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호

단독 인터뷰

“신동빈 업은 ‘日 경영진 쿠데타’ 롯데 70년 신화 무너졌다”

롯데 長子 신동주 7시간 격정토로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입력2016-11-30 12: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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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주 사기당했다’ 허위보고로 해임”
    • 신격호 “장남 벌주려는 건데 다 자르면 어떡하나”
    • “일본인 의결권 53.3%…신동빈은 ‘고용 사장’”
    • “‘아버지 대리인’ vs ‘日 경영진 대리인’ 싸움”
    • “서미경·신유미 모녀 한 번도 본 적 없어”
    • 롯데그룹 “신동주 부회장, 컴플라이언스 위반…해임 정당”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말수가 적었다. 손깍지를 끼고 살짝 고개 숙인 채 생각에 잠겼다가 무엇인가 생각나면 고개를 들고 말했다. 무용담을 장광설로 늘어놓곤 하는 여느 기업인들과 달리 묻는 말에만 또박또박 답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때는 단서를 달았고, 배석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기억을 더듬었다.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혼네(本音, 속마음)’와 ‘다테마에(建前, 겉마음)’가 달라서인지 몰라도 매출 84조 원(2014년 기준)의 롯데그룹 장자(長子)는 차분한 문학소년을 닮았다.

    “안녕하세요. 신동주입니다.”

    11월 4일 오후 3시 서울 청진동 그랑서울 18층 SDJ코퍼레이션 회의실. 신동주 회장, 산은지주회사 회장을 지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나무코프 회장), 조문현 변호사, 일본어 통역이 기자 일행을 맞았다. 20명은 족히 앉을 법한 대회의실에서 3m쯤 간격을 두고 신 회장과 마주 앉았다.

    인터뷰는 오후 3시부터 9시 반 넘게까지 진행됐고, 저녁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신했다. 신 회장은 7시간에 가까운 인터뷰 내내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으나 어린 시절 가족 얘기를 할 때는 종종 환한 웃음을 지었다.





    “정신 똑바로 차린다”

    ▼ 명함에 ‘SDJ코퍼레이션 회장’이라고 돼 있다. 지난해 10월 1일 설립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회사인가.

    “한국 비즈니스를 위한 전초기지 격으로 설립한 회사다. 현재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근황이 궁금하다.

    “검찰 수사가 끝나고 출국금지가 풀려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됐다. 일본에서 일을 마치고 며칠 전 들어왔다. 요즘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 정신을….

    “롯데그룹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70년간 키워온 회사인데, 그런 그룹에서 아버지와 내가 쫓겨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만든 사풍(社風)을 동생(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망치고 있고, 한국의 대기업 롯데가 일군 국부(國富)가 유출되고 있으니까.”

    ▼ 왜 그렇게 생각하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단순히 형제 간의 경영권 쟁탈전이 아니다. 일본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갔고, 아버지와 동생이 대립하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노화와 기억력 쇠퇴를 틈타서 일본인 경영진과 동생이 야합해 쿠데타를 일으키고 경영권을 탈취한 사건이다.”

    인터뷰에 앞서 신 회장 측이 건넨 문건의 요지는 이랬다. ‘롯데 분쟁은 우리나라 최대 재산 절취 사건이며 심각한 국부 유출 사건이다. 내(신동주)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리인으로서 일본인 경영진의 대리인인 신동빈으로부터 경영권을 재탈환하려는 과정이다.’

    직원 18만 명을 거느린 롯데그룹은 재계 순위 7위의 기업집단이지만, 계열사 대부분이 상장되지 않아 지배구조와 롯데가(家)의 행보는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2014년 말 신 회장이 롯데 계열사에서 순차적으로 해임되면서 조금씩 실체를 드러냈고, 지난해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해임하고 이에 신동빈 회장이 반격에 나서면서 분쟁이 본격화했다.  



