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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2012년에 인수위 때부터 대북 접촉 준비”

돈과 목숨 오간 남북 내교·내통史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文, 2012년에 인수위 때부터 대북 접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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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이간책

한국 정보기관도 당연히 공작을 한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은 북한 노동당에 가입한 한국 인사 명부를 구하는 공작을 했다. 국정원과 내통한 북측 고위 인사는 명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요구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에서 일한 전직 고위 인사 증언이다.

“북측 인사가 꽤 많은 돈을 요구했다. 한국인 노동당원 명부를 실제로 제공할지, 명부가 정확할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 명부 일부를 먼저 보여주면 그때 돈을 지급하고 일을 진행하겠다고 북측 인사에게 제안했다. 그 인사가 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국정원은 2013년 장성택 비리 목록을 작성해 공식·비공식 경로로 북측에 전달했다. 김정은, 장성택을 분리하는 이간책(離間策)을 쓴 것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장성택 판결문에 재정 사용 문제점, 비자금 유용 등 돈 문제가 등장한다. 우리가 넘겨준 것과 비슷하다. 적어도 우리 정보를 이용한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은 이 같은 공작이 장성택 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 이 공작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남재준 원장 성격이 원래 그렇다”(앞서의 관계자)고 한다.(신동아 2014년 11월호 “朴 정부 1기 국정원 북한 붕괴공작 내막 ‘장성택 비리 목록 공식·비공식 통로로 北에 전달’” 제하 기사 참조 및 사실 추가)

국정원은 중국에 나와 있는 장성택 측근들과도 은밀하게 접촉했다. 또한 한국 언론에 ‘김정은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장성택이 대안’이라는 보도가 나오게 해 김정은과 장성택을 이간했다. 전직 국정원 고위 인사 설명이다.

“황병서(북한군 정치국장)도 엄청나게 분석했다. 돈 문제를 비롯해 약점이 없어 공격할 곳을 찾지 못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황병서가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황병서가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 관람차 한국에 왔을 때 공작을 하려고 했으나 잘 안 됐다.”

주간경향이 2016년 12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2005년 7월께 김정일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을 뵌 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보천보전자악단 남측 공연 및 평양에서 건립을 추진하던 경제인양성소 등이 아직까지 실천되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재단과 북측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 사업을 잘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 돼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입장료 받는 평양

“文, 2012년에 인수위 때부터 대북 접촉 준비”

개성공단 전자출입체계(RFID) 시스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시 남북경협을 강화하려고 한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 명의로 작성된 편지 내용 중 ‘주체 91년’ ‘북남’ 등의 표현을 두고 여론의 질타가 있었다. 이 편지를 북측에 전한 프랑스인 장 자크 그로하는 2002년 박근혜-김정일 면담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그로하에 대해 “북한에 10년 넘게 체류하면서 노동당 출판사에서 김일성, 김정일 저작물을 영어, 프랑스어로 번역한 인사”라고 전했다. 그로하는 한국에서 남북경협을 돕는 중개인으로 활동했다. 박 대통령이 정체가 의심스러운 인사의 주선으로 방북해 김정일을 만난 꼴이다.

김정일을 면담한 외부 인사가 답례 형식 편지를 보내는 것은 평양이 관례로 여기는 것이다. 그로하가 보천보전자악단 남측 공연 등을 성사시키기 위해 박 대통령 모르게 명의를 도용해 편지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김정일을 만나고 온 다음 답례 편지를 북한에 보냈다. 평양은 남측 인사들의 이 같은 편지를 ‘충성 편지’라고 일컫는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난 외국 정상이 돈을 내놓는 것도 일종의 관례였다. 흔히 거론되는 인물이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다. 수하르토 초대 대통령의 딸인 그는 김일성 생전에 부친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적도 있는 대표적 친북 인물이다. 그런 그도 2005년 김정일을 만날 때 입장료를 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월간중앙’(2017년 1월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2년 대통령선거 때 문재인 캠프에서 일한 학계 인사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인수위 단계부터 북한과 접촉하려 했다”고 전했다. 신동아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북한 보위성 소속 이○○은 당시 문재인 캠프 측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 당선자가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소감, 신년사, 취임사에 상기 내용이 적절하게 사전 협의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대북 문제 언급 수위를 조절해 잘못된 문구 하나로 파탄 나는 결과를 초래하면 안 된다. 천안함 문제는 인정 못하며, 5·24조치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민주당의 취임식 (북측 인사 초정) 관련 사전 발표는 불쾌하다. 협의도 없이 발표하는 일방적 행태는 인정 못한다. 초청하면 참석하지만 선물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핫라인 구성이 필요하다. 대선 2~3일 전부터 가동해 취임식까지 운영하자. 특사는 당선자의 신임장을 지참해야 한다.”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북 관여론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대북 포용론자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북한 관련 성과물을 내려다 북한의 공작에 휘말릴 수도 있다.


신동아 2017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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