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호

즉문즉답

“서울·부산-나선·시베리아 잇는 철도 물류 거점이 강릉의 꿈”

최명희 강릉시장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입력2017-03-21 15: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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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개통…서울-강릉 66분
    • “인구 늘어날 일만 남아”
    • 올림픽 준비? 이상無!
    최명희(62) 강릉시장은 고향뿐 아니라 본관(本貫)도 강릉이다. 강릉고, 고려대(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1회. 2006년 7월부터 시장으로 일했다. 3선(選). 2010년 지방선거 때는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을 통틀어 최다득표율(79.57%)을 거뒀다.

    강릉의 숙원(宿願)이 서울, 강릉을 잇는 복선 철도다. 그는 2008년 원주, 강릉 간 복선전철 촉구 시민 결의대회에서 “복선으로 전철을 건설하라”고 외치면서 삭발했다. 2011년 7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숙원은 현실이 됐다.

    올해 말 서울, 강릉을 잇는 KTX가 개통하면 서울에서 강릉까지 1시간 6분, 인천공항에서는 1시간 30분이 걸린다. 강릉은 또한 올림픽 개최 도시다. 2018년 2월 9~25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컬링 등 빙상경기가 열린다.



    지하로 달리는 KTX

    KTX 개통, 올림픽 개최는 강릉에 전기(轉機)다. 신사임당, 허난설헌, 김시습, 허균의 자취가 서린 문향·예향의 도시면서 서(西)로는 백두대간, 동(東)으로는 바다를 낀 천혜의 환경인데도 수도권 접근이 불편해 발전이 더뎠다.



    “올해 1월 눈 30cm가 내렸을 때 강릉IC를 벗어나는 데만 8시간이 걸렸습니다. 월동 장구를 갖추지 못한 차들이 뒤엉켰거든요. 1994년 도농 통합(‘도농복합형태의 시 설치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른 행정구역 개편) 때 강릉, 춘천, 원주는 인구 격차가 거의 없었습니다. 원주는 현재 40만 명, 춘천은 30만 명을 바라보는데, 강릉은 인구가 거꾸로 줄었어요.”

    원주 34만 명, 춘천 28만 명, 강릉 21만 명(2016년 현재)이 산다. 최근 10년간 강릉은 인구가 8900명 줄고, 원주와 춘천은 각각 9만5500명, 4만5300명 늘었다.    

    “KTX 개통 후 서울에서 1시간이면 강릉에 도착합니다. 교통 혁명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구축됩니다. 인구가 늘어날 일만 남았습니다. 우량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로 정주 인구가 늘어나리라 확신해요. 대관령터널은 전국의 KTX 터널 구간 중 가장 깁니다. KTX 강릉 도심구간은 전국 최초로 지하에 건설합니다. 강릉역 플랫폼도 지하에 짓고요. 기획재정부와 3년간 다퉈 이뤄낸 성과예요.

    도심을 가로지르던 옛 철길이 사라지면서 시내 중심부에 여유 공간이 생겼습니다. 강릉의 설화인 무월랑과 연화부인을 모티프로 삼아 ‘월화거리’라고 명명한 폐철도 공원화 사업을 통해 도심을 일신합니다.”



    “빙상 전 종목 강릉에서 열려”

    그는 “KTX 개통은 강릉이 서울-부산-나선(나진·선봉)을 3각으로 연결하는 물류 거점 도시로 나아갈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강릉이 올림픽 개최를 소망한 까닭 중 하나가 복선 철도 개통입니다. 철도를 놓아달라고 오랫동안 아우성쳤죠. 강릉, 서울을 잇는 복선 철도를 놓기로 한 지 10년 만에 개통하는 겁니다. 올림픽 개최가 없었다면 20년 넘게 걸렸을지도 몰라요. 남북관계에 변화에 생기면 예전처럼 퍼주기식 대북지원이 아니라 철도 개량 등 북한 SOC(사회간접자본)에 한국 기업이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에 따른 수익을 돌려받는 형식으로요.

    철도는 나선까지만 연결하면 됩니다. 러시아 철도가 나선까지 들어와 있거든요. 일각에서 경원선(서울-원산) 연결을 언급하던데, 군사적으로 민감한 곳이어서 북측이 개방하기 어렵습니다. 동해선은 북측 처지에서 부담이 덜하죠.

    훗날 한일해저터널이 뚫리면 강릉은 일본과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잇는 환동해권 철도망의 중심에 위치합니다. 서울, 부산, 나선, 나아가 일본, 러시아를 잇는 철도망 중간에 물류단지를 세울 만한 너른 땅을 가진 곳도 강릉이 유일합니다. 수도권, 동해안권은 물론이고 북한, 일본,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물류 거점이 되겠다는 꿈을 강릉이 버릴 수는 없죠.”

    그는 “2018년 동계올림픽은 사실상 ‘강릉 올림픽’이기도 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빙상 전 종목이 강릉에서 열립니다. 올림픽이 채 1년도 안 남았어요. 손님 맞이, 숙박, 음식, 교통, 자원봉사, 문화 행사 등 모든 면에서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식사하면서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어떻게 평가하나’라고 물었더니 ‘실패한 올림픽이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대통령 탄핵, 지카 바이러스, 불안한 치안 등으로 어수선했는데도 브라질 사람들의 미소와 환대가 악조건을 묻어버렸다는 거예요. 시설, 운영에 만전을 기하는 게 기본이라면 환대의 정신은 올림픽의 유산입니다. 강릉 사람이 무뚝뚝해요. 말투도 딱딱하고요. ‘스스로 마음이 일어나는’이라고 작명한 스마일 캠페인을 벌입니다. 어떻게 환대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고 생각해요.”

    최 시장은 “올림픽을 통해 강릉이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팸 투어 연중 운영”

    “솔향 가득한 강릉의 문화를 만방에 알릴 절호의 기회가 올림픽입니다. 4월 19일까지 진행하는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문화 올림픽 프로그램을 추진합니다. 강릉겨울퍼포먼스페스티벌, 경포세계불꽃축제, G-1년 페스티벌, 평창비엔날레&강릉신날레 등을 통해 문화 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게끔 해야죠. 해외 홍보 및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중화권, 영어권 여행 관계자를 초청해 이뤄지는 팸 투어를 연중 운영하면서 외국의 검색·여행포털 등에 관광 정보를 노출합니다. 개별 관광객 증가 추세에 발맞춘 온라인 마케팅도 추진하고요. 올림픽 유산, 한류 촬영지, 축제를 연계한 관광 상품도 개발합니다.”

    그는 강릉이 경기장 사후 활용을 성공적으로 해낸 도시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빙상경기장 다섯 곳이 올림픽 유산으로 남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장은 국내 유일 400m 트랙인데요. 세계 각국 빙상팀의 전지훈련장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검토·협의 중입니다. 나머지 네 곳은 교육 및 다목적 시민체육시설, 아이스하키팀 홈구장, 문화공연장으로 활용됩니다. 아이스하키장은 대명그룹이 위탁 관리하는데요. 강원도 내 대명콘도 투숙객이 연간 1만 명이 넘는데, 4계절 아이스쇼 등을 통해 꼭 들러야 할 명소로 키우겠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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