을 챙긴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히려 김 총장은 큰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잘 모르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삼가는 양상이다.



“설(說)로 봐야 한다”

하지만 4월부터 홍만표 사건, 진경준 사건, 부장검사 폭언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김수남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법조 로비 게이트에 연루된 홍만표 전 검사장의 법조비리 사건은 김수남 총장에게 두고두고 짐이 되고 있다.  

검사장 시절 재산이 10억여 원 수준이던 홍 변호사는 검찰에서 나온 뒤 2013~14년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수임료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과정에서 정운호 전 대표 변론을 맡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홍 변호사가 검찰 주요 관계자와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로비 대상으로 거론한 이들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박성재 서울고검장, 3차장검사이던 최윤수(연수원 22기) 국가정보원 2차장이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수사로 확대하지 않았다. 이들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게 수사팀의 설명이다.

자연스레 김수남 총장에 대한 의혹도 잠잠해졌다. 홍 변호사가 변호를 맡은 정운호 사건 중 일부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을 때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이를 승인한 위치에 있었다. 김 총장과 홍 변호사는 검찰에 함께 있을 때 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홍 변호사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자 ‘조율설’이 돌기도 했다.

검찰 내에서도 “이 의혹은 ‘설(說)’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검찰청도 적극 부인한다.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사건 무혐의 처분 자체에 문제가 없었다. 김 총장과 홍만표 변호사가 미리 연락한 일도 없었다”는 것.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선 “설령 홍 변호사가 김 총장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 해도 과연 수사로 확대할 수 있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곧이어 양파 껍질처럼 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진경준 검사장 비리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은 규모(120억 원)나 직급(검사장)에서 ‘역대급’ 검찰 비리다. 검찰은 진경준의 불법 행각을 감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승진시켰다. 검찰은 비리를 파악한 후에도 진경준을 파면하는 대신 해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국민의 평균적 법감정을 외면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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