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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업은 ‘日 경영진 쿠데타’ 롯데 70년 신화 무너졌다”

롯데 長子 신동주 7시간 격정토로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신동빈 업은 ‘日 경영진 쿠데타’ 롯데 70년 신화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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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동주 사기당했다’ 허위보고로 해임”
  • ● 신격호 “장남 벌주려는 건데 다 자르면 어떡하나”
  • ● “일본인 의결권 53.3%…신동빈은 ‘고용 사장’”
  • ● “‘아버지 대리인’ vs ‘日 경영진 대리인’ 싸움”
  • ● “서미경·신유미 모녀 한 번도 본 적 없어”
  • ● 롯데그룹 “신동주 부회장, 컴플라이언스 위반…해임 정당”
“신동빈 업은 ‘日 경영진 쿠데타’ 롯데 70년 신화 무너졌다”

[홍중식 기자]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말수가 적었다. 손깍지를 끼고 살짝 고개 숙인 채 생각에 잠겼다가 무엇인가 생각나면 고개를 들고 말했다. 무용담을 장광설로 늘어놓곤 하는 여느 기업인들과 달리 묻는 말에만 또박또박 답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때는 단서를 달았고, 배석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기억을 더듬었다.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혼네(本音, 속마음)’와 ‘다테마에(建前, 겉마음)’가 달라서인지 몰라도 매출 84조 원(2014년 기준)의 롯데그룹 장자(長子)는 차분한 문학소년을 닮았다.

“안녕하세요. 신동주입니다.”

11월 4일 오후 3시 서울 청진동 그랑서울 18층 SDJ코퍼레이션 회의실. 신동주 회장, 산은지주회사 회장을 지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나무코프 회장), 조문현 변호사, 일본어 통역이 기자 일행을 맞았다. 20명은 족히 앉을 법한 대회의실에서 3m쯤 간격을 두고 신 회장과 마주 앉았다.

인터뷰는 오후 3시부터 9시 반 넘게까지 진행됐고, 저녁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신했다. 신 회장은 7시간에 가까운 인터뷰 내내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으나 어린 시절 가족 얘기를 할 때는 종종 환한 웃음을 지었다.



“정신 똑바로 차린다”

▼ 명함에 ‘SDJ코퍼레이션 회장’이라고 돼 있다. 지난해 10월 1일 설립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회사인가.

“한국 비즈니스를 위한 전초기지 격으로 설립한 회사다. 현재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근황이 궁금하다.

“검찰 수사가 끝나고 출국금지가 풀려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됐다. 일본에서 일을 마치고 며칠 전 들어왔다. 요즘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 정신을….

“롯데그룹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70년간 키워온 회사인데, 그런 그룹에서 아버지와 내가 쫓겨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만든 사풍(社風)을 동생(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망치고 있고, 한국의 대기업 롯데가 일군 국부(國富)가 유출되고 있으니까.”

▼ 왜 그렇게 생각하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단순히 형제 간의 경영권 쟁탈전이 아니다. 일본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갔고, 아버지와 동생이 대립하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노화와 기억력 쇠퇴를 틈타서 일본인 경영진과 동생이 야합해 쿠데타를 일으키고 경영권을 탈취한 사건이다.”

인터뷰에 앞서 신 회장 측이 건넨 문건의 요지는 이랬다. ‘롯데 분쟁은 우리나라 최대 재산 절취 사건이며 심각한 국부 유출 사건이다. 내(신동주)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리인으로서 일본인 경영진의 대리인인 신동빈으로부터 경영권을 재탈환하려는 과정이다.’

직원 18만 명을 거느린 롯데그룹은 재계 순위 7위의 기업집단이지만, 계열사 대부분이 상장되지 않아 지배구조와 롯데가(家)의 행보는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2014년 말 신 회장이 롯데 계열사에서 순차적으로 해임되면서 조금씩 실체를 드러냈고, 지난해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해임하고 이에 신동빈 회장이 반격에 나서면서 분쟁이 본격화했다.  



‘왕자의 난’ 그 후

“신동빈 업은 ‘日 경영진 쿠데타’ 롯데 70년 신화 무너졌다”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진의 지지를 업은 신동빈 회장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했으며,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고 그룹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해나가면서 그룹 장악력을 키웠다. 신동주 회장은 아버지의 육성, 직인이 찍힌 ‘회장 임명장’을 공개하며 ‘아버지의 뜻’을 널리 알렸으나 신동빈 회장 측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일축했다. 신동주 회장은 소송과 주주총회를 통한 경영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옛 역사를 보면 ‘왕자의 난’에서 패한 자는 대개 죽임을 당하거나 폐세자 신세로 절해고도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됐다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황제를 꿈꾸던 자에게 울타리 안에서 덩그런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위리안치는 죽음보다 가혹한 형벌일 수도 있을 터.

▼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에 걸쳐 일본 롯데그룹, 일본 롯데홀딩스 등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해임됐는데.

“그들은 나를 제거한 뒤 (2015년) 7월 신 총괄회장을 해임하면서 쿠데타를 마무리했다. 쿠데타 이전에 ‘신격호 패밀리’와 ‘일본인 차명주주’의 의결권은 각각 62%, 38%였고, 차명주주 의결권도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쿠데타 이후 ‘신격호 패밀리’의 의결권은 46%로 떨어졌다. 일본인 차명주주 의결권은 54%로 늘어나 스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에게 넘어갔다.”

신동주 회장에 따르면, ‘왕자의 난’ 이전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지분 13.9%를 보유한 3사(미도리상사·패밀리·롯데그린서비스),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의결권을 신 총괄회장이 위임받아 100%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2015년 7월 이후 공영회(3사)는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전 롯데캐피탈 사장), 종업원지주회는 스쿠다 사장의 사람으로 알려진 오구치 겐조 이사, 임원지주회는 스쿠다 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3곳의 지분율은 47.7%이지만 의결권은 53.3%에 달한다. 이 의결권은 스쿠다 사장에게 위임돼 있다. 이 때문에 신동주 회장은 “롯데가 신격호 체제에서 스쿠다 체제로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265쪽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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