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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崔&朴 슈퍼게이트

“朴, 숨만 쉬며 연명하는 뇌사(腦死)정부 만들었다”

최순실 폭탄 맞은 청와대·정부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朴, 숨만 쉬며 연명하는 뇌사(腦死)정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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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쇼크가 강타했고 박 대통령은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었다. 하야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그는 내치를 책임총리에게 넘기겠다는 봉합책을 제시했다. 나라를 지탱해나갈 책무가 있는 청와대와 정부의 현주소는?
“朴, 숨만 쉬며 연명하는 뇌사(腦死)정부 만들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순실 사태는 해외에도 소상히 알려졌다. “언뜻 ‘무당’이 연상되는 대통령의 여자친구가 대를 이어 대통령을 조종하면서 거액을 긁어모으려 했다. 분노한 한국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하야를 외치고 대통령은 어쩔 줄 몰라 한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1호 가상국가 ‘BITNATION’의 수전 템플호프 회장은 최근 유엔인권포럼과의 인터넷 대담에서 “한국 정부는 숨만 쉬며 연명하는 뇌사(腦死)정부로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힘을 잃었고 선동가들의 목소리에 휘둘리게 됐다. 아무 결정도 안 할 것이고 아무 결정도 못 한다. 내각 총사퇴 같은 수를 써도 새 내각은 뇌사 상태의 정부를 그저 숨만 쉬게 하도록 해주는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다. 국가 수장(首長)이 식물인간이 된 나라에선 엄청난 판의 흔들림이 있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은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전혀 몰랐다고 말한다. 모두들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한다. ‘정보통’ ‘빅 마우스’로 통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그간 ‘최순실’을 언급한 적이 없다. 박 위원장은 ‘만사올통(모든 일은 박 대통령의 올케인 서향희로 통한다)’, ‘만만회(박근혜 정권의 실세는 박지만, 이재만, 정윤회다)’ 같은 말을 했지만 정작 최강 비선 실세 최순실은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두 여성과만 어울려”

그러나 경고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순실이 프리패스를 받아 청와대를 드나들고 온갖 대기업을 들쑤시는데 흔적이 남지 않을 리 없다. 지난해 박관천 전 경정은 ‘정윤회 문건’ 파문과 관련해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다. 경제지 귀퉁이에도 미르재단 이야기가 실렸다.  

기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두어 번 들은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사정기관 고위직을 지낸 A씨는 “박 대통령이 일과 시간이 끝나면 두 여성과만 관저에서 어울리거나 전화를 주고받는다더라. 한 사람은 최순실이 분명한데, 다른 한 사람은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금 나타나는 정황으로 보면 최순실 씨의 언니인 최순득 씨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가을 무렵 이명박 정부 청와대 고위 참모를 지낸 B씨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와대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귀띔이라며 다음과 같은 말했다.

“다들 걱정을 태산같이 하더라.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수시로 청와대로 들어와서 머물다 간다고 한다. 큰 사달이 날지도 모르겠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확인된 11월 3일 박 대통령은 이원종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을 사퇴시키고 비서실을 ‘한광옥 체제’로 개편했다. 지금의 청와대 참모진은 비상시국을 헤쳐 나가기엔 한계가 많다.



툭 던지고 나왔는데…

“朴, 숨만 쉬며 연명하는 뇌사(腦死)정부 만들었다”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동아일보]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실장은 경륜이 풍부하고 합리적이고 게다가 호남 출신이지만 상황을 장악하기엔 힘이 달린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과 감정의 공감대가 약하다는 것이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고 그 공로로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지만 박 대통령이나 친(親)박근혜계와는 교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 난세에 한광옥만한 인물을 구하기도 힘들다”는 이야기도 많다. 박 대통령은 11월 8일 국회를 전격 방문해 정세균 의장을 만났다. 정 의장 측에선 만나기 싫은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냥 찾아갔다. 이 깜짝 이벤트는 한 실장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다. 13분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가 국무총리를 추천해주면 수용하겠다”고 툭 던지고 나왔다.

박지원 위원장은 수(手)를 읽었는지 이를 “덫”에 비유했다. 책임총리, 내치총리, 내·외치총리, 거국중립내각, 2선 후퇴, 하야, 탄핵…. 박 대통령이 김병준 카드를 거두고 국회 추천 총리 수용 카드를 던지자 경우의 수가 늘어났다. 의원들과 헌법학자의 해석도 제각각. ‘노답’인 데다 야권의 단일대오는 흐트러질 조짐이 나타났다.

11월 1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와대에 양자 영수회담을 불쑥 제안하자 한광옥 실장은 ‘무조건 콜’ 사인을 줬다. 저쪽에서 똥볼 찬 것을 직감한 때문이다. 청와대가 ‘노타임’으로 수락한 지 반나절 뒤 추 대표가 제안을 철회했다. “이게 나라냐”는 비판이 이젠 추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에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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