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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는 노동 ‘넌, 줘도 못 먹니?’ 여친 말에 괴로웠다”

무성애자 <성욕이 없는 사람>의 세계

  • 김해인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정민주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성관계는 노동 ‘넌, 줘도 못 먹니?’ 여친 말에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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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닉 사랑 vs 무성애

‘플라토닉 사랑’과 ‘무성애’는 어떻게 다를까. 모든 무성애자는 결과적으로 플라토닉 사랑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플라토닉 사랑을 하는 모든 사람이 무성애자는 아니다. 이는 ‘치킨을 먹고 싶은데 더 큰 가치인 다이어트를 위해 안 먹는 사람’과 ‘치킨을 원래 싫어해서 안 먹는 사람’의 차이와 같다.

그러나 M씨는 “늘 플라토닉 사랑만을 추구하지만 스스로를 무성애자로 규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미혼여성에게 강요되는 ‘순결’과 ‘무성애’의 차이와 관련해, D씨는 “둘에 대한 탐색이 길었다. 결국 ‘나는 성행위를 통해 어떠한 것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G씨에 따르면, 여성 무성애자에 비해 남성 무성애자는 자신의 무성애 속성을 안 뒤 더 당황하는 편이라고 한다. 주변에 이야기하면 ‘비정상적인 사람’ 취급을 받는다. 허지웅은 최근 모 TV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무성애자라는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이에 대해 J씨는 “허지웅이 미디어에 자신의 진짜 모습을 100% 드러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일 뿐이며 TV에 비친 모습만으로 무성애자인지 여부를 판가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히려 대화에 참여한 무성애자들은 허지웅이 무성애자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는 부분이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케이 씨는 “무성애자는 짧게 설명할 수 없는 개념인데 미디어는 함축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를 좋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양은오 대표도 “미디어에서 무성애자는 시청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그려진다”고 했다.

J씨는 “최근 무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고 같은 무성애자들끼리 이를 공유하는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은 사고도 있었다고 한다. ‘무성애자 커뮤니티’에 무성애자는 처녀일 것이라는 판타지를 가진 사람이 들어와 소동을 일으켰다. D씨는 “이런 사람을 피하고자 우리는 폐쇄적인 모임을 유지한다. 사실 우리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무성애자 커뮤니티에 대한 조회 수가 급증했다고 한다. 케이 씨는 “사람들이 무성애자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 어디로 연락을 해야 하는지는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D씨는 “우리를 보면서 자신도 무성애자임을 깨닫는 사람들이 있다. SNS를 통해 우리에게 ‘이제 내가 누군지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부럽다”

그러나 우리와 대화한 무성애자들 중 몇몇은 자신이 무성애자임을 직장 동료나 친구, 가족에게 밝히는 건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이런 커밍아웃에 대해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연민하거나, 질병으로 취급하거나, 믿으려하지 않는 반응을 보일까 두렵기 때문이다. P씨는 얼마 전 친구들에게 자신이 무성애자임을 밝혔다고 한다. P씨가 전하는 P씨 친구의 반응은 이랬다. “네가 무성애자야? 부럽다. 성관계를 하기 위해 쏟을 에너지를 다른 일에 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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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정민주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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