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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해병대 ‘악기발휘’ 젖꼭지 수시로 꼬집어 가슴 부어올라

  • 육성철 |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팀장 sixman@humanrights.go.kr

사람 잡는 해병대 ‘악기발휘’ 젖꼭지 수시로 꼬집어 가슴 부어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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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틀 동안 초콜릿 바 180개 강제로 먹여
  • ● 성기 만질 때마다 총기번호 복창
  • ● 윤 일병 사망 사건 가해자 軍교도소에서 똑같은 짓
  • ● 독립적 군인권보호관 도입 필요
사람 잡는 해병대 ‘악기발휘’ 젖꼭지 수시로 꼬집어 가슴 부어올라
2016년 여름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에 두 건의 글이 올라왔다. 해병대에 입대한 아들 L이 선임병들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지속적으로 당했다는 피해자 어머니 K씨의 호소였다. 가혹행위 내용은 이른바 ‘악기발휘’로 불리는 취식 강요, 성추행, 암기 강요 등 병영 악습을 망라했다.

인권위는 조사관을 A부대로 급파해 기초조사에 착수했다. 군부대에서는 이미 헌병대 수사가 끝나고 군 검찰이 관여하고 있었다. 군부대 관계자는 “특정 병사의 일회성 행위”라며 “절차대로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당시 A부대는 병영악습 재발방지를 위해 ‘100일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인권위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기초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어머니는 “군부대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인권위가 직접 아들을 만나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관이 직접 아들을 만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아들은 군인 신분으로 장기간 수사를 받아 심신이 지친 상태였다. 인권위는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아들을 설득했고 심리상담 전문가와 함께 4시간 가까이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L의 피해 진술은 충격적이었다. 부대 내에서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행위가 벌어졌다는 주장이었다. 또 간부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해병대 특유의 기수문화 때문에 제지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인터뷰 도중 “휴가를 나와 병원에 갔더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의심된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며 괴로워했다.

‘해병대 DNA’의 허상

사람 잡는 해병대 ‘악기발휘’ 젖꼭지 수시로 꼬집어 가슴 부어올라

해병 B부대 악기발휘 재연 장면.[국가인권위원회]

L에 따르면 선임병 S가 군기 담당이었다. S는 L에게 “내 목표는 네 몸무게를 90㎏까지 찌우는 것”이라며 구토할 때까지 수시로 음식을 먹였다. 날마다 L을 체중계에 올리고 혹시 체중이 줄기라도 하면 주먹을 날렸다. L은 폭행을 피하기 위해 야간 소등 이후에도 음식을 먹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3주 만에 몸무게가 75㎏에서 84㎏까지 늘었다.

S는 L의 성기도 수시로 만졌다. 고참이 성기를 건드릴 때마다 L은 총기번호를 복창했다. S는 L에게 다른 병사의 성기를 만지라고 강요한 적도 있다. L이 머뭇거리면 욕설과 폭행이 뒤따랐다. 또 다른 선임병 K도 L의 젖꼭지를 수시로 꼬집어 가슴 부위가 벌겋게 부어올랐다.

L은 A부대에 오래전부터 기수별 인계사항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국방부가 “이제 사라졌다”고 누누이 강조한 소위 계급별 행동제한이었다. ‘이병은 개인 흡연 금지, 일병 3호봉부터 PX 출입, 일병 5호봉부터 기능성 티셔츠 착용’ 등이 그것이다. 선임병은 이런 내용과 주간 식단표 등을 외우게 하고 틀리면 욕설을 퍼부었다. L도 선임병이 시킨 대로 후임병에게 인계사항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했다가 5일간 영창에 수용됐다.

인권위는 A부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피해자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A부대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악기발휘는 S와 L, 둘 사이의 특수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러나 S는 물론이고 병사 다수가 A부대 내의 병영악습을 줄줄이 털어놓았다.

‘아주 특별한’ 사건?

사람 잡는 해병대 ‘악기발휘’ 젖꼭지 수시로 꼬집어 가슴 부어올라

국방부 조사본부 전경. ‘인권’이란 단어가 선명하다. [국가인권위원회]

무엇보다 S의 진술이 놀라웠다. 자신이 선임에게 당한 것에 비하면 L에게는 아주 약하게 했다는 주장이었다. S는 이미 전역한 사람들이 근무할 때부터 악기발휘는 부대의 전통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도 후임에게 “해병대 왔으면 악기발휘 한번쯤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S는 L보다 훨씬 심하게 당했다. 하루 네 번이나 PX에 가서 선임이 사주는 대로 먹었다. 2015년 추석 때는 대통령 특식으로 나온 초콜릿 바를 이틀 동안 180개까지 먹었다. 선임과 오목을 두거나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서 선임이 이기면 3~4개씩 먹고 자신이 이기면 그냥 넘어갔다. 그때의 충격으로 초콜릿만 봐도 구토할 지경이라고 했다.

S의 체중은 전입 때 61㎏이었으나 수개월 만에 81㎏까지 늘었다. 살이 갑자기 쪄서 운동장에서 뛰는 게 어려울 정도였다. 어느 날 S가 “무릎이 아파서 풋살 경기를 하기 힘들다”고 말하자 선임병은 심한 욕설을 했다. S도 화가 치밀어 “무릎 수술하고 그냥 제대하겠다”고 대들자 선임병은 화장실로 끌고 가 “꼰티냐, XX년”이라고 위협하며 뺨을 때렸다.

성추행 피해도 S가 심했다. 저녁 7시면 선임이 옷을 다 벗고 내무반 바닥에 엎드렸다. S는 선임의 엉덩이에 앉아 온몸에 로션을 발랐다. 선임은 수시로 S의 군복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기도 했다. 선임이 샤워장으로 가면 S는 무조건 따라가야 해서 하루 5번까지 선임 곁에서 몸을 씻었다. 가끔 S의 엉덩이에 성기를 대고 유사 성행위를 하는 선임도 있었다. S는 선임의 요구로 용돈을 털어 담배까지 사서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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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팀장 sixman@humanright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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