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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언론大戰

10년 쌓인 서운함 폭발? 조선 휴전 제의로 봉합?

청와대-조선일보 전쟁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10년 쌓인 서운함 폭발? 조선 휴전 제의로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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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가 등장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우 수석에 대한 첫 의혹 보도가 나온 뒤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세력과 좌파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부패 기득권세력’은 조선일보를 지칭하는 용어라는 점이 곧 확인된다. 대우해양조선 수사 과정에서 언론인 A씨가 비리혐의에 연루됐다는 말이 나오더니 친박근혜계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A씨는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라고 폭로한 것이다. 출처 불명의 초호화 전세기와 요트 사진이 증거로 제시됐다. ‘하청 폭로’라는 말이 나왔다.

이어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가 또 등장해 “송 전 주필이 청와대에 대우조선해양 로비를 해왔지만 거절당했다. 조선일보가 왜 집요하게 우 수석사퇴를 요구했는지 납득이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 모두 격노했다”

10년 쌓인 서운함 폭발? 조선 휴전 제의로 봉합?

우병우 수석 의혹을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 7월 18일자 1면.

이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 증언은 사실일까. 일단은 청와대 측이 명확한 물증 없이 익명의 방어막에 숨어 비판적 언론에 흠집 내기를 하는 것으로 비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증언에 다소 부합하는 듯한 정황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검찰과 정치권에서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송 전 주필은 이명박 정부 시절 실세와 친했고 대우조선해양 측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박근혜 정부 시절 대우조선해양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등 여권과 접촉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더욱이 사측의 신임도 두터웠던 송 전 주필이기에 ‘그가 가진 재량권이면 직·간접적으로 우병우 수석 관련 보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았겠나, 박근혜 정권 들어 실세에게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한 말을 넣었다가 거절당해 기분이 상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할 법도 하다.



더 거시적인 관점의 해석도 있다. ‘조선일보와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 보수 성향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 상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었고 이런 점이 이번 조선일보 대 청와대의 싸움으로 분출됐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친박계 한 인사는 “2007년 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일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조선일보가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경선 투표일 직전 대문짝만하게 사과문을 실었다. 이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는 효과를 냈다. 그때 선대본부장을 비롯해 우리 캠프 관계자 모두 격노했다. 이후 10년간 쌓인 서운함이 우병우 보도를 계기로 폭발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도 박근혜 정권에 서운한 점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일보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 초기 ‘조선일보 몫’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사람을 박 대통령이 내친 일로 조선일보의 감정이 상한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당시 조선일보 부국장급 인사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참모진을 처음 꾸릴 때 홍보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내정됐다가 며칠 만에 취소됐다. 박 대통령이 참모 명단을 쭉 훑어보다가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 “이 사람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람 아니냐”고 한 마디하는 바람에 자리가 날아갔다는 얘기가 회자됐으나 확인할 길은 없다.

그 직후인 2013년 5월 5일에 ‘윤창중 성(性)추문’ 사건이 터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길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동행한 윤창중이 현지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여성 인턴을 성 추행했다는 의혹이다. 전격 경질된 윤창중은 박근혜 대통령 인사 실패의 대표 사례로 꼽히면서 국정 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줬다.

박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한 윤창중 사건에서도 조선일보는 다른 어떤 매체보다 이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뤘다고 한다. 윤 전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가장 악랄하게 쓴 신문이 조선일보와 세계일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처지에서 조선일보에 서운함을 넘어 분노를 느꼈을 법한 일도 있다. 조선일보 2014년 7월 18일자 ‘최보식 칼럼’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처음으로 활자화한다. “세간에는 ‘대통령이 그날 모처에서 비선(秘線)과 함께 있었다’는 루머가 만들어졌다 (…) 때마침 풍문 속 인물인 정윤회 씨의 이혼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더욱 드라마틱해졌다.”

이 칼럼은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특파원이 쓴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기사의 근거가 됐다. 최 기자는 검찰의 산케이 보도 수사와 관련해 “내 칼럼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방식에 관한 비판이었다.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질문은 언론으로서 당연히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근혜계와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박계 간 권력투쟁이 벌어졌을 때 친박계 인사들은 “조선일보의 논평이나 기사가 비박계 쪽에 기운 것 같다”는 불만을 자주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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