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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특집 | 김정은, 공포를 쏘아 올리다

“제재 오래 못 간다 압박하되 대화 꾀해야”

朴정부 1기 통일부 장관 류길재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제재 오래 못 간다 압박하되 대화 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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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압박 일변도에 굴복한 예 없다’는 게 팩트
  • ● 한반도 운명을 美·中에 맡길 수 없어
  • ● 秘線 통해서라도 대화 통로 뚫어야
  • ● 붕괴론은 ‘wishful thinking’에 기반
“제재 오래 못 간다  압박하되 대화 꾀해야”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57)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30년 넘게 북한 문제에 천착해온 정치학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입안(立案)에도 기여했다. 2013~2015년 2년간 북한을 다루는 최전선에 서 있었다.

류길재 전 장관은 9월 2일과 9일 북한대학원대(서울 종로구 북촌로) 등에서 가진 ‘신동아’ 인터뷰에서 북한이 처한 현재 상황과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학자적 식견과 전직 장관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견해와 해법을 제시했다.

류 전 장관은 지난해 통일부 장관에서 물러난 후 언론 인터뷰에 나선 적이 거의 없다. 남북관계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 격인 데다 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터라 언행에 신중을 기했을 것이다. 그는 “북한 5차 핵실험에 맞춰 압박과 제재를 단호하게 해야 한다”면서도 “대화 통로를 뚫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북한이 핵능력을 더욱 고도화한 것인데, 넓게 보면 4차 핵실험 이후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한국의 핵무장론까지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한반도가 대량살상무기의 전시장이 될 겁니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과 제재에 나서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법을 도모해야 합니다”.  



“무슨 꿍꿍이로 왔는지…”

▼ 시곗바늘을 뒤로 돌려보겠습니다.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황병서(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양건(노동당 비서, 사망), 최룡해(노동당 비서)가 참석한 것이 떠오릅니다. 드라마틱했다고나 할까요. 당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 장관이 그들을 상대했죠.

“의외였죠. 극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고요. 무슨 꿍꿍이로 왔는지는…. 1971년 적십자 접촉이나 이후락-김영주 채널, 그 후 정상회담 막후 접촉을 보면 남북 간엔 돌발적으로도 뭐든 할 수 있죠. 획기적 방식으로 돌파구를 만들 수밖에 없어요. 정주영 회장이 소떼 몰고 방북한 일도 그렇고요.”

▼ 이른바 ‘실세 3인방’의 방남(訪南)이 남북관계의 변곡점이 되진 않았습니다.

“특정한 의지를 갖고 찾아왔다고 볼 수 없어요. 속된말로 ‘떠봤다’고 할까요. 말 그대로 아시안게임 보러 온 거예요. 갑작스럽게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북관계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국가 간 관계였으면 그런 식으로 찾아오는 건 결례죠. 송도의 호텔에 방이 없어 우리도, 그쪽도 투숙객이 퇴실해 방이 비기를 기다리면서 회의실에 앉아 쉬었습니다.”

▼ 깊은 대화는 없었습니까. 상견례 비슷하게 덕담만….

“공식 석상에선 깊은 얘기를 나누기 어렵죠. 김양건과는 이동하는 자동차, 폐막식 때 옆자리에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우리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하려 한다는 것도 설명했고요. 그런데 폐막식 현장이 굉장히 시끄러운 데다 김양건이 우물우물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목소리가 낮아 잘 안 들릴 때가 많았습니다.”  

▼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명박 정부)에 따르면 임 전 실장과 김양건은 비선(秘線) 접촉 때 밤새도록 위스키를 마신 적도 있다더군요.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저와 최룡해가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각 1병, 그래봐야 백세주지만. 최룡해가 ‘류 장관이랑 언제 술 한잔 해야 합니다’라고 하더군요. 평양 갈 기회가 있었으면 최룡해와 술을 좀 마셨을 것 같아요.”



김정은의 ‘내 색깔’ 내기

“제재 오래 못 간다  압박하되 대화 꾀해야”

2014년 10월 4일 류길재 당시 통일부 장관이 인천에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왼쪽부터) 등 북한 대표단을만 났다. [동아일보]

▼ 북한 김정은이 ‘비타협적이다’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집니다.   

“김정은은 5년 동안 본인의 색깔을 보여주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김정일과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지 늘 궁리한 것 같아요. 회의 때 졸았다고 간부들을 숙청한 것도 리더십이든 스타일이든 본인의 색깔을 보여주려는 심리에서 비롯했다고 봐요.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준 뒤에 정상적 통치라고 할까요, 그쪽으로 갈지, 아닐지 지켜봐야죠. 김정일도 김일성 죽고 나서 심화조, 6군단 사건 등을 통해 숙청을 계속했죠.”

▼ 김정일 시기에 더 많은 이가 숙청됐죠.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북한 체제에서 특이한 현상은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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