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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와 경제

國運 개척하는 마천루 세계 5위 롯데월드타워

  • 김두규 |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문화재청문화재전문위원 eulekim@hanmail.net

國運 개척하는 마천루 세계 5위 롯데월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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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마천루 경쟁

1920년대 후반 미국 뉴욕에서의 일이다. 기업 간에 마천루 경쟁이 붙었다. 1회전은 자동차회사 크라이슬러와 맨해튼은행 사이의 경쟁이었다. 1928년 크라이슬러 회장은 높이 259.4m로 세계 제1의 마천루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를 들은 맨해튼은행은 260m의 마천루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단 60cm 차이였다. 은근히 부아가 치민 크라이슬러 측은 276m의 마천루를 짓겠다고 수정 발표했다.

경쟁에 불이 붙자 맨해튼은행은 기존 설계안에 3층을 높여 283m 높이로 짓겠다고 다시 발표했다. 이제 크라이슬러와 맨해튼은행 사이의 마천루 경쟁은 뉴욕 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건축인들의 관심사이자 구경거리가 됐다. 실제로 이미 이것으로 두 회사의 홍보는 충분히 되고도 남았다. 둘 다 승자가 돼 충분히 이익을 남긴 셈이다. 이후 어찌 됐을까.

크라이슬러 측은 276m 건물 위에 38m 아치 첨탑을 세우기로 하고 이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맨해튼은행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드디어 맨해튼은행 마천루가 준공돼 세계 1위의 마천루라는 명예를 거머쥐었다. 이를 지켜본 크라이슬러는 이미 공사를 끝낸 크라이슬러빌딩 꼭대기에 38m의 아치 첨탑을 추가해 314m로 만들었다. 마천루 역사상 300m를 넘은 획기적 사건이었다. 크라이슬러 측의 승리였다. 1930년의 일이다.

하지만 기쁨은 짧았다. 크라이슬러빌딩이 완공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1931년 뉴욕에는 102층, 높이 381m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들어서면서 세계 1위 마천루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세계 1위 자리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 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60여m의 안테나 탑을 설치해 443m로 40여 년간 1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월드타워 vs 현대차신사옥

지금 와서 보면 맨해튼은행, 크라이슬러빌딩,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모두 승자였다. 그들은 뉴욕의 명물 ‘마천루숲’으로 도시의 가치를 높였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세계 제1의 마천루였다고 하지만 이제 와서 보면 한국의 롯데월드타워보다 100여m나 낮다.

2017년 4월 개장하는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555m로 세계 6위, 국내 1위의 마천루다. 555m의 롯데월드타워가 건설될 무렵 현대자동차는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105층·553m의 신사옥(Global Business Center)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롯데월드타워보다 2m 낮은 높이였다.

국내 제1의 마천루를 짓겠다는 롯데 측으로선 높이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현대자동차 측의 발표를 의아해하면서도 안심했다. 서울시청 관계자도 “현대차그룹이 애초 국내 최고층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염두에 두지 않고 신사옥 건축을 계획했고 그에 따라 층수와 높이가 정해진 것일 뿐 다른 이유나 의미는 없다”고 했기에 더 이상 의심할 까닭이 없었다. ‘국내 1위 마천루 경쟁’은 싱겁게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롯데월드타워가 555m로 완성되자마자 현대차 그룹은 115층에 높이 571m 건물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실현될 경우 롯데월드타워보다 16m가 더 높아 대한민국 최고의 마천루가 될 것이다.

과연 롯데그룹과 현대차의 마천루 경쟁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풍수적 관점에서 롯데월드타워와 현대자동차신사옥을 비교하며 최종 승자를 가늠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우선 롯데월드타워와 현대자동차신사옥을 구상한 오너들의 땅에 대한 관심과 인연 여부다. 트럼프가 땅을 통해 세계적 갑부가 됐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음은 앞서 언급했다. 트럼프는 선천적으로 땅과 부동산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부동산 투자와 개발에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훗날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부동산 투자의 이점을 정리한다.

‘부동산 투자는 현금이 매달 들어오며,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기 위해 줄을 서며, 세입자가 대신해서 대출금을 갚아준다. 또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으며, 합법적으로 세금을 피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세금을 안 내면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생각을 가졌더라도 누구나가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운이 좋아야 한다. 트럼프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한국의 재벌 역시 땅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재벌이 눈사람 굴리듯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하는 비결이 인근 지역의 개발이 이루어질 때 발생하는 천문학적 개발이익 덕분이다. 공장부지 등 순수한 업무용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투기용 부동산은 재벌로 가는 지름길이다.”(강철규 전 공정거래위 위원장)

그렇다고 땅을 통해 모두 재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으로 망한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땅과 사람의 궁합이 맞아야 한다. 대만 출신으로 일본에서 기업가이자 기업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린 규에이칸(丘永漢)은 말한다. “주식과 궁합이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주식과 맞지 않더라도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해서 거부가 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땅을 황금으로 바꾸다

國運 개척하는 마천루 세계 5위 롯데월드타워

10조 원이 훨씬 넘는 액수에 거래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옛 한국전력 부지. [양회성 기자]

그러나 규에이칸이 말한 땅과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한때 성공가도를 달려도 이내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 “부(富)의 원천은 땅이다”는 부친의 유언을 받들어 부동산 개발로 재벌을 꿈꾸던 명성그룹(김철호 회장)이 그랬고, 영동그룹(이복례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무서운 아이들’로 세계를 놀라게 한 율산그룹(신선호 회장)도 있다. 부동산과 인연을 맺었으나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패한 사람이 있음은 무슨 까닭일까.

땅을 황금으로 바꾸는 ‘미다스(midas)의 손’이 되려면 무엇보다 운이 좋아야 한다. 롯데월드타워를 구상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야기다.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 전후의 일이다. 올림픽 경기장을 짓기 위해 한국올림픽조직위원회는 돈이 필요했다. 체비지(현재 제2롯데월드 터)를 팔아 현찰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를 사겠다는 기업이 없었다. 당시 그 땅은 발이 푹푹 빠지는 습지로 잡초가 무성했다. 인근 아이들이 메뚜기를 잡다가 습지에 빠져 신발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 혼나는 땅이었다. 불량배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했다. 기업들이 그 땅에 관심을 가질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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