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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 드론 집착 ‘불법 무선국 대회’ 자초?

KT 드론 레이싱 불법 논란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황창규 회장 드론 집착 ‘불법 무선국 대회’ 자초?

황창규 KT 회장은 드론(drone, 무선전파로 조종하는 무인항공기) 사업을 자사의 미래 먹거리로 여기면서 애착을 보여왔다. 그래서인지 KT는 드론 레이싱 대회를 자주 연다. 드론의 속도를 부각해 자사의 ‘기가인터넷’ 사업도 홍보한다.

그런데 최근 ‘KT가 주최하는 드론 대회에 불법 장비를 부착한 드론 기기가 다수 출전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7월 3일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 경기장에서 제1회 대한민국 드론 레이싱 랭킹전을 개최했다. 100여 개의 드론이 겨룬 끝에 KT팀이 우승했다. 여러 언론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KT로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드론 전문가 A씨는 “이 대회에 출전한 드론 기기 대다수가 5.8Ghz 200mw 또는 600mw 영상송수신기를 사용했는데, 이는 불법 장비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5.8Ghz 주파수를 쓸 경우 10mw 이상은 전파법에 저촉된다. 누군가에게 도·감청 등의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회 관계자는 “드론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보면서 드론을 조종해야 하는데 10mw 영상송수신기만으로는 시야를 확보할 수 없어 경주를 하기 어렵다. 해외직구로 200mw 장비를 구해 써온 게 관행”이라고 했다. 행사 사진을 보면 드론 기기 대부분이 200mw 영상송수신기를 쓴 점이 확인된다. KT가 관여한 이전의 드론 레이싱 대회들에서도 같은 종류의 드론 기기들이 출전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행사에 우리 회사 이름만 빌려준 것이므로 KT는 불법 논란과 무관하다”고 밝혀왔다. 대회가 언론의 조명을 받을 땐 대회 주최자인 자사를 부각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다 말썽의 소지가 생기자 쏙 빠지는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좀 더 책임 있게 해명하라”고 요구하자 KT 홍보실 관계자는 “개인이 해외직구 등으로 마련한 개인 장비는 전파 인증을 받지 않아도 문제가 없음. 신고 없이 개설할 수 있는 무선국용 무선기기의 전력밀도는 10mw 이하로 되어 있지만 개인용 또는 연구용 1인 1대 장비에 대해선 사용할 수 있음”이라고 밝혀왔다. 불법 소지가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그 문제로 회의도 열어”

관할 국가기관인 전파연구소에 사실관계를 취재했다. 전파연구소 관계자는 “KT의 드론 레이싱 대회에 출전한 드론 기기들은 불법 무선국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대회 관계자들도 전파법 저촉 가능성을 인지해왔다고 한다. 다음은 전파연구소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1인 1대 드론 기기에 대해선 10mw를 초과해도 법적으로 허용해줍니까.

“아니죠. 국내 기준에 부합하는 조건하에서 해외 반입을 허용하는 것이고요. 그게 10mw를 넘으면 불법이 되죠. 해외직구로 들여온 드론 기기 1대도 우리나라에서 허용하는 주파수 범위를 안 쓴다든지 기술기준이 인정하는 출력을 넘겨서 쓴다면 불법 무선국이 됩니다.”

▼ KT와 드론 레이싱 대회 관계자들이 이와 관련해 문의해온 적이 있나요.

“저희가 그 대회 문제로 회의를 열기도 했어요. 저희는 ‘이런 드론을 들여올 때 조심해서 들여와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요. 그분들은 국내 전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드론이 들어와도 전파법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요.”

▼ 전파법을 어기면 어떤 처벌을 받습니까.

“일단 (드론이) 불법 무선국화하는 거니까요. 그에 따르는….”

‘KT의 해명이 전파연구소 설명과 왜 다르냐’는 질문에 KT는 특별한 답을 하지 않았다. KT 홍보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회에 출전하는 드론 기기들의 불법 논란과 관련해 “그런 논란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황창규 회장의 드론 집착이 ‘불법 무선국 경주 대회’ 오명을 자초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황 회장과 KT가 드론 사업을 띄우기 위해 불법 논란을 무시하고 행사를 진행해온 것이라면 실망스러운 일이다. “과감하게 한계에 도전하라”는 황 회장의 말은 “과감하게 법적 한계에 도전하라”는 말로 희화화할 수도 있다.  



신동아 2016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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