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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文, 安, 黃 속도 내는 대선열차

“변호사 문재인, 인권 담을 그릇 안 돼”

‘인권 동지’ 원형은의 작심 비판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변호사 문재인, 인권 담을 그릇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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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제 경험에 비춰보면 그래요. 인권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선거 캠프를 꾸릴 때 분명 ‘인권특위’나 특보를 뒀을 겁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 캠프에 있던 ‘애들’이 찾아와 제게 선대위 시민사회단체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하더군요.”

원 목사는 식사를 겸한 5시간 인터뷰 동안 다양한 부류의 ‘애들’ 얘기를 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회(한총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핵심 인사들도 그의 도움을 받거나 그와 교류하고 있었다.

▼ 그래서 위원장을 맡으셨나요?

“아뇨. 안 한다고 했죠. ‘문 후보라면 인권특위를 만들고 특보를 위촉해야지 무슨 시민단체위원장이냐’고 했죠. 그러고 잊고 있었는데 선거 3일 전에 ‘애들’을 시켜 인권특위위원장 직함의 임명장을 주더라고요. 선거 3일 앞두고 인권특위위원장이 된들 무슨 일을 하겠어요?”

▼ 왜 그랬을까요.



“‘인권’ 강조하면 표가 안 나올까 그랬는지, 인권변호사 하면서 ‘수임료 받는 인권’만 한 건지 모르겠지만, 인권을 대하는 생각을 알 수 있었죠. 그 쪽 캠프 ‘애들’은 경찰에 잡혀갈 때는 밤중에라도 ‘인권 목사’ 찾았는데, 이젠 인권이 필요 없나 봐요(웃음). 노무현 정부 끝나고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갔을 때도 느꼈어요. 문 전 대표는 그릇이 안 돼요.”

▼ 사무실엔 왜 가셨나요?

“1997년부터 어렵게 부산인권센터를 운영했는데 문 전 대표가 청와대로 가고, 저도 인권위원을 맡으면서 운영이 잘 안 됐어요. 그런데 최근 이주노동자와 새터민이 늘어 일이 많아지면서 인력과 비용이 부족했어요. 문 전 대표와 함께 인권센터 공동대표를 지낸 송기인 신부님(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찾아가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인권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송 신부님은 ‘정부 일도 끝났으니 문 전 대표가 맡는 게 좋겠다’고 추천하시더군요. 워낙 많은 사람을 만나는 성직자들은 마음속에 ‘번뜩’ 하고 찾아오는 감이 있어요. 송 신부님도 사람의 모습, 즉 문 변호사의 순수한 인간적인 면에 믿음이 갔던 거죠.”

▼ 송 신부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진 분인데요.

“….”

▼ 거절당했나요.

“관심이 없는데 어쩔 수 없죠. 나는 30년 넘게 ‘인권’ 하면서 현장에서 ‘이단옆차기’도 하고, 경찰청 보안(정보)과장들과도 욕하면서 친해지고 그렇게 살았어요. 그래야 노동자, 학생들의 인권을 조금이나마 보호할 수 있었거든요. 제 성격이 직선적이고 괄괄한 이유이기도 해요. 그때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참았습니다.”



文  “나는 안 되고…”

“변호사 문재인, 인권 담을 그릇 안 돼”

2012년 12월 5일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사람들을 만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동아일보]

▼ 관심이 없다고 했나요.

“인권센터 초기 공동대표를 지낸 분이 ‘나는 안 되고…’ 한마디 하시더군요. 더 이상 캐묻지 않았어요. ‘같이 알아보자’는 말도 없었죠. 그때는 ‘당신이 인권변호사냐’며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어요. 그분은 ‘계산적인 거’밖에 없어요. 모든 걸 말할 순 없지만, 그땐 그랬어요.”

▼ 센터 운영에 참가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까봐 그런 모양이죠.

“아이고, 비용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어요. 보기와 달리 인권에 관심이 없었던 거죠. 조금 전에 말한 임명장 사건도 그렇고요.”

▼ 서운했나요.

“서운한 거 없어요. 정치라는 게 그런 거죠(웃음). 인권이라는 게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받긴 좋은데, 잘되고 나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물’ 튀니까. 일반적으로 권력자나 기득권은 인권이라 하면 노동자 편에 서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거라 원수처럼 생각해요. 그런데 인권 문제는 나도 당할 수 있는 만큼 일이 생기면 반드시 풀어야 하고 행동해야합니다. 관념적으로 인권을 말해선 안 됩니다. ‘노통’은 행동적이어서 인권이 맞았던 거죠. 과거 인권 탄압을 받은 사람들도 자신들이 잘되면 바꾸겠다고 하지만, 막상 잘되고 나면 인권이란 용어를 싫어해요.”

▼ 그렇군요.

“문 전 대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해요. 2003년 초쯤 부산지역 대학 총장과 종교계 지도자 등이 참석하는 모임에 나갔는데, 모임을 주선하는 분이 ‘문변 청와대 환송식’이라고 귀띔하더군요. 의아했죠. 얼마 전만 해도 제게 ‘정치는 안 한다’고 했거든요. 궁금해서 물었더니 끝까지 말을 안 해요. 이후 민정수석 때 만나 ‘이왕 좋은 분이 나라 변화시키려면 고위공직자 적폐 해소에 앞장서달라’고 건의한 적이 있는데, ‘목사님은 과격한 거 하지 마라. 점잖게 해라’고 하더군요. 시민단체가 나서 정부를 흔들거나 반대하지 말라는 말이었는데, 인권변호사 시절과 달리 권력을 잡으니 화평하고 싶은가 보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평소 노동자들과 시위를 많이 해서 그런지, ‘그날 환송식’에서 내가 ‘돌직구’를 던져서 그런지(웃음). 개혁에 대한 인식은 김대중(DJ) 정부 때와 달랐죠.”

▼ 어떻게 달랐나요.

“DJ 정부에서도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지낸 김상근 목사(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 여러분이 있었는데, 그분들에게 ‘지금도 노동자들과 부산 시내에서 데모합니다. DJ 퇴진도 외치는데 기분 나쁘게 생각합니까’ 하고 물으면 ‘아니다. 잘못 된 거 참아주는 게 우리를 위하는 게 아니다. 잘못된 건 정부에 요구해라. 고치면 된다’고 했죠. 문 전 대표와 생각이, 그릇이 다르죠.”

▼ DJ와도 인연이 있나요?

“내가 속한 교단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인데, 1997년 대선 전 DJ가 부산지역 종교지도자들과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연락을 해와서 내가 초청장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모았어요. 보수적인 목사들은 ‘원 목사가 왜 나서냐’며 타박했지만, 부산롯데호텔에 종교지도자 750명을 모았더니 DJ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서울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캠프 관계자들이 DJ로부터 칭찬을 받았다고 하더라. 고생은 누가 하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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