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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대선〈조기 대선〉의 함정

‘새 대통령 불인정’ 사태 우려, 쫓겨난 朴 대통령 ‘무죄’ 시 ‘국난(國難)’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새 대통령 불인정’ 사태 우려, 쫓겨난 朴 대통령 ‘무죄’ 시 ‘국난(國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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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탄핵 추진 후보에 절대 유리한 불공정 게임
  • ● 문재인(안희정·이재명) 정권과 트럼프 정권의 예고된 파국?
  • ● “벚꽃대선은 기만적 비유”
‘새 대통령 불인정’ 사태 우려, 쫓겨난 朴 대통령 ‘무죄’ 시 ‘국난(國難)’
벚꽃대선, 축복일까 저주일까.

화창한 날이었다. 이런 날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어두운 투표소를 나서자 햇빛이 눈을 가린다.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두 팔을 펼치고 달려온다. 품 안 가득 안고 웃었다. 하지만 마음이 개운치 않다.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여권 일부 인사들은 벚꽃대선에 대해 “탄핵을 지지하는 야당과 일부 언론이 조기 대선을 미화하기 위해 가져다 붙인 기만적 비유”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벚꽃은 3월 마지막 주부터 4월 첫째 주까지 개화한다. 벚꽃은 탄핵에 의해 대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4월 말에서 5월 초와는 시기적으로 무관하다. 계절적으로 보면 4월 말과 5월 초 중국에서 황사가 밀려오므로 조기 대선은 ‘황사대선’이라 하는 게 더 적합하다.”         

졸속 경선·본선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엄동설한에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일임에 분명하지만 우려도 없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후보자를 검증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과거 대선도 검증이 부실했다. 경선과 공천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임박해 이뤄진 탓이다. 그래도 적어도 각 당의 경선과 대선 본선을 합쳐 8개월 정도 검증할 시간이 있었다. 최소한 1년 전부터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던 중이었다. 대선 주자들도 그런 일정에 맞춰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다. 캠프 구성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갑자기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이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대선을 치르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조기 대선 일정은 거의 전적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달렸다. 헌재의 결정이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날 것이란 설이 다수였으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추가 증인 신청과 헌재의 일부 수용으로 2월 말은 물 건너갔다.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 퇴임 이전에 결정이 날지가 마지막 남은 관심사다. 3월 13일 이전에 인용 결정이 나온다면, 대선 투표는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실시돼야 한다. 4월 마지막 주 또는 5월 첫째 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검증 기간이 4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초단기 검증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출마하는 대선주자도 국민도 당황스럽다. 물론 심판을 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황급히 선거관리 일정과 지침을 내놓았지만, 검증 부분은 그들도 자신하기 어렵다. 이미 선관위는 경선과 본선이 상당부분 겹치므로 주요 정당의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주기 어렵다고 말한다. 결국 국민과 언론은 더 집중해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후보자 토론회도 개최해야 한다. 경선 단계에서도 본선 단계에서도 그렇게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일하며 싸워야 하는 돌발 상황인 셈이다. 일정을 쫓아가기 바쁠 것이므로 새 대통령 감을 검증하고 숙고하는 일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토론 기피

토론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주요 후보자가 참여해야 일단 성립한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의 토론 기피가 정치권에서 논란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문 전 대표다. 부자 몸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미 따놓은 지지율을 잃을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대세론을 형성했고 당내 경선 경쟁 상대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말이 청산유수다. 차라리 피하는 게 상책인 것이다.

시간 부족으로 부실 검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처럼 토론회까지 열리지 않으면, 유권자는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보를 얻을 기회가 원초적으로 봉쇄된 상황에서 투표에 임해야 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대통령을 뽑을 선택의 자유를 제한당하는 격이다.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민의 정당한 투표 권리 행사 방해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촛불민심에도 반한다.

최근 국민의 주권 의식이 높아졌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을 정말 잘 뽑아야 한다는 결의에 차 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몇몇 유력 대선주자의 기피로 토론회마저 형식적으로 몇 차례 하는 선에서 넘어가고 만다면, 숨겨진 제2의 최순실을 발견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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