    ‘왕자의 난’ 그 후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진의 지지를 업은 신동빈 회장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했으며,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고 그룹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해나가면서 그룹 장악력을 키웠다. 신동주 회장은 아버지의 육성, 직인이 찍힌 ‘회장 임명장’을 공개하며 ‘아버지의 뜻’을 널리 알렸으나 신동빈 회장 측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일축했다. 신동주 회장은 소송과 주주총회를 통한 경영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옛 역사를 보면 ‘왕자의 난’에서 패한 자는 대개 죽임을 당하거나 폐세자 신세로 절해고도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됐다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황제를 꿈꾸던 자에게 울타리 안에서 덩그런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위리안치는 죽음보다 가혹한 형벌일 수도 있을 터.

    ▼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에 걸쳐 일본 롯데그룹, 일본 롯데홀딩스 등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해임됐는데.

    “그들은 나를 제거한 뒤 (2015년) 7월 신 총괄회장을 해임하면서 쿠데타를 마무리했다. 쿠데타 이전에 ‘신격호 패밀리’와 ‘일본인 차명주주’의 의결권은 각각 62%, 38%였고, 차명주주 의결권도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쿠데타 이후 ‘신격호 패밀리’의 의결권은 46%로 떨어졌다. 일본인 차명주주 의결권은 54%로 늘어나 스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에게 넘어갔다.”

    신동주 회장에 따르면, ‘왕자의 난’ 이전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지분 13.9%를 보유한 3사(미도리상사·패밀리·롯데그린서비스),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의결권을 신 총괄회장이 위임받아 100%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2015년 7월 이후 공영회(3사)는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전 롯데캐피탈 사장), 종업원지주회는 스쿠다 사장의 사람으로 알려진 오구치 겐조 이사, 임원지주회는 스쿠다 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3곳의 지분율은 47.7%이지만 의결권은 53.3%에 달한다. 이 의결권은 스쿠다 사장에게 위임돼 있다. 이 때문에 신동주 회장은 “롯데가 신격호 체제에서 스쿠다 체제로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265쪽 표 참조).


     “총괄회장 지시” vs “기망행위”

    “이전엔 임원지주회는 신 총괄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총무담당이사가 이사장을 맡도록 했고, 공영회 3사는 모두 1인(신동주) 이사 체제였다. 그런데 2013년 12월 3사의 일본인 차명주주 모임인 공영회를 설립해 고바야시가 이사장에 오르면서 3사를 장악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스쿠다는 1인 이사체제로 단독 의결권을 행사한 나를 제거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에게 ‘신동주가 약 8억 엔의 사업 손실을 초래했다’고 허위보고를 해 해임 지시를 유도했고, 2014년 12월부터 롯데 계열사에서 순차적으로 나를 해임시켰다.”

    ▼ 신동빈 회장 측은 ‘총괄회장의 지시’로 신동주 1인 이사 체제에서 3인 이사회 체제로 변경했다고 주장하는데.

    “아버지는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임직원 등에게 의결권을 분산하는 대신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공영회 3개사를 1인 이사 체제로 만든 분이다. 3인 이사회 체제로 변경한다는 것은 경영권을 일본인에게 넘겨주자는 의미인데, 총괄회장이 그걸 허락했을 리 만무하다. 만에 하나 그랬다면 기억력이 쇠약한 점을 이용해 기망행위를 했을 것이다.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신청을 한 신동빈 측이 총괄회장의 ‘정상적인 지시’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율배반적이다.”

    ▼ 2013년 12월 공영회 규약을 만들 때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나.

    “총괄회장은 신동주 1인 이사 체제로 권한을 행사하니 당연히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공영회를 만드는 건 알았지만, 만든다 해도 (나의) 단독 이사 체제니까 주주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 스쿠다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스카우트한 사람 아닌가.

