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직격 인터뷰

“17년 외도男… 아내는 쇼크로 하반신 마비”

여성 ‘민간조사원’이 털어놓은 불륜 추적의 세계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17년 외도男… 아내는 쇼크로 하반신 마비”

1/3
  • ● 의뢰 건수 90%가 배우자 외도 추적
  • ●“성수기 따로 없다, 사시사철…”
  • ● 간통죄 폐지 이후 ‘현장’보단 ‘증거자료’
  • ● 아내 불륜 여행 추적…의뢰비용 1억 날려
“17년 외도男… 아내는 쇼크로 하반신 마비”

민간조사업체 ‘장일도 탐경사 사무소’ 대표인 ‘강 실장’. ‘강 실장’의 PIA(민간조사사) 자격증.(위) [조영철 기자]

‘접선’은 경기도 모처에서 이뤄졌다. 폭염이 한창이던 8월 4일 오후 2시. 흰색 아우디 승용차를 몰고 약속시각에 정확히 나타난 34세 여성. 나이보다 앳되 보이는 얼굴. 여느 30대 여성과 다를 바 없는 차림새. 겉모습만 봐선 그가 하는 일을 종잡을 수 없다.

일명 ‘강 실장’(본인 요청에 따라 실명은 밝히지 않는다). 그는 민간조사업체 ‘장일도 탐경사 사무소(이하 장일도)’의 대표다.



가장 긴, 단 한 자루의 칼

개인이나 기업의 의뢰를 받아 갖가지 정보를 수집해주는 민간조사업은 국내에선 아직 불법. 현행법상 일반인이 타인의 소재나 연락처, 사생활 등에 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미행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탐정’ 등의 명칭도 사용해선 안 된다.

민간조사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셜록 홈스의 나라 영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선 사설탐정 제도가 활성화해 있다. 일본엔 탐정학교와 대학 탐정학과도 있다. 우리의 경우 2014년 3월 고용노동부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육성·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신(新)직업군 44개 중 민간조사원(사설탐정)이 포함됐지만, 찬반양론이 팽팽해 관련법 제정이 표류 중이다.

△현실적으로 각종 증거자료 수집, 실종자 찾기, 도피 자산 추적 등 수요가 많은데도 국가가 이를 다 해결해주지 못하고 △민간조사업을 제도화·양성화하면 불법 흥신소 및 심부름센터 등에 의한 사생활 침해 폐해가 사라지며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는 게 찬성론자의 논리. 반대론자는 민간조사업 자체가 필연적으로 사생활 침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절대 합법화하면 안 된다고 맞선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업 중인 흥신소 및 심부름센터는 전국적으로 3000개소를 웃돈다. 음성적으로 특정인의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캐는 이들 업체의 으뜸 일감은 단연 바람피우는 배우자 뒷조사.

‘장일도’가 불법 흥신소 및 심부름센터와 다른 점은 대표인 강 실장이 한국특수직능교육재단 연수과정을 통해 PIA(Private Investigation Administrator, 민간조사사) 자격(현재 국내에선 민간조사업이 합법화하지 못해 국가 공인 자격은 없다)을 땄다는 것. 그는 25세 때부터 민간조사업에 종사했다.

고교 졸업 후 몇 년간은 법무사사무소에서 부동산 등기, 법인 설립, 소송, 강제집행, 경매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공인중개사 자격을 땄는데, 일찌감치 ‘장일도’ 문을 열고 민간조사업을 하던 한 살 터울 친오빠를 돕다 같은 일에서 잔뼈가 굵었다. 역시 PIA 자격을 지닌 오빠는 지금은 ‘장일도’에서 손을 떼고 다른 일을 한다. 강 실장은 이 바닥에서 국내 최연소 여성 민간조사원으로 통한다.

▼ 상호가 왜 ‘장일도’인가.

“오빠가 작명한 거라 정확히는 모른다. 아마 ‘가장 길고 날카로운 단 한 자루의 칼(長一刀)’이란 뜻쯤 되지 않을까.”



의뢰비 하루 80만~100만 원

‘장일도’의 업무는 정보·행적·소재·가출 조사와 민형사상 자문 등 다양하다. 하지만 역시 ‘본업’은 의뢰인을 대리해 불륜 사실관계 입증을 위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것. 업무의 90%가량을 점한다. 다음으로는 산업 스파이의 기술 유출이나 횡령 등과 관련한 기업 조사, 돈 떼어먹고 도망간 사람의 소재 조사, 어릴 때 헤어진 가족이나 가출한 배우자에 대한 조사 등의 순이다. 드물게는 지명수배자 소재지도 파악한다.

▼ 민간조사업에 뛰어든 까닭은.

“일이 재미있다. 내가 어떤 것에 한번 꽂히면 파고드는 게 좀 심하다. 그런 성향에다 오빠 사무실에서 함께 일한 경험도 있고. 또 역마살도 있어서 자꾸 돌아다녀야 된다더라. 운전 잘하고 호기심도 많으니 내게 잘 맞는 분야와 접목된 듯하다.”

‘장일도’ 사무실은 따로 없다. 2년간 경기도 내 한 중소도시에 차린 적은 있지만, 5년 전 문을 닫았다. 강 실장이 늘 민간조사 현장을 직접 뛰는 데다 ‘요원’(강 실장은 부하직원들을 그렇게 불렀다)들과는 전화로 업무 관련 연락을 주고받으니 굳이 사무실을 운영할 필요성을 못 느낀단다. 일이 끝나면 가끔 회식을 하긴 한다.

▼ 의뢰는 어떤 경로로 받나.

“홈페이지(http://bospia.co.kr)에 게시한 전화번호로 의뢰인들의 문의가 온다.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서도 하고. 구체적인 의뢰 내용은 전화로 접수하는데, 가끔은 꼭 만나자는 분도 있다.”

▼ 의뢰를 접수한 뒤엔?

“언제부터 며칠 동안 추적할지 일정을 잡고, 의뢰인에게서 필요한 정보를 받는다. 배우자(혹은 애인)와 상간자(相姦者)에 대한 기초 정보, 즉 얼굴 사진과 차량번호 및 특징, 집과 직장 주소 등이다. 그다음에 의뢰비용 입금을 확인하면 업무에 착수한다. 일을 마친 후엔 수집한 증거자료용 사진과 동영상을 e메일로 보내준다.”

‘장일도’의 민간조사 의뢰비용은 하루 6시간 기준으로 수도권의 경우 80만 원, 지방은 100만 원이다. 6시간을 넘기면 3시간당 40만 원씩 추가된다. 무조건 시간으로 따진다.

▼ 보통 며칠씩 의뢰하나.

“일주일 하는 분도 있고, 하루 만에 끝내는 분도 있고…의뢰인마다 다르다. 열심히 추적하면 하루 만에도 증거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만일 불륜 커플이 일주일에 2번 만난다 그러면 일주일은 꼬박 추적해야 한다. 둘이 언제 만날지 모르니까. 일단 업무에 착수하면 ‘지금 아저씨가 어디에 도착했다’ ‘여자랑 밥 먹으러 식당 갔다’ ‘모텔에 들어갔다’고 실시간으로 보고하면서 현장에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의뢰인에게 보내준다.”


1/3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목록 닫기

“17년 외도男… 아내는 쇼크로 하반신 마비”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