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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리딩뱅크’ 자리 놓고 치열한 경쟁

변화 기치 내건 금융권 새 수장들

  • 조현주 | hjcho@donga.com

‘리딩뱅크’ 자리 놓고 치열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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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위성호 행장 체제 구축
  • ● 행장 내정 과정에서 드러난 ‘신한사태’ 상흔
  • ● 연임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지주사 전환’으로 승부수 던져
‘리딩뱅크’ 자리 놓고 치열한 경쟁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위)와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 [동아일보]

정치권에서만 교체와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게 아니다. 최근 국내 주요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줄줄이 교체되면서 금융권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전임에 비해 훨씬 젊어진 신임 수장들이 올해 금융권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1월 20일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조용병 내정자와 함께 회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경쟁에서 스스로 발을 뺐다.

조 행장의 회장 내정으로 신한금융그룹은 은행장 교체도 앞두고 있다. 위성호 사장은  2월 7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지주의 사외이사 4명이 참여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차기 행장으로 단독 추천됐다. 다음 날인 2월 8일 열린 신한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위 사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 이후 ‘조용병 회장(현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행장(현 신한카드 사장)’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엉클 조’의 “안주란 없다”

조용병 회장 내정자는 앞으로 지주 회장으로서 짧게는 3년 길게는 9년간 회사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조 회장 내정자는 보수적인 신한 문화에 변화의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는 대전고를 거쳐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인사부장, 강남종합금융센터장,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리테일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5년 3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해 이번에 지주 회장 자리에까지 올라 ‘엘리트 코스’의 정석을 보여줬다.

이런 행보와는 달리 회사 내에서 조 내정자의 별명은 ‘엉클 조’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려 옆집 삼촌처럼 편안하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평소 소탈한 모습과 달리 업무 스타일은 신중하고 꼼꼼하다. 회사 내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힐 만큼 추진력도 있다. 특히 신한은행 뉴욕지점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을 지내며 글로벌 영업에도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그룹에서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이지만 조 내정자가 떠안은 과제들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그가 어떻게 리딩뱅크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신한금융은  2008년 이후 꾸준히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리딩뱅크라는 이름에 도취해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조용병 내정자가 지난 2월 1일 열린 신한은행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강조한 말이다. 조 내정자는 이날 “개인과 조직의 역량, 시스템 및 프로세스, 기업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비교를 불허하는 탁월한 신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 내정자가 진두지휘했던 신한은행은 최근 3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도 매년 10% 안팎의 자산성장률을 기록하고 약 1조50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3분기 만에 1조512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실적(1조4900억 원)을 단번에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리딩뱅크를 노리는 타 금융사들이 맹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등을 인수하며 급격히 덩치를 키우고 있고 외환은행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하나금융지주도 바짝 추격세를 보이고 있다. 민영화 시대를 연 우리은행 역시 본격적인 경쟁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금융사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상황이다.      

젊은 수장 등장, 세대교체 불가피

또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3월 총 12개의 자회사 가운데 8개 자회사 최고경영자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주 사장단의 3분의 2가 바뀌는 셈이다. 조 내정자는 회장 후보로 확정된 직후 “조직이 커질수록 활력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그룹 전반의 대규모 세대교체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 과정에서 조직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도 조 내정자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2011년 3월 취임해 그동안 신한을 이끌어온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948년생으로 올해 69세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회장 나이 제한(만 70세) 규정으로 지난 6년간 지켜온 왕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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