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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의 끝은 어디인가?

10화_잠정 중단 사태부터 공사 재개까지

  • 글·홍현경 | 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 | yjh44x@naver.com

공사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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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공사는 계속된다

공사의 끝은 어디인가?

공사 중단 즈음의 현장 모습.

이 실장님은 사라졌지만 언제까지고 기다릴 순 없었다. 추석 이후 지지부진하게 한 달가량 놀다시피 했고, 그가 사라진 이후 한동안 아무 일도 진행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간 업체를 관리해온 시공사는 아직 옆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실장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시공사와도 타절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책임감 없이 사라진 이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새로운 시공사를 찾는 것 또한 위험한 결정이 될 수 있었다. 주변 여러 관계자에게 조언을 구해봤지만, 하던 데서 하는 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0월 중순 우리는 공사를 이어서 한다는 계약서를 썼고, 공사는 재개됐다.

우리는 베란다 유리 지붕, 다락 등을 우리가 직접 이듬해 봄에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대문, 담장 등 나중에 해도 문제가 없는 부분의 공사를 줄여 원래 공사비를 맞출 생각이었으나 홍 사장님은 해야 할 거라면 할 때 해야지 왜 그러냐며 전체 공사를 하고 공사비를 늘려 진행하자고 했다. 홍 사장님 의견대로 베란다 유리 지붕, 다락만 빼고 모든 공사를 진행하기로 계약했다. 준공 날짜는 한 달 후, 완공 날짜는 45일 후 11월 말로 잡혔다.  

다음 날부터 아시바(외부 공사를 위한 거대한 철물 구조체) 철거를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아시바를 철거하려면 외장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문제가 됐던 외장 업체 대신 다른 스타코플렉스 전문 작업팀을 불러와 외장을 마무리했다. 비가 왔을 때 빗물 자국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창문 위아래에 전처리 작업을 하고, 모서리 부분엔 코너비드를 둘러 매끈하게 외장재를 발랐다.

3개의 발코니에 금속 난간을 세우고 페인트 팀이 들어와 금속 난간에 녹슬지 않게 하는 페인트와 광명단을 바르고 그 위에 쥐색 페인트를 또 발랐다. 옆집이 내려다보이지 않게 차면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아시바 철거 전에 마무리해야 한다. 우리 집은 베란다 쪽에 구조물이 계획돼 있어 금속 작업을 추가로 진행해야 했는데, 이처럼 아시바 없이 진행하기 위험한 것들도 모두 마무리해야 한다.  

아시바 철거하는 날은 외부 창문 청소도 함께 하는 날. 전문 청소업체가 온 건 아니지만 반장님 포함 2명이 외부 청소에 배정됐다. 아시바를 철거하고 나면 바깥 창문과 창틀은 닦기 힘들거니와 외장 공사 중 어디선가 떨어져 딱지 진 시멘트며 페인트 흔적, 보양(保養)작업차 붙여놨던 테이프 자국도 지워야 했다.



투덜투덜 투덜투덜. 철거 중인 아시바 위에서 작업해야 하니 청소하는 분 입에서 불평이 터져 나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일이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개무량했다.  

“이런 말이 있어요. 죽을 고비를 넘길 때 집을 짓는다고요. 죽을 수도 있는 나쁜 운을 집을 짓는 것으로 액땜한다는 거죠. 액땜해버렸다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문화재 조사, 물, 공사 타절 상황까지…다들 이리도 어렵게 공사하는 걸까’ 한탄하던 내게 또다시 긍정의 힘을 이끌어낸다면 새해엔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용기를 갖게 해준 어느 갤러리 관장님의 말이다.




외단열의 장단점

서울 명륜동 우리 집에 사용된 외장재는 ‘외단열미장마감공법’이라 하는 방식입니다.
구조체 위에 단열재를 붙이고 그 위에 시멘트로 얇게 미장하면서 PVC 재질의 메시(mesh)를 붙이고 일정 두께로 미장이 끝나면 페인트 형태의 전용 마감재를 칠하는 방법이지요.
일명 ‘드라이비트’ 방식으로, 여러 장점과 더불어 잘못 시공할 경우 여러 단점도 지닙니다.