    “그렇다. 2009년 7월 데려온 사람이다. 스미토모 은행(현 미쓰이 스미토모은행) 런던지점장으로 근무할 때 알게 됐는데, 이후 스미토모 계열사인 리걸로열 호텔을 맡아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들었다. 신 총괄회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에 머물렀기 때문에 스쿠다가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한국에 와서 독대하기 시작했다. 독대를 하니 (그가 총괄회장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와세다대 상대를 졸업한 스쿠다 대표는 2009년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서 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사장에 올랐다. 10여 곳의 일본 롯데 계열사 대표를 겸임하면서 사실상 일본 롯데그룹의 총책임자 역할을 한다. 그는 ‘왕자의 난’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넌 해임이야!”

     ▼ 스쿠다 사장이 ‘허위보고’를 한 게 사실이라면 왜 그랬다고 보나.  

    “롯데홀딩스 사장 겸 롯데 사장으로 스쿠다를 데려왔는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니 2013년경 이사들이 신 총괄회장에게 ‘스쿠다를 (한직인) 지원부서로 보직이동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만약 지원부서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는 가방을 싸야 할 처지였다. 스쿠다가 그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롯데아이스크림 대표 등 스쿠다 보직이동을 제안한 이들을 내쳤다. 경리담당 전무도 내치고 그 자리에 고바야시 CFO를 앉혔다. ”

    ▼ 신 회장도 스쿠다 좌천 건의에 관여했나.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 스쿠다는 70대 초반(73세)이라 사장을 오래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스쿠다가 계속 사장을 맡으면 회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는 걱정은 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민유성 고문이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을 했다.

    “롯데홀딩스 지분 27%를 가진 종업원지주회는 당연히 사장 말을 들으니까, 스쿠다의 처지에선 공영회(지분 14%)를 확보하는 게 중요했다. 그런데 신동주 회장을 제거해야 그 지분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총괄회장에게 신 회장을 해임하도록 나쁜 얘기를 한 것 같다. 공영회부터 시작해 하나씩 단계적으로….”

    다시 신 회장에게 물었다.

    ▼ 스쿠다 사장이 신 회장을 음해했다는 구체적 근거가 있나.

    “2014년 12월 17일에 이런 일이 있었다. 영업실적 월례 보고를 위해 임원 2명과 보고를 하러 갔는데, 그날은 비서가 와서 ‘총괄회장이 찾으신다’고 하더라. 총괄회장은 집무실 옆 거실에 앉아 계셨다. 나를 보더니 ‘스쿠다가 그러던데, 나쁜 친구들에게 회사 돈을 사기당했다면서? 넌 해임이야’라고 하셨다.”

    ▼ 회사 돈을 어디에다 썼기에….

    “일본 대기업이 96% 지분을 가진 IT 계열사와 ‘상품진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데 투자한 것을 사기당한 걸로 알고 계셨다. 스쿠다가 총괄회장에게 ‘신동주가 회사 내규를 어기고 약 8억 엔의 사업 손실을 초래했다’고 허위보고를 한 거였다.”



    ‘투자’가 ‘사기’로?

    ▼ ‘상품진열 시스템’이 뭔가.

    “예를 들어 과자는 아이들이 고르기 좋도록 진열대를 잘 관리해야 한다. 많이 팔린 제품은 곧바로 공급해야 하고. 그래서 재고품과 고객 이동 경로, 가격대 등을 컴퓨터가 분석해 진열해주는 매장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다. 우리 회사 담당과장이 아이디어를 냈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 8억 엔을 투자했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시스템을 판매하기 시작할 무렵 스쿠다는 총괄회장에게 내가 사기를 당했다고 보고했고, 이후 내가 해임되니 연구개발비도 투자하지 않았다. 결국 그 회사는 소송을 걸었다. 총괄회장도 승인한 사업을 나를 쫓아내는 도구로 사용한 거다. 총괄회장이 기억력이 멀쩡했다면 내가 아니라 스쿠다를 해임했을 것이다.”  

