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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

“합리적 토지 가격으로 기업 유인 ‘위기를 기회로’ 긍정 사고 필요”

‘미래 대한민국의 젖줄’ 새만금을 위한 제언

  • 오종남 |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 joh1178@hotmail.com

“합리적 토지 가격으로 기업 유인 ‘위기를 기회로’ 긍정 사고 필요”

“합리적 토지 가격으로 기업 유인 ‘위기를 기회로’ 긍정 사고 필요”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 [새만금개발청]

● 정부는 2013년 9월 새만금개발청을 출범시킴으로써 새만금을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사업 추진 업무의 집행을 전담하는 기구, 국무총리 소속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사람으로 치면 위원회는 두뇌 역할을, 개발청은 몸통 역할을 한다.

필자는 2015년 11월 제4대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으로 위촉받았다. 뜻밖에 받은 직함이지만, 이왕 맡은 이상 1975년 이후 40여 년간 공직과 민간 부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기 동안 새만금사업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새만금사업은 1991년 방조제 착공과 함께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보다 기업에  매력 있는 새만금 투자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새만금 투자를 고민하는 기업에 ‘새만금에 투자하면 돈 벌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정도로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기업 유치의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반 구축이다. 정부가 나서서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시설을 깔아주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해외 경제특구와의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을 유인하는 세제(稅制)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인센티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 가격이다. 조성 원가를 이유로 기업이 투자하기에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제시하기보다는, 합리적인 토지 가격을 책정해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법인세를 받는 쪽을 택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다.



“중국의 성공 비결은 ‘차이나’이기 때문”

“합리적 토지 가격으로 기업 유인 ‘위기를 기회로’ 긍정 사고 필요”

5월 20일 새만금 현장을 방문한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들. [새만금개발청]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는 두고두고 지혜를 모아야 할 과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투자를 고민하는 기업의 의견을 먼저 듣고, 어디까지 들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서 결정하는 방식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40여 년 공직과 민간 부문에서 일하면서 느낀 소감은 일을 처리할 때 어디까지나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내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답을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필자는 강의 중 가끔 ‘중국이 성공한 비결은 차이나(China)이기 때문’이라는 뼈있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그렇다. 중국이 성공한 비결은 ‘차이 나’이기 때문이다. 새만금도 다른 곳과 비교해 새만금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내세워 경쟁 구역과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마스터플랜(Master Plan) 수준인 현재의 기본계획을 좀 더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새만금위원회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수렴하는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 전라북도와 비영리단체(NGO), 미디어 등 각계 이해당사자들의 관심과 협조를 끌어내는 데 새만금위원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중경협단지도 새만금만의 차별화한 선도사업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양국 정상이 한중경협단지를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  길이 한국과 중국이 함께 발전하는 ‘공생(共生)의 길’이라는 걸 공감하고 국가 주도 사업으로 추진해나갈 것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한중 간 교역과 투자 확대 교두보가 마련된 만큼 새만금 한중경협단지가 이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새만금을 공장만 가득 찬 도시가 아닌, 일과 후에 즐길 수 있는 공연장도 있고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미술관도 있는 ‘문화가 숨 쉬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자녀를 이곳에서 교육해도 다른 도시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실력 있는 인재로 키워줄 초중고교가 있어야 한다. 기업이 돈 벌 수 있는 기업 환경과 함께 자녀를 안심하고 교육할 수 있는 교육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고, 공연장과 미술관이 어우러진, 문화가 숨 쉬는 도시를 만들어야 매력 있는 삶의 터전이 될 것이다. 스페인의 작은 도시 ‘빌바오’를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문화예술도시로 만든 구겐하임 미술관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을 만들면 세계인이 욕심낼 만한 명품 도시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필자는 민간위원장에 취임하고 처음 참석한 회의에서 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들은 국정에 매우 바쁘니 민간위원장이 민간위원들을 모시고 매월 회의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각계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위원들과 매월 만나 새만금사업의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마련한다면 설령 반대 의견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도 결국 사업 추진에 동참하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문화가 숨 쉬는 삶의 터전

아울러 민간위원들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국회나 행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고, 더 속도감 있는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맙게도 지금까지 민간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매월 새만금사업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렇게 마련된 대안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무총리 주재 전체회의에서 심의하는 방식으로 새만금위원회를 운영해나갈 생각이다.

필자는 과거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그 과정에서 분에 넘치게도 대통령비서관을 네 차례나 경험했고, 한국인 최초의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30여 년의 공직 생활을 끝내고 민간 부문에 나와서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경영자문을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쌓은 인맥은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 특히, 경영자문을 위해 만나는 다국적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잘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북 고창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필자는 사회로부터 참 많은 은혜를 입었다. 이제 남은 인생은 사회에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함으로써 그에 보답하고 싶다. 마침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이라는 일이 주어진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쌓은 모든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서 대한민국의 젖줄이 될 새만금의 성공을 위해 벽돌 하나를 쌓는 심정으로 천천히 겸허한 자세로 임하고자 한다.

오래전에, 어느 신발회사에서 아프리카 수출을 위해 영업사원 두 사람을 파견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두 사람은 아프리카 사람 대부분이 신발을 신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회사에 각기 다른 보고를 했다. 한 사람은 ‘여기 사람들은 신발을 신지 않기 때문에 팔 수 없다. 즉시 귀국하겠다’는 내용이었고, 다른 사람은 ‘여기는 신발을 신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신발이 필요하다. 대량주문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발상의 전환’ 아프리카 신발 보고서

이 이야기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어느 한 면만 보고 패배 의식에 젖어 ‘상황이 안 좋아. 이건 가능성이 없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과 ‘위기는 기회야.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긍정적인 사고로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는 사람 중 누가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겠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국내외 유력 기업들을 유치해야 하는 새만금의 상황은 신발을 신지 않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신발을 팔아야 하는 상황만큼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새만금은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사업으로, 기업 유치 기반인 부지와 기반시설을 조성 중이고, 기업을 유인할 규제특례나 인센티브 등을 정비해가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속적인 글로벌 경기침체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중국의 공격적인 추격 등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구도는 새만금이 넘어야 할 기업 유치라는 과제를 더욱 험난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 추진해나간다면 넘지 못할 산은 없다.

새만금은 이제 막 이륙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갈 길은 멀지만 희망은 커 보인다. 앞으로 새만금이 미래 대한민국의 젖줄로 성장해 ‘글로벌 자유무역의 중심지’로 비상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입력 2016-09-21 17:45:37

오종남 |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 joh117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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