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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없는 천국에 매매가 72억 아빠트?

‘모순의 바벨탑’ 평양 아파트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빈부격차 없는 천국에 매매가 72억 아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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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北, 여명거리 다룬 ‘신동아’ 기사에 발끈
  • ● 실패한 사회주의 + 경박한 자본주의
  • ● “초고층 마천루는 북한이 앓는 병의 징후”
  • ● ‘수령의 하사품’에서 ‘돈의 지배’로 변모
빈부격차 없는 천국에 매매가 72억 아빠트?
“수령님의 업적과 위대성을 후세에 전하는 직관적이고 항구적인 수단은 기념비 건축물이다. 기념비 건축은 인간과 함께 영원히 존재하며 사회발전과 세대교체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사상의식에 능동적으로 작용한다. 결국 건축은 순수 기술공학적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과 이념에 관한 문제에 귀착한다.”

북한의 2대(代) 독재자 김정일은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은 ‘건축예술론’에 이렇게 썼다. 서구 건축가에게 평양은 ‘건축적 호기심의 땅’이었다. ‘사회주의적 근대’를 나타내는 평양 건축은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무섭게 보일 만한 완벽함을 지녔다. 도시 디자인에 대한 과대망상적 환상을 벽돌과 회반죽으로 실현하려 했다.

평양은 사회주의 건축이 잘 보존된 야외 박물관이다. 표준화한 대량 주거 개발, 넓은 도로, 야심 차게 디자인한 공동체 건물, 기념비적 공공건물이 ‘사회주의적 근대’를 과시한다. 간판이나 화려하게 장식한 상점은 눈에 띄지 않는다. 색상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곳곳에 나붙은 선전 포스터뿐. 김정일이 저술한 ‘건축예술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평양처럼 건축이 국가의 사상, 이념과 불가분하게 연결된 곳은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3대 독재자 김정은 집권 후 평양의 스카이라인은 부산 해운대, 뉴욕 맨해튼을 닮은 형태로 치솟는다. 2016년 겨울 갈라파고스적 사회주의 국가의 수도 풍경은 혼란스럽다. ‘사회주의적 근대’와 ‘자본주의적 현대’가 모순(矛盾)의 형태로 공존한다. 평양은 더 이상 사회주의 건축의 야외 박물관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 5월 15일자는 ‘북한의 1%, 평해튼에서 운치 있는 삶을 즐기다’ 제하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자라, H&M, 유니클로를 즐겨 입고 1인분에 48달러(5만6000원)에 팔리는 1등급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는다. 헬스클럽에서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며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달리거나 요가를 한다.…”



‘평해튼’의 삶

빈부격차 없는 천국에 매매가 72억 아빠트?

신동아 8월호 ‘여명거리’ 보도.

‘평해튼(Pyeonghattan)’은 워싱턴포스트가 만들어낸 ‘평양 + 맨해튼’의 조어다. 평해튼에는 ‘사회주의적 근대’가 없다. 하늘로 치솟은 욕망의 바벨탑은 환한 조명을 내뿜으며 어쨌거나 평양이 바뀌고 있음을 웅변한다.    

‘신동아’는 2016년 8월호 ‘겹눈으로 본 북한’이라는 지면에 “여명거리가 ‘비명거리’ 된 사연 : 목숨 앗아간 죽음의 속도전” 제하 기사를 실었다. 200자 원고지 19매 분량의 기사다. 북한이 여명거리라고 부르며 평양의 신도심으로 건설하는 대성동 용흥사거리 일대에서 벌어진 일을 다뤘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부터 영생탑이 있는 용흥사거리까지 3㎞ 구간에 초고층 살림집(아파트) 단지를 짓고 있다. 70층, 55층, 50층, 40층, 35층 아파트와 상업·공공시설 등 100여 동을 신축·보수한다.

여명거리는 노동당 창건 70주년(2015년 10월)에 맞춰 건설한 미래과학자거리의 2배 규모다. 3월 18일 여명거리 건설을 공표하면서 김정은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한국)과의 치열한 대결전”이라며 “올해 중에 반드시 일떠세우자(건설하자)”고 강조했다. “어떤 제재와 압력 속에서도 마음먹은 것은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정치적 계기로 만들자”고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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