    ▼ 왜 그 자리에서 해명하지 않았나.



    “총괄회장은 한번 마음을 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일단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시간이 지난 뒤 말씀드리는 게 낫다. 처음엔 ‘벌을 받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계열사 20여 곳에서 잘려나가니 참 이상했다.

    사실, 롯데에서 어느 정도 지위를 가진 사람은 총괄회장으로부터 ‘넌 해임이야’ ‘너 그만둬’란 말을 무척 많이 듣는다. 앞으로 주의하라는 뜻에서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그런 말을 하곤 한다.

    그날은 총괄회장의 목소리 톤이 여느 때보다 좀 높았지만 그래도 말 그대로는 믿지 않았다. 업무보고를 준비하는 임원 2명에게 ‘난 해임됐으니 들어가서 보고하라’고 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틀 뒤 상무급 인사 5명이 약속이라도 한 듯 곧바로 한국을 찾았다. 연말이라 비행기표 구하기도 어려웠을 텐데 미리 준비 한 것처럼….”

    신 회장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스쿠다가 ‘상무는 한국으로 가라. 회장님 얘기가 있을 거다’라고 지시해 한국에 온 임원들이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신동주 해임과 관련한)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하자 고바야시 CFO가 신 총괄회장에게 ‘히로유키(신동주) 씨를 해임하겠다는 말씀이네요’라고 해임을 유도했다. 그러자 신 총괄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신선호 사장의 구원

    ▼ 일본 신문에서 그렇게 말한 근거가 있나.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임원 중 한 명이 대화 내용을 진술했고 공증도 받아놨다. 그래서 우리도 알게 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바야시 CFO는 내가 출장 갈 때마다 나의 약점을 잡기 위해 출장비 사용내역서를 꼼꼼히 체크했다. 유럽이나 동남아 출장 때는 부부 동반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내의 경비를 회사 돈으로 쓴 건지 확인한 거다. 꼬투리를 잡으려는 느낌이 다분했다. 나는 그런 사정을 몰랐고 해임도 아버지의 뜻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2015년 1월 8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 아무 대응도 못하고 해임됐다.”

    이 대목에서 신 회장은 한동안 천장을 올려다봤다.

    ▼ 이후 2015년 5월 들어 분위기가 변했다.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니까 신선호 사장(신 총괄회장의 동생,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이 총괄회장에게 가서 사정을 전한 거다. 신선호 사장은 와세다대를 나왔는데, 아버지가 공부를 시켜 누구보다 아버지를 잘 아는 분이다.

    삼촌(신선호)이 한국에 와서 ‘장남을 일본 롯데 계열사에서 전부 해임할 거냐’고 물으니 총괄회장은 ‘그게 무슨 소리냐. 장남이 사기를 당했으니 벌을 받으라는 건데 다 자르면 어떻게 하느냐’며 화를 냈다고 했다. 나도 그때 상황을 파악했다.”

    ▼ 총괄회장의 뜻을 빙자해 허위로 해임한 게 사실이라면 주총 무효소송을 했어야 하지 않나.

    “처음부터 허위임을 알았다면 그랬을 거다. 말씀드렸듯이 가족들이 처음엔 아버지 뜻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소송을 하면 (아버지께) 반기를 드는 것이고…. 지금 생각해보면 해임 6개월 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몇몇 계열사 이사직 해임은 소송할 시간이 있었는데….”

    ▼ 신 총괄회장은 이후 어떻게 대응했나.

    “7월 3일 스쿠다가 업무 보고차 한국에 왔을 때 총괄회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그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신 총괄회장은 스쿠다에게 ‘넌 날 배신했다. 그만두라’고 했고, 스쿠다는 ‘오랜 기간 감사합니다’ 하고는 방을 나갔다.”



    신격호 기습, 신동빈 반격

    ▼ 스쿠다 사장은 총괄회장을 독대한다고 했는데, 그런 얘기가 오간 걸 어떻게 알았나.