 장 점 
1 외단열미장마감공법
외단열과 내단열을 비교하면, 당연히 외단열의 단열 성능이 우수합니다. 내단열을 사용하면 콘크리트 건물의 특성상 구조체를 통해 열을 빼앗기는 ‘열교(熱橋·thermal bridge)’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외단열은 열이나 냉기가 들어오기 전에 차단하는 방식이므로 내단열보다 성능이 우수합니다.   

2 공간 활용에 유리하다
건축법상 면적 계산은 벽체의 중심선을 이용해 구하는데 외단열의 경우엔 구조체의 중심선으로 계산하므로 같은 면적이라도 실제 사용하는 공간이 넓어집니다. 건폐율과 용적률의 제약이 많은 도심 주택에선 그 효과가 큽니다.

3 이음매 없는 깨끗한 마감이 가능하다

모든 재료는 서로 연결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인데, 외단열미장마감공법을 사용하면 이음매 없는 깨끗한 볼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소규모 건축물은 따로 디자인하지 않아도 깨끗하고 정갈한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4 다른 마감재에 비해 저렴하다

외단열미장마감공법은 다른 마감재에 비해 저렴하게 시공이 가능합니다. 주택 공사에서 많이 사용되는 벽돌이나 석재 마감은 철물을 이용해 설치가 이뤄지기에 단열재를 일부 제거하고 전용 철물을 설치해야 합니다. 이에 비해 단열재 위에 메시 미장을 하고 페인트로 마감하는 방법은 무게도 가볍고 손쉽게 작업이 가능하므로 조금 더 저렴하게 공사할 수 있습니다.

 단 점 
1 화재에 취약하다
외단열미장마감공법은 표준 시공법을 따르지 않을 경우 화재에 취약합니다. 표준 시방에선 골조와 단열재의 부착 방법, 메시 설치 방법, 미장 면의 두께 등을 중요하게 다루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이런 시공 방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이 경우 화재가 났을 때 순식간에 건물 외벽이 모두 타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잘못된 시공 방법이 원인이지 외단열미장마감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2 공사 중단 즈음의 현장 모습.내구성이 약하다
재료의 특성상 2.5~3.5mm 두께의 미장 마감은 충격에 약합니다. 특히 끝이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물건에 표면이 쉽게 손상됩니다. 따라서 사람 손이 닿거나 자동차가 많이 지나다니는 곳엔 외단열미장마감공법보다는 좀 더 단단한 재료를 마감재로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3 쉽게 오염된다
이음매가 없는 것은 오염 예방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재료의 특성상 표면에 많은 요철이 있어 먼지가 앉거나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표면이 지저분해집니다. 특히 창턱 하부는 눈물자국(창문 양쪽 끝에서 아래쪽으로 마치 눈물을 흘리듯이 빗물 자국이 생기는 것)을 만드는 대표적 장소이므로 물끊기를 위한 프레싱이 필수입니다. 제품에 따라서는 표면을 발수 처리해 먼지가 앉는 걸 예방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개선 방법은 아파트에서 정기적으로 페인트칠을 하듯 몇 년에 한 번씩 칠해주면 되는데 이때 색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4 외부에 무언가 설치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어닝(awning·차양막)’ ‘간판’ ‘화분 받침대’ 등의 설치가 어렵다는 것인데, 외부에 설치되는 단열재 두께가 중부지방의 경우 125㎜나 되다보니 그 위에 직접 설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단열재를 잘라내고 철물을 설치해야 하는 등 복잡한 처리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열교도 발생합니다.




공사의 끝은 어디인가?
홍 현 경
‘가드너’로 불리고 싶은 전직 출판편집자.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20년 동안 해오다 2014년 가을 퇴직했다. 요즘 정원 일의 즐거움에 푹 빠져 ‘시민정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공사의 끝은 어디인가?
이 재 혁

‘놀이터 같은 집’을 모토로 삼는 건축가. 재미있는 공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다.
서울시 공공건축가이자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품질인증위원으로 활동한다. 2004년 신인건축가상, 2008년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프라자 리모델링으로 서울시건축상을 받았다.






신동아 201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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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홍현경 | 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 | yjh44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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