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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 살아가기

내부자들, 부당거래? 영화가 아니다!

  • 김용기 |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내부자들, 부당거래?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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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은 지대 추구(rent-seeking) 사회
  • ● 노력한 것보다 훨씬 큰 초과이익 추구
  • ● 기업 부당 내부거래 오히려 강화
  • ● 가계소득 재분배 기능 떨어져
내부자들, 부당거래? 영화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진그룹과 CJ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제재할 계획이다. [뉴스1]

한국은 지대 추구(rent-seeking) 사회다. ‘지대(地代, rent)’란 특권적 지위나 권리를 활용해 사회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벌어들이는 부당한 이득을 말한다. 지대 추구가 만연한 사회에서 경제주체들은 제대로 된 경쟁보다는 불공정 경쟁을 벌이는 데 자원을 낭비한다. 결국 혁신은 지체되고 성장은 정체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대 추구는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벌어진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과 부동산 부문에서 다수의 국민이 지대 추구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분야에서 언제까지 지대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이제 불확실하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지대는 고사하고 투자금조차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부패와 불공정의 진화

그러나 기업의 내부거래를 통한 지대 추구는 여전히 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기업의 이익이 커져가는 데다 기업 경영권에 대한 강고한 진입장벽이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재벌의 지대 추구 행위가 계속되지만 이에 따른 처벌 사례는 찾기 어렵다. 지난해의 경우 20대 그룹 중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관계사 수는 28.2%인 261개사에 달했지만, 이들 중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대상인 기업은 현대로지스틱스 등 3개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지대 추구 사회에서 공정 경쟁 추구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분야야말로 시급한 개혁이 필요하다. 정부는 ‘시장경쟁에서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없을지라도 게임의 룰은 공정하다’고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상속세와 공정거래법의 강화, 기업지배구조 관련 법률 등의 개정, 정부 재정의 재분배 역할 강화 등을 통해 지대(독점적 이윤)의 창출과 소수에 의한 점유를 막음으로써 국민 다수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지난 8월 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은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국회의원 시절 자신이 속한 상임위 소관 부처(공정거래위)를 대상으로 한 기업의 공정거래 관련 소송을 장관 후보자의 남편이 대거 수임한 사례가 있었는가 하면, 자신이 속한 정부 부처(농식품부) 소관 농협은행과 해당 은행 거래 기업으로부터 저리의 대출을 받거나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매입한 후 이를 되팔아 재산을 증식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회 곳곳에 부패의 사슬과 불공정거래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업 지대 추구는 강화

내부자들, 부당거래? 영화가 아니다!
지대는 말 그대로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얻는 이득을 뜻한다. 지대는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에 대한 독점권을 가졌다는 사실 때문에 얻는 이득이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경쟁이 제한된 곳에서 기회비용을 넘어선 소득이 생긴다. 노력한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초과 이득을 기대할 수 있기에 이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지대 추구)이 경주된다. 공공선택론의 창시자 고든 털록이 1967년 연구에서 정립한 개념인데, 이후 미국 경제학자 앤 크루거가 자신의 1974년 연구에서 털록의 개념을 지대 추구 행위라 규정하면서 널리 통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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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 |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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