    “그 자리에는 나와 신선호 사장 등 여러 명이 있었다. 스쿠다가 들어오니 총괄회장은 ‘신선호 혼자 남고 나가 있어’ 하셨다. 스쿠다를 존중해준 거다. 나는 스쿠다가 당연히 사표를 낼 줄 알았다. 그 무렵 롯데의 중국 투자 손실 자료가 총괄회장에게 보고되자 총괄회장은 신동빈을 불러 ‘너는 회사를 망친 놈’이라며 혼을 냈다. 그런데 7월 15일 신동빈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가 됐고, ‘신동빈이 한·일 롯데의 리더가 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아침에 일본 TV와 신문을 보던 총괄회장은 ‘이게 무슨 소리냐’며 크게 화를 냈다.”

    ▼ 그래서 7월 27일 일본으로 가 신동빈 회장 등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의 해임을 시도한 것인가.

    “아버지는 ‘미국이든 아프리카든 어디든 가겠다’며 채비를 서둘렀다. 조용히, 기습적으로 가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전용기를 준비했다. 그날 아침 하네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일본 롯데 본사 회장 회의실로 가 임원들을 소집했는데 아무도 안 왔다.”

    ▼ 총괄회장의 ‘소집령’이 먹혀들지 않았다?

    “총괄회장이 지시하면 그 앞에선 반대 못하니까. 그만큼 롯데그룹에선 하늘 같은 존재여서 따를 수밖에 없다. 신동빈과 스쿠다 사장 등 이사들은 사장 회의실에서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 총괄회장은 점심식사 후 잠을 자야 하는데, 그렇게 회의실에서 시간을 끌면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 듯하다.

    4시 반이 돼서야 총괄회장과 스쿠다, 변호사 2명이 마주 앉았고, 15~20분 지나 잠깐 휴식을 취했다. 스쿠다는 자신의 집무실에 내려가자 다시 문을 잠갔다. 그래서 인사담당부장을 통해 총괄회장의 뜻을 사내 인사 시스템에 발표하라고 했다.”

    ▼ 당시 언론은 신 총괄회장이 임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손가락으로 해임해 이른바 ‘손가락 해임’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스쿠다 외에 만나지 못했는데  ‘손가락 해임’이라니. 임원들 직무를 중단시키고, 롯데그룹 시설에 출입을 금하고 재택(在宅)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나를 사장 직무대행으로 앉혔다. 임원 직무권한을 거둬들이는 해직을 한 건데, (스쿠다 측이) 그런 식(손가락 해임)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 신 총괄회장을 폄하한 거다.

    당시 인사부장에게는 주주총회와 종업원지주회 이사회를 열어 ‘인사 명령에 찬성한다’는 이사회 결의서를 만들도록 했다. 절차에 따라 주총을 열어 총괄회장 의사를 따르게 한 것이다. 5시 반경 직원 3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날 일을 설명했고, 총괄회장은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대표이사라 보직해임 권한이 있었다.”

    임원 해임은 절차상 이사회를 거쳐야 하지만, 막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신 총괄회장의 결정을 이사회에서 사후 추인하는 형식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것이 역공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다음 날 신동빈 회장은 법적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신 총괄회장의 지시를 무력화했고, 더 나아가 총괄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끌어내렸다.


    “적전분열 끝내야”

    ▼ ‘해임당한’ 이사들은 긴급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그렇다. 총괄회장의 대표권을 빼앗았다. 그런데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가 열리기 3일 전에 통지해야 하는데 그날(7월 27일) 밤 11시 반에 e메일로 통지하고, 다음 날 오전 9시 반에  아버지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그래서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 총괄회장에게도 그런 사실을 보고했나.

    “알려드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저녁 무렵 말씀드렸다. 무척 화를 냈고 꽤나 안 좋은 말씀을 하시더라(웃음). 결과적으로 의결권 1.6%를 가진 신동빈은 단순히 ‘임명된 바지 사장’으로 전락했고, 70년 롯데 성공신화는 신동빈을 앞장 세운 스쿠다, 고바야시의 쿠데타에 무너졌다.

    이대로 굳어지면 그룹 내 의사결정에서 우선순위가 조정되고, 롯데호텔은 매각돼 ‘미쓰비시 호텔’이 될 수도 있다. 은인(신격호 총괄회장)을 추방한 스쿠다와 일본인 경영진이 이제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적전(敵前)분열 상태를 끝내야 한다. 신씨 집안은 울산의 산속에 살던 집안인데, 집안 모두가 신 총괄회장에게 은혜를 입었다. 신동빈은 아버지께 사죄하고 나와 화해한 뒤 스쿠다와 고바야시를 축출해야 한다.

    결단이 늦어질수록 일본인의 롯데그룹 지배체제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고, 신동빈은 아버지를 ‘자른’ 패륜을 넘어 명분 없이 일본인에게 롯데를 바친 국부 유출의 원흉이라는 오명을 덮어쓰게 된다.”

    1921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총괄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한 뒤 고국으로 잠시 돌아왔다가 밀항선을 타고 다시 대한해협을 건넜다. 1948년 6월 도쿄에서 직원 10여 명과 롯데를 설립해 당시 인기를 끈 풍선껌을 팔아 오늘날 롯데 성공신화의 기반을 다졌다. 맨손으로 시작해 ‘껌 팔아 키운’ 롯데그룹 창업자는 ‘왕자의 난’ 끝에 권좌에서 밀려난 태조 이성계처럼 비치기도 한다.

    ▼ 신동빈 회장은 10월 25일 그룹 쇄신안을 발표하며 쇄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호텔롯데 상장,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5년간 40조 원 투자, 7만 명 고용 등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사원은 경영자를 보고 행동한다. 경영자가 나쁘면 사원도 나빠진다. 신동빈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쇄신안은 소용없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롯데케미칼은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 사기 논란에 휘말렸고, 적자투성이 럭키파이(중국 홈쇼핑 업체)를 프리미엄을 얹어 1900억 원에 사고, 롯데건설은 3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회식비’에 썼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나쁜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면 경영자가 책임져야 한다. 10월 26일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1753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에게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른 조건부’로 회장 자리를 유지시켜 줬는데, 신동빈이 오너라면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신동빈) 길들이기를 한 것이다.”

    ▼ 신동주 회장도 계열사로부터 10년간 391억 원의 ‘가장급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 않나.

    “내가 일을 하지 않고서 월급을 받았다고 기소된 건 유감이다. 나는 한국롯데에 자금과 일감을 제공하고 그룹 전체를 성장시키는 일을 했다. 임무를 충실하게 다했고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검찰에 자세히 설명했다.”



    17명이 총괄회장 수발

    ▼ 신 총괄회장에게 후견인(법정대리인)이 필요하다는 결정이 경영권 분쟁 소송 재판에 영향을 미칠 듯하다(지난 5월 법원은 진료기록 등을 기초로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을 결정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총괄회장은 90대(94세)임에도 건강하고 판단력도 정확하다. 지금도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면 서류에 사인을 안 한다. 다만 최근 기억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보통 성년후견인은 피후견인의 이익을 위해 신청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상속인의 이익을 위해 신청한 셈이 됐다. 신 총괄회장 곁에는 간병사 9명, 간호사 3명, 비서 4명이 건강을 체크한다. 신 회장이 (여느 치매환자처럼) 길을 잃어버리거나 할 까닭이 없다.”

    ▼ 신동빈 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형을 만난 자리에서 ‘이사회는 항상 열려 있으니 좋은 경영방침이 있다면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동생과 만나 어떤 대화를 했나.

    “그 얘기는 2015년 11월 15일 신 총괄회장 생신 때 방에서 한 얘기다. 어머니와 이모, 이모부 등이 모였는데 그 자리에서 총괄회장이 신동빈에게 ‘나와 신동주를 원상회복시켜라. 네가 도둑이냐. 아버지 회사를 뺏어가다니…’ 하고 화를 냈다.

    신동빈은 ‘노력하겠지만, 다른 주주나 이사들이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형이 와서 (주주들을) 설득하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 얘기다. 신 총괄회장이 계속 다그치니 ‘알겠습니다’ 했고, 종이를 꺼내 ‘일주일 내로 원상회복시킨다는 각서를 쓰라’고 했더니 도망갔다. 당시 1층에 기자들이 있어 뒷문으로 갔다. 올해 생신 때는 오지 않고 꽃을 보냈다.”



    ‘고용 사장’의 한계

    ▼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현재 99%에 달하는 일본 주주 지분율을 65%로 낮춰 간섭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다.

    “일본인 주주가 65%의 지분을 갖고 있어도 그들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상장을 해도 돈은 일본으로 흘러간다. ‘고용된 사장’이 롯데그룹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다.”

    민유성 고문은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30%를 가진 대주주(신동주)를 무시하고 어떻게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겠나. 무죄 선고 가능성이 낮은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는 말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를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은 20조~21조 원 이상, 신주 발행에 따른 상장 차익은 5조~6조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은 이 돈을 면세점 사업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일본의 계열사로 현금이 그대로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호텔롯데가 상장될 경우 상장 차익의 99.28%가 일본 회사에 넘어간다. 일본 기업이 가진 주식을 상장 전에 자사주로 매입하고 상장 후 시장에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신동주 회장은 안정적인 일본형 경영 스타일, 신동빈 회장은 공격적인 서구형 경영 스타일이란 평가가 있다.

    “총괄회장은 한국의 경제위기 속에 쓰러지는 기업들을 보면서, 기업은 착실하고 안전하게 커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신동빈은 규모를 키우고 단기적 성과에 집중한다. 이는 기업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외환위기 때 일본에서 5억 달러 자금을 지원받아 그 돈으로 인수합병(M&A)하면서 외형을 키웠다. M&A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이후 실적이 중요한데, 신동빈이 주도한 중국 투자는 누적 손실액이 엄청난 것으로 보고됐다.”

    ▼ 롯데그룹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 6개 계열사에서 70억 원을 갹출해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다가 돌려받았다.

    “기업이 큰돈을 내는 것은 뭔가 혜택이 있기 때문인데, 그 내용은 자세히 모르겠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다.”


    어릴 때부터 비즈니스맨 꿈

    ▼ 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세 번 연속으로 이겼는데 앞으로도 주총을 소집할 건가.

    “주주들을 설득하면서 ‘무한 주총’을 계속할 생각이다. 한 번만 이기면 모든 임원을 바꾸고 새로운 롯데를 만들 수 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회사, 롯데가 잘하는 제조·유통·석유화학의 강점은 살리고 무리한 사업은 정리하면서 전문가와 함께 새로운 롯데를 만들 것이다.”

    ▼ 롯데가(家) 얘기도 궁금하다. 부모님은 어떤 분들인가.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셨다. 어머니(시게미쓰 하쓰코)는 밝고 강한 분이었다. 아버지는 일이 바빠지자 주말에도 열심히 일하셨는데 낭비를 모르는 분이었다. 옷이나 구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구두쇠라는 말은 아니다(웃음). 어릴 적에 도쿄에서 몇 시간 떨어진 온천으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매년 갈 때마다 같은 사진사가 가족사진을 찍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아버지를 보면서 비즈니스맨이 되고 싶었다. 주말에 아버지 손을 잡고 공장 견학을 갔을 때 기계가 돌아가는 모양이 참 신기했고. 그런 아버지가 성장시킨 회사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원상회복시켜야 한다.”

    신 총괄회장은 첫 번째 부인인 고(故) 노순화 씨와의 사이에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두 번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씨와의 사이에 신동주·신동빈 형제, 사실혼 관계인 셋째 부인 서미경 씨와의 사이에 딸 신유미 씨를 뒀다.

    ▼ 한 살 터울인 신동빈 회장은 어땠나.

    “조금 내성적인 면도 있었다. 시험을 보면 가족들에게 ‘다 맞았다’고 했지만 실제 성적표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웃음). 난 이과(理科)적, 동생은 문과(文科)적인 성격이라 부딪치는 경우는 없었다.”

    신동주·동빈 형제는 일본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 대학에 진학했다. 형은 경영공학, 동생은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형은 같은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동생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은 뒤 각각 미쓰비시 상사와 노무라 증권에서 일하다가 롯데로 합류했다.

    ▼ 부인 조은주 씨는 남편을 대신해 한국어로 기자회견을 해 많이 알려졌다.

    “미쓰비시 상사에서 롯데로 옮겼을 무렵 미국 LA에 있던 미쓰비시 상사 후배가 ‘괜찮은 한국 여성이 있는데 만나보라’고 해서 인연을 맺었다.”

    ▼ 서미경 씨나 사촌 신유미 씨와는 연락하나.

    “나는 그분들을 만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전혀 본 적이 없다.”

    ▼ 어머니 하쓰코 여사가 신동주 회장을 도와주지 않아 서운한 점은 없나.

    “사실, 유감을 느끼고 있다. 어머니가 지금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시는 거 같다. 볼일 있을 때 서울에 오시면 만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식사를 함께 한다.”

    ▼ 동생 부부와도 함께 식사하나.

    “동생 부부는 오지 않는다.”



    “한국어 공부 못해 죄송”

    ▼ 왜 한국어를 안 배웠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가(家)는 ‘한국 국적의 일본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신 회장은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했지만.

    “한국어 공부가 부족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생활할 기회가 없었고, 영어로도 얘기하니 불편하지 않았다. 롯데는 인터내셔널 기업, 글로벌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국경을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형제가 이렇게 둘로 갈라진 것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동생이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가족은 뭉쳐야 한다. 훌륭한 롯데그룹을 집어삼키려는 스쿠다와 고바야시는 ‘아쿠닝(惡人)’이다. 한국 유수의 대기업이 2명의 일본인에게 넘어가는 상황을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아버지는 ‘롯데는 총괄회장의 것도, 너희들(신동주·신동빈)의 것도 아니다’라고 하신다. 사원들을 소중히 여기고, 거래처에 폐를 끼치지 말고, 고객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롯데그룹 측 반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적법하게 해임”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과 추진한 사안(상품진열 시스템)을 이사회에 보고할 당시 법률상 리스크(위험)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고, 비즈니스 성공 여부도 불분명해 이사회 인가 없이 추가 투자할 수 없도록 결정했지만, 독단적으로 투자했다”며 “10억 엔의 손실이 예상되는 단계에서 사내 감사에 적발됐다”고 밝혔다. 그의 해임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심각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법) 위반으로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적법하게 해임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 7월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6명 해임 지시에 대해선 “신 총괄회장의 정상적인 의사가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창업주라고 하더라도 적법절차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이사회가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 것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를 악용해 지속적으로 경영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이 스쿠다 사장과 회의실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는 신동주 회장의 주장에 대해선 “현지 언론에 신 총괄회장의  ‘손가락 해임’이 보도돼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신동빈 회장의 중국 사업 실적과 관련해선 “초기 투자 단계여서 현 시점에서 손실액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유통업의 특성상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이후 손익분기점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족과의 대화 용의는 있지만 가족 간 논의로 경영권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신동아’는 롯데그룹에 신동빈 회장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롯데 측은 “자유인 신분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달리 롯데 조직을 이끄는 리더인 신동빈 회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마음대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며 거부 의